이코스타 2007년 1월호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 온 것이 2001년 1월. 보스턴에서 청년부모임을 통해 청년사역과 자매사역이라는 비젼을 품고 달려 왔던 이곳. 하지만 보스턴 모임과는 달리 이곳 샬롯에 오니 너무나 다른 환경이었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 하면 적막하다고나 할까? 섬기게된 교회의 특성상, 청년부 모임도 할 수 없었고, 일하고 있는 학교에서마저 함께 할 수 있는 성경공부 모임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 왜 이 곳에 있게 오게 되었는지 기도하던 중에 우연히 학교 성경공부 모임에 대해 기도하던 지체들을 만나 작게나마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5년이 흐르게 되었다. 그 세월동안 나에게도 변화가 있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양육하게 되었다.


그 5년간의 일을 돌아보며 미래를 생각해본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몇몇 뜻이 맞는 사람들과의 모임으로 시작한 이 성경공부 모임이 그 규모가 조금씩 커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학생들만의 모임으로 시작 되었던 이 학교 성경 공부 모임이 예상과는 달리 조금 다른 모양을 가지게 되었다. 이 성경공부 모임이 이 학교에서 처음으로 모이는 한글어 성경공부 모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관심 있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픈 되어졌고 지역 성경 공부의 양상을 띠?된 것이다. 예로, 교제와 말씀에 목말라 아이를 데리고 성경공부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자매, 언니 집에 방문하러 이곳에 와 단기간 머무르는 동안에 함께 했던 자매, 군대 제대 후 학교 복학 하기 전에 미국여행 와서 만났던 형제, 청년들에게 마음이 있어서 간식으로, 물질로 섬기셨던 집사님 등등. 나이도 형편도, 그리고 하고 있는 일도 모두 달랐다. 나이차가 어떨땐 30년 이상이 나기도 했다. 이 다름 아닌 다름은 지체들을 모으고 함께 하는데 약간의 어려움들을 갖게 하였다. 학생에 촛점을 맞출 수 만도 없고 그렇다고 학생이 아닌 지체들에게 촛점을 맞출 수도 없었던게 사실이었다. 더우기 지역적인 상황때문에 나에게 주어져 있는 상황과 생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동체 마저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 많이 나를 힘들게 하였다. 그래서 인지 처음엔 왜 이런 상황에 내가 있어야 하냐고 하나님께 많이도 따져 물었던 것 같다. 늘 학생들에게 만 관심을 기울이던 나에겐 참으로 새로운 경험이긴 하였지만 지금까지 내가 섬겨오던 성경 공부의 모습과는 또 다른, 즉 나와 비슷한 상황의 지체들하고만 했던 성경공부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좋은 경험이었다 라고 지금은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땐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처럼 불편했던 것을 고백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그게 하나님께서 만든신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인데 말이다. 가난한자와 부유한자, 배운자와 배우지 못한자, 나이가 어린자와 나이가 많은자, 모두가 함께 어우러 질 수 있는 곳, 천국이란 곳… 다시 돌이켜 보면 학생이라는 작은 단위에 집중하다가 정말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시며 나누라 하시는 것을 잃어버릴 뻔 하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스턴에서의 청년모임처럼 같은 또래들과의 교제를 갈망했던 나에게 한 경험을 허락 하셨는데 그게 바로 2003년 노스 케롤라이나 gpKOSTA 였다. 이 지역 코스타를 통해그린스보로와 랄리에 있는 형제 자매들을 만나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네트워크를 그리고 있던 나에게 내가 있는 곳만 지엽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곳과 같이 힘들지만 말씀으로 제자 삼고 격려하는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가끔 지체를 섬기고 말씀공부 하는 것이 힘들고 어려울 때, 다른 곳에서 비슷한 상황에 힘들지만 꿋꿋이 말씀 공부하며 섬기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생긴다. 지역 코스타 이후로 매년 같은 곳에서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학생들이 모여 수양회를 열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말씀으로 새로워지니 더욱 감사하다. 이제는 나에게 주어져 있는 이 모든 것이 축복인 것을 조금은 안다.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이 나누어지는 곳에선 그 어떤 배경도 상황도 포함하여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힘이 있음을 경험하였다. 때로는 비슷함에 대한 그리움도 있지만 오히려 다른 상황과 지체들을 생각하며 큰 그림을 보며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이 나중에 우리 지체들간에 더 유익이 있음을 믿는다. 학생사역을 통해 더 크고 넓게 섬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안에 있게 됨이 감사하다.


현재 나에게 주어져 있는 상황에 더욱 솔직해 지면 젊은 학생들과 그리고 특히, 자매들에게 마음이 있었던 나에게, 결혼과 아이 양육의 큰 변화는 사역의 모습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학교에서 일하며, 아이를 양육하며, 그 전에 섬겼던 모임과 사역을 똑같이 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모임의 지체들은 이런 나를 이해하고 격려하며 기도해 주었지만, 내 안엔 늘 안타까움과 아쉬움들이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모임도 그 전과 같이 자주 나가기가 어렵고, 섬기는 일도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이런 저런 모양으로 끊임없이 만나게 하시는 지체들을 위해 개인 성경공부나 만남으로 권면하고 기도로 섬기고 있다. 내가 있는 곳, 나를 있게 하시는 곳, 그곳에서 주신 영혼을 위해 함께 말씀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것이 나에게 주시는 비젼이고 소명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