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6년 4월호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 후, 그 분의 부르심대로 살아갈 때 고민할 수 있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제자라는 개념인 것 같다. 또한, 이것은 예수님의 명령이기도 하다. 솔직히, 필자도 “제자가 되는 것” 과 “제자 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있지는 않는가 때때로 나를 돌아보기도 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제자의 사명이란, 모든 민족 가운데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가르치고, 또 지키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명령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항상 실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생각한만큼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복음을 선포하는 것과 전한 복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지키게 하는 것이 제자의 소명이라면,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필자가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Therefore, my dear brothers, stand firm.Let nothing move you. Always give yourselves fully to the work of the Lord, because you know that your labor in the Lord is not in vain.” (NIV; 1 Corinthians 15:58)


첫째, 제자로서 살아가려면 흔들림없이 굳건히 그 분을 믿는 믿음안에 있어야 한다. 바울은 이것을 “stand firm” 이라고 표현했다. 즉, 세상의 어떠한 것들에 향해서도 자신의 믿음은 흔들림없이 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의 믿음을 흔드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번 흔들리게 되는 것들은 다시 그 문제로 인해서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한번 이 싸움에서 이기게 되면, 그 다음에는 그 문제에 흔들림없이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해 본 사람이라면 바로 그 중심의 흔들림없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경험했을 것이다. 즉, 세상의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이 제자로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아들을 바친 아브라함의 믿음이 바로 이것에 해당하며, 히브리서에 나오는 믿음의 선진들이 가졌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세상은 더 이상 가치있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Some faced jeers and flogging, while still others were chained and put in prison. They were stoned; they were sawed in two; they were put to death by the sword. They went about in sheepskins and goatskins, destitute, persecuted and mistreated the world was not worthy of them…” (Hebrews 11:36-38)


Do not deceive yourselves. If any one of you thinks he is wise by the standards of this age, he should become a “fool” so that he may become wise.” (1 Corinthians 3:18)


둘째,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복음의 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위대하고 강하다. 복음을 전할 때, 가장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부분중에 하나가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 말씀을 자신의 삶에서 체험하지 못하고, 복음만 전하는 형태가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속이는 자들에게 향하여 신랄하게 말씀하시고 계신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태복음 7:21-23)


복음에는 능력이 있다. 필자는 귀신을 쫓아본 경험은 없지만, 복음에 권능이 있다는 것을 매번 체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고 해도, 자신을 속이는 자들이 있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즉, 경건의 모양도 있고, 능력도 간혹 나타나지만, 자신을 속일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사람들이 이 땅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또한, 나 자신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부류의 사람들이 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내 자신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연약함 자체도 그 분 안에서 치유되어야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않기 위해 날마다 나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제자로 불러주신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영광과 욕됨으로 말미암으며 악한 이름과 아름다운 이름으로 말미암으며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는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자로다” (고린도후서 6:8-10)


셋째,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 땅에서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바울은 자신이 세운 교회에서조차 자신의 사도됨을 의심받았다. 심지어 사기꾼 취급을 당하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들도 아닌, 자신이 양육한 자들에게조차 버림받기도 하며, 또한 인정받지 못할 경우도 있다. 제자의 모습은 우리 육신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가 제자로 살아가야 한다고 묻는다면, 그 곳에 숨은 진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명령에 순종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비밀은 제자로서 살아갈 때 비로서 깨달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세 가지가 필자가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때 깨달은 것들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죄인된 나를 제자로서 불러주신 은혜를 깨닫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제자로 부르셨을 때 다음과 같이 대답했는가 깊이 묵상해 볼 필요가 있다.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 엎드려 가로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누가복음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