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러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을 할 때에 설교학 과목을 이완 왙슨이라는 교수님께 강의를 들었다. 아주 좋은 강의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 분이 설교에 관하여 가르쳐준 기억에 남는 교훈 중에 하나는 설교 내용을 구성할 때에 “복음”과 “적용”을 7:3의 비율로 하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 설교의 내용 중에 성도들이 실제 삶 가운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의 적용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다루어져야하는데 그 이전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지 선포하는데 70%를 먼저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살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 힘은 하나님의 은혜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원리는 설교의 메세지 뿐만 아니라 기독인의 삶의 전 분야에 해당되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우리가 많은 경우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렇게 살아갈 능력과 힘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기독교의 복음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주는 점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도 우리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과 능력의 근원이 된다는데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은혜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자라고 더 깊은 은혜속으로 나아가는 것이 신앙생활의 핵심이다.


일반적인 신앙생활 뿐만 아니라 영적 지도자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은혜는 중요하다. 영적인 지도력은 진정한 의미에서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다. 그래서 영적 지도력이란 섬김의 지도력(Servant Leadership)이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기독교 지도자들은 잘 섬기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다. 잘 섬기기 위하여 능력도 갖추고 잘 섬기기위하여 여러가지 지술과 지식도 필요하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보면 많은 지도자들이 도중에 탈진하고 탈락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왜냐하면 섬기다가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는 것이다. 힘이 바닥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지도자에게 있어서 특별히 효과적인 섬김의 사역을 위해서 무엇 보다 우선되는 과제는 하나님의 은혜 속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 속에 나아가서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은혜를 체험하고 그 속에서 얻은 힘으로 사역을 감당할 때에 지속적으로 섬김의 사역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적 지도력의 또 다른 이름을 “은혜로 추진되는 지도력(Grace-Driven Leadership)” 이라고 하고 싶다.


영적 지도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지 못하는 지도자는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바닥이 난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자기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닥이 난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지도자는 결국에는 그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샘솟는 힘을 공급받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력을 끼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적 지도자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그 속에서 자라는데 힘을 써야 한다.


지도자들에게 늘 부담이 되고 압력이 되는 것은 결과를 산출해 내야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에 의하여 자신의 지도력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늘 노력을 한다. 그리고 더 많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외부로부터는 압력을 또 내부로부터는 더 많은 일을 위한 유혹을 받게 된다. 그래서 지도자들이 결과를 만들어 내는데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영적 지도자는 결과의 노예가 되기보다는 하나님의 은혜에 나아가기를 힘써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경험하면서 능력이 솓아나고 그 힘으로 여러가지 일들을 감당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결과에만 집중하면 당장에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몰라도 능력이 고갈되고 만다.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누리는 일은 결코 추상적이지 않다. 첫째, 하나님의 은혜를 위해서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고서는 그가 허락하시는 은혜를 경험할 수가 없다. 특별히 영적인 훈련으로 자발적으로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그 형식과 틀은 다르지만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위하여 하나님께 퀄러티 있는 헌신된 시간을 드리고 그 시간들을 통하여 하나님을 깊이 발견하고 체험해 가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시간을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에 결과를 산출해 내는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께 드리는 온전한 시간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 시간이라도 더 뛰어야지 라고 생각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 시간을 온전히 드릴 때에 당장에 무엇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그런 시간들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친밀감이 생기고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가 고난을 통과할 때에 하나님을 향하는 것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 모든 고난이 자동적으로 우리를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하지는 않는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하면 절대자 하나님께 나아가서 그 앞에서 그 문제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원망하고 자기 연민에 빠져 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럼으로 인하여 더 깊은 고난과 문제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영적 지도자는 문제를 대할 때에 어려움을 당할 때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인내할 것은 인내하며 그 모든 것을 계기로 하나님께 더 나아가고 인생에서 하나님 그 분을 목적하고 그 분으로 인하여 만족하고, 또 그 분과 함께 함, 그 분께 순종함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임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겪게 된다. 고난은 우리를 깊은 친밀감으로 인도하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고난을 통하여 하나님을 목적하고 하나님을 진정 기뻐하기를 배우게 된다.


영적 지도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하나님의 은혜에 나아가고 더욱 큰 은혜를 받고 또 은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사도 베드로는 그의 서신의 마지막 부분에서 “은혜 속에서 자라라”고 하셨고 야고보도 그의 서신 가운데 “더욱 더 큰 은혜를 사모하라”고 권면하셨다. “하나님의 은혜” 그것이 영적 지도력에 있어서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우리 적극적인 의미로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친밀감 훈련을 통하여 부정적으로는 고난이라는 인생의 연단을 통하여 하나님을 직면하는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깊은 은혜의 바다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영적 지도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