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4년 8월호

<글을 시작하며>


저는 개인적으로 1995년부터 8년 동안 미국에서 유학 생활하는 동안 어쩌다 보니 미국 교회나 선교단체를 중심으로 외국 학생들을 위한 모임과 한국 교회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점들을 적어볼 생각인데, 이러한 경험에서 나온 글들이 유학생 사역 코너의 글에 얼마만큼 부합되는지 고민하면서 문득 저 자신이 먼저 유학생 사역이라는 말을 (한국) 유학생 사역으로만 한정해서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저 스스로 제한해 놓은 저 자신의 사고의 경직성에 당황해 한 것을 부끄럽지만 고백하면서,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 유학생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익한 글이 되고 하나님 마음에 합한 글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시작합니다.


처음 미국에 도착해서 주일날 미국 교회에 참석해서 예배를 드리고 그 교회에서 주관하는 외국인을 위한 모임과 성경 공부에 참석을 하게 되었고,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새벽 기도나 특별집회 같은 때에 한국 교회를 부정기적으로 참석하다가 보니, 나중에는 아예 금요일마다 정기적으로 한국 교회 청년부에서 함께 교제하며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뒤에 새로운 학교로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는 주일에는 한국 교회를 다녔지만 반대로 금요일 저녁에는 외국인을 위한 크리스찬 모임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양다리를 걸치며 두 그룹 모두에서 어찌 보면 주변인으로 생활하면서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때로는 주위에서 오해와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하고, 나조차도 그런 생활에 회의가 들기도 하였지만, 또한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었고 지나놓고 보니 나름대로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예비하심이 있는 것 같아 지금은 참 감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모임에 소극적인 한국 유학생 크리스찬들>


제가 외국인들을 위한 모임에 꾸준히 다니면서 느낀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한국 유학생들이 교회를 다니는 수를 고려할 때 실제로 외국인 학생들 모임에 참석하는 한국인 크리스찬의 숫자는 적다고 느꼈습니다. 이 말은 한국 교회들이 학교 주위에 많이 있어서 외국인 모임에 참석할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일 수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한국 교회들이 그만큼 한국 학생들을 잘 섬기고 있다는 말이기에 상당히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사회의 ‘우리 문화’ 혹은 ‘끼리 문화’ 때문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문화와 정서가 다르고 더구나 언어 장벽이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대다수 한국 크리스찬들은 우리만의 문화와 정서 속에 갇혀 있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주님 안에서 한 형제 자매임이 확인되기만 한다면 우리말로 우리와 같은 정서로 찐하게(?) 교제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그게 그리 큰 문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말도 잘 안통하고 우리식대로 교제를 못해서 답답함도 느끼고 외로움도 느끼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표현방식만 다를 뿐이지 그리고 언어를 통한 후련한 소통은 못할지라도 어떨 때는 언어가 소통될 때보다도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게 되기도 하고 다른 정서와 문화 차이를 뛰어넘는 교제와 감격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즉 한국 교회가 주위에 많아서 우리 한국 유학생들을 잘 섬겨주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 모임에 한국인들의 참여가 적다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혹시 ‘우리끼리’ 문화 때문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될 문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둘째는 한국 크리스찬 유학생들이 자기 교회에 대해서는 열심이고 열정적으로 헌신하는데 반해 외국인들 모임에는 관심도 별로 없고 참 소극적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첫번째 문제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기 때문에 문제랄 것도 없습니다. 많은 경우 한국 사람이 실제로 적기 보다는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할지라도 실제로 느끼기에는 한국 사람들이 없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미국에 처음에 올 때는 언어를 배우기도 싶고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싶고 청교도 나라의 신앙도 배우고 싶어서 외국인들을 위한 모임이거나 혹은 미국 백인들의 교회에 참석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한 반년이나 일 년 이상을 계속해서 참석을 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드물었습니다. 또한 외국인 사역을 위한 모임이나 외국인들을 위한 여행 등을 참가해보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의 사람들과는 달리 한국 사람들 중에는 교회를 다니며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다수의 한국 기독교인들은 초반에 잠깐 이런 외국인 모임에 참여하며 도움을 받다가는 대부분 한국 교회로 돌아가 봉사하고 활동하느라 이런 외국인들을 위한 모임에서 섬기거나 돕는 자로서의 역할들을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도움과 훈련을 받은 후에, 도움을 주는 자로 또 리더로서의 역할들을 해 나가야 될 때가 되면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없어지고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그리고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온 사람들이 리더로서 섬기는 역할을 해 나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물론 개인적으로 적응을 잘 못하거나 언어의 한계를 극복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국인들의 정에 이끌리는 정서나 문화 또 때로는 교회 목회자들의 배타적 태도나 한국 교회에서의 곱지 않은 시선과 은근한 압력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행사에는 한국 사람들이 꽤 많을지라도 실제로 느끼기에는 한국 사람들이 적어 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제 주관적인 생각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외국인 사역을 하는 미국 사람이 한국 크리스찬들에 대한 이러한 사실들을 알려 주며 그 이유에 대해서 의아해 하기도 하고 약간은 섭섭해 하기도 하며 얘기해 준 적이 있습니다.


<영어 문제는 단지 불편한 이차적인 문제>


이쯤 되면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영어 실력을 이유로 ‘마음은 있지만…’ 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언어 문제는 물론 문화나 관습, 정서 문제와는 조금 다른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언어 문제도 핑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영어를 상당히 못함에도 줄기차게 외국인 모임에 나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언어 문제는 불편함일 뿐이지 외국인과의 교제에 있어서 근본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나가기 시작했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외국인들과의 교제도 좋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지쳐서 곧 외국인 모임에 참석하지 않게 되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끄럽지만 용기를 얻을 사람들을 위해 제 얘기를 하자면 미국 있은 지 3년 반이 넘었을 때에도 어찌나 영어를 못했던지 박사자격 구두시험에서 교수들이 조건부로 합격을 시켜 주었는데, 외국 학생들을 위한 영어 수업 한 과목을 듣는 조건으로 합격이 되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그전까지의 영어가 어떠했으며 그 이후의 영어 실력이 좋아져봤자 얼마나 좋아졌겠습니까? 언어를 잘하면 참 좋습니다. 의사소통상 아무 불편없이 어느 외국인과도 깊이 교제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성경 공부를 인도하거나 전체 그룹을 인도하거나 핵심 멤버로 리더 역할까지도 수행할 수 있으려면 언어를 잘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만, 혹시 영어를 잘 못해서 말도 잘 못 알아듣기도 하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 한 마디 못할 때가 있어도 나름대로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역할을 해 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냥 참석만 했었는데, 한 2년쯤 되니까 미국인 사역자가 참 고맙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의아해 하는 저에게 해준 얘기가 바로 오랫동안 계속해서 모임에 나오는 한국인 크리스찬들이 많지 않은데 꾸준히 참석하니 고맙다는 거였습니다.


<외국 유학생 사역에 대한 비전>


이제는 기독교권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고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습니다. 선교사 배출도 손꼽을 정도로 많고 그 선교사들과 선교 지망생과 후원자들을 위한 선교대회도 하고,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를 비롯해서 새벽 기도나 교회 모임 등에 대한 한국 크리스찬들의 열심과 열정을 어디서건 인정해 주는 것 같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물론이고 아프리카나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도 한국의 특정 교회와 목사님 이름을 언급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의 한국 교회의 위상은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대만 크리스찬은 한국의 기독교의 성장과 민주 사회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한국 교회의 위상에 따라 미국 학교에서의 외국 학생 사역에 한국 크리스찬들의 역할을 기대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한국 유학생들 중에는 비교적 크리스찬 비율이 높기 때문에 선교적 차원에서 거의 신앙이 없는 중국 학생들이나 동남아 아시아 학생들이나 중동 지역의 학생들을 섬기는 자로, 도움을 받는 자로서만이 아니라 도움을 주며 미국인들과 함께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섬기는 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는 우리의 관심을 자국의 유학생들에게만 두는 것이 아니라 외국 유학생들에게까지 시선을 넓혀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에는 외국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을 하면서 도움과 양육과 훈련을 받고, 후에는 섬기는 자로서 미국 사람들을 돕거나 함께 동역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지금까지의 유학생 사역을 유학생 교회나 크리스찬의 수적 확대와 코스타 등의 대형 집회 등을 고려한다면 한국 교회의 유학생 사역은 어느 정도 성공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성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유학생으로서 받은 도움과 은혜들을 자국 유학생들에게 뿐만 아니라 외국 유학생들에게도 나누고 섬겨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에게로만 제한된 시각을 바꾸어 세계 곳곳에서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학생들이 미국 유학하는 동안 복음을 듣게 하는 일을 위해 기도하며 나아갈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잘 하고 있으니 미국 사람들에게 맡겨 놓자고 생각할 수도 있고 과연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라고 회의할 수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또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 학생들은 거의 크리스찬이 없는데 생김새와 문화가 비슷해서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동남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사람들과도 같은 아시아인들이라는 공감대와 또 같은 처지의 외국인이자 유학생이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언제라도 잘 어울릴 수 있어 친하게 될 수 있는 장점이 우리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에는 10명 이내의 각 나라별 모임 외에 50명 이상 되는 모임으로 태국 학생들 모임과 베트남 학생들 모임, 중동 지역 학생들이 회교 사원을 중심으로 모이는 모임들이 있었는데 이 모임들에는 크리스찬이 거의 전무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 그들을 마음에 품고 섬기는 사람들도 제가 아는 한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이 미국에서 지내는 유학 기간조차도 복음을 제대로 들어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들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각 나라의 지도자급이 될 사람들이 청교도 문화의 기독교 국가에서 4, 5년을 공부하는 동안에도 복음을 듣지 못한다면 그들이 언제 복음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반대로 그들이 유학하는 동안에 복음을 들어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면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가장 큰 선교지라고 할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선교장일 수 있고 이러한 황금 선교 현장에서 우리는 유학 생활을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다가 미국 사람들이나 미국 학생들에게는 없는 한국 유학생들만이 가지고 있는 동질감 같은 것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 환경인지 모릅니다. 물론 외국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국의 문화나 종교에 대한 향수를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리 쉽지 않고 오히려 더 마음이 닫힌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자국에서보다는 훨씬 열린 시각으로 미국 문화에 담겨있는 복음에 대해 느끼게 되고 그 복음을 전하기 좋은 환경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사역에 대한 조언>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몇 가지 조언을 하며 글을 맺으려고 합니다.


첫째로 미국인들만의 모임이건 외국인들을 위한 모임이건 영어로 하는 성경 공부에 참여하기를 권합니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의 성경 공부를 통해서 다양한 해석과 적용법을 배움으로 보다 풍요로운 성경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미국인들만을 위한 성경 공부에서 영어를 소화할 만한 실력이 안 되어서 그런지, 그런 모임보다는 외국인들을 위한 모임에서 풍성하게 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듣게 되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인도하는 미국 사람들을 포함한 외국인과의 깊은 교제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5, 6년이 지난 뒤부터 2, 3명의 미국 사람들과 매주 모여서 삶을 나누고 서로 기도해 주며 외국인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했었는데 그 당시에도 너무너무 좋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서로 연락하며 소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또 하나,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저에게는 아주 중요했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영어 성경 공부 모임을 통해서였습니다. 비교적 영어 성경은 꾸준히 읽어왔기 때문에 그리고 거의 모든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몇 마디만 들어도 유추해서 알아들을 수 있었고, 한 두 마디만 해도 문법이 틀리고 발음이 엉성해도 역시 미국 사람들도 감으로 잘 알아들었기 때문에 영어가 잘 되는 듯 한 느낌을 받았기에 영어 성경 공부 모임을 가게 되면 영어에 대한 열등감도 회복되고 자신감을 얻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미국인들만의 성경 공부 모임이 힘이 든다면, 외국인을 위한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하면 아무래도 쉬운 영어를 하기 때문에 적응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어 성경 공부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외국인 유학생 사역의 기본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로 주위의 학생들에게 영어 성경 공부에서 얻는 유익에 대해서 나누고 자랑하기를 권합니다. 학교를 옮기고 나서부터는 주위 외국인 학생들, 특별히 제 주위에는 중국 친구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영어 성경 공부를 하면서 얻은 유익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랑하고 다니며 함께 외국인들 모임에 초대도 하고 권유도 하고 그랬습니다. 특별히 처음 중국에서 와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제일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난 중국 친구들은 대부분 성경 공부 모임과 성경에 대한 얘기를 하면 성경을 읽어보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호의적이었습니다. 그냥 호기심만 있고 실제로는 성경 공부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할 만큼 진지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꽤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는 아예 우리 건물에서 성경 공부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중 하루, 날을 잡아서 점심 때 간단한 식사를 하며 성경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뒤로 한 3, 4년 동안을 꾸준히 하면서 그 모임을 통해서 중국 친구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또 인간적으로도 깊은 관계로 발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참 큰 축복이었습니다.


셋째로 기회가 되면 성경 공부를 모임을 시작하되 미국인들과 동역하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주위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성경 공부 모임에 대해서 자랑을 하며 혹시 일주일 중 하루, 점심 시간을 이용한 성경 공부 모임이 있다면 참석하고 싶은지 물어본 후 그러한 친구들의 숫자가 3, 4명 되었을 때 영어 성경 공부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성경공부 인도는 미국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특별히 중국이나 대만 등 비교적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대개 원어민이 성경공부를 하면서 영어도 가르쳐 준다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할 분담을 해서 미국사람은 성경공부에만 집중하게 하고, 나머지 제반 사항, 즉 모이는 장소와 시간과 내용 등을 알려주는 이메일을 매주 발송하고 장소 등을 확인하는 업무는 제가 감당했습니다.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하던 안하던 관심 있다고 한 친구들 모두에게 매주 이메일 보내는 것도 하나의 사역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보내게 되었는데, 성경 공부에는 나오지 않는 한 대만 친구가 어떤 계기로 졸업 직전에 예수님 믿고 세례까지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 이메일이 그러한 일들에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작은 일도 들어 쓰신 줄 믿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필요한 경우 유학생 입장에서 어려운 영어 단어의 설명과 약간의 발음 교정 등도 부탁하거나 혹은 진도가 너무 빠르다거나 등의 피드백을 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점은 동역하면서 함께 기도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미국인 친구와 아주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성경 공부 이외의 좋은 점도 참 많았습니다. 실험실 분위기가 좋아져서 서로 토론하고 묻고 개인 사생활까지도 얘기할 정도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질문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역시 쉽게 찾아가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부연하자면 아내의 도움으로 학기에 한 번 정도씩 집으로 초대해서 피자 같은 간단한 식사도 하며 성경 공부 모임에 대한 생각을 듣기도 하고 또 관심자들도 함께 초청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그것도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넷째로 중동지역이나 인도 태국 베트남 같은 지역에서 온 학생들과는 그룹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개인 관계를 먼저 돈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이쪽 친구들과는 많은 접촉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학위가 끝나갈 무렵에 알게 된 한 두 명의 중동 친구들과는 많은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중동 지역에 대한 개인적인 무지와 편견도 많이 들어나기도 했지만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유학 초기부터 이들을 마음에 품으며 구체적으로 그 지역의 문화와 정서와 종교에 대한 정보도 수집해서 접근한다면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쌓을 때도 좋고 그러다 보면 좋은 기회도 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싱글이라면 운동이나 취미 등을 함께 하면서 접근해도 좋을 듯 하고, 가족이 있다면 한 가족별로 초대해서 식사도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다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제한된 경험과 한계를 바탕으로 한국 유학생 크리스찬들의 사역과 시야가 자국을 넘어 극동 아시아와 중앙 아시아 지역 그리고 중동 지역에 까지 뻗쳐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후기>


저는 작년에 한국으로 오게 되면서 이러한 외국인들과의 교제와 사역이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막상 제주대학에 와 보니 약 50명 정도의 중국과 동남 아시아 지역의 유학생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8년 동안 외국인들을 위한 모임에 참석하며 보고 배웠던 경험들을 잘 활용하여 쉽게 외국인 유학생들과 친하게 되었으며 지금 이곳에서도 외국 유학생들과 영어 성경 공부를 하고 있고 미국에서 도움을 받은 대로 개인적으로 혹은 교회에서 학생들을 초대해서 식사 대접을 하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미국에서보다 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학생들과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예비하심과 섭리하심이 어찌나 놀라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