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5년 1월호

성경적 가치관에 관한 문제는 KOSTA나 eKOSTA에서 여러 강사님들이 많이 다루는 내용이라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나 역시 이 문제를 한번은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내 자신이 이 문제로 직장생활 중 심각한 고민을 했던 사람이고, 유학기간중 중요한 핵심을 파악하고 나서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던 이슈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학시절이 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느라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다양한(?) 한국에서의 생활보다 오히려 simple한 생활 패턴으로 인해 자신의 삶과 가치관의 문제를 생각하고 새로운 시각의 변화를 가질 수 있는 좋은 기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대학시절 예수님을 영접한 후 철저한 제자훈련 과정을 받고, 또한 교회의 가르침을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니, 늘 나의 주업은 복음 전도이고 직장 생활은 생계 유지를 위한 부업으로 여기고 있었다. 졸업후 나의 첫 직장이 경북 구미에 있던 정부 연구소였는데, 나름대로 주어진 일은 성실히 하였지만 늘 내 마음은 복음 전도를 우선시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과 관계에서나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복음 전도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상태였다. 어떻게 보면, 일하는 것은 최소한의 의무 수행 정도가 되었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 정도까지가 한계선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내 직장이 점점 복음화되어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 직장과 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 내 직장은 점점 발전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일하는 사람들만 많아져서 점점 퇴보할 것이고, 종국에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해 직장 문을 닫는 경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과연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우리의 삶의 모습일까, 이것이 과연 우리가 추구해 가야 할 방향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런중에도 직장생활과 유학 준비중이라 이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다룰 시간은 없었다.


유학을 와서 2년 정도 지나면서 내 생활이 simple life 상태에서 틀이 잡혀가자 이 문제가 다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는 중에 “Your work matters to God (D. Sherman & W. Hendricks)”, Why work?”이란 책들을 접하면서, 내 마음에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점을 찾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계기로 “직업과 소명”, “세상의 변혁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비젼“ 등의 국내서적들과 또한 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당시 KOSTA 강사 목사님들을 통해 새로운 성경적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실제로 그 이후에 있어서의 나의 직장의 생활과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갖게된 성경적 가치관의 핵심요소를 정리하면 다음 3가지 정도라 하겠다.


첫째, 인생의 방향과 삶의 자세에서 성경적 비젼과 성공관을 갖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인 생각에서 인생에 대한 꿈을 계획한다. 목표가 늘 내가 최고가 되어 섬김 받는 것이고, 내가 남에게 드러나는 것이고, 나의 만족과 영광을 좇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이 끝이라 생각하다보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가 중요한 방식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바르게 믿는 사람이라면 하나님 중심적인 생각에서 발동하여, 주님의 인생 목표(막10:45), 즉 섬기는 것을 자신의 인생 목표로 삼는 사람이다. 즉 주님과 이웃을 섬기며 사는 삶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 것이다. 그리고, 주님이 평가하는 영원한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온전하고 의로운 방법으로 모든 일을 수행하고자 해야 한다. “못가도 좋으니 바로 가자”가 삶의 모토이어야 한다. 성공의 잣대는 남에게 드러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얼마나 섬기는 삶으로 살아왔는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성경적 노동관/직업관을 갖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노동이나 직업을 생계 유지의 수단이나 자아 실현의 수단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일이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창조의 목적이요(창1:26-28, 엡2:10),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방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님의 6일동안 하셨던 천지창조도 일(노동)이였고, 이것은 기쁨이였다. 인간 삶에서 노동은 삶의 핵심 요소이고, 이웃을 섬기는 방법이며, 기쁨의 근원이다. 그러나,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노동이 힘든 고통으로 바뀌게 되었을 뿐이다.


이제,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으로 인해 노동은 다시 새로운 사명으로 회복되었다. 우리의 모든 일상 업무를 주님의 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 골3:22-24절에 보면, 당시의 종(노예)들에게 상전을 섬기는 일상의 하찮고 허드레 같은 일들을 성심껏 수행하는 것이 주님을 섬기는 일이라 말씀하셨고, 이에 대해 유업의 상을 주신다고 하셨다. 우리가 매일의 일상 업무와 직장의 일들을 주께하듯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주님을 섬기는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직장을 나갈 때 예배드리러 가는 것도 동일한 마음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매일의 삶의 현장이 곧 주님과 이웃을 섬기는 신령한 산 예배의 장소인 것이다.


로마시대 노예들이 주인에게 예수의 복음을 말로 전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였다. 그런데, 모든 일상 일에서 주를 섬기듯 주인을 섬기는 노예들의 삶의 모습이 결국에는 주인들을 감동시켰고, 로마가 기독교 국가로 공인되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지금 이 시대는 온갖 말들로만 전달되는 복음보다는 우리들 삶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과 향기가 전달되어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셋째로, 부와 보상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갖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는 자기의 노력의 결과로 또는 행운으로 얻어진 보상에 대해 당연히 자신이 누리고 만끽하며 살아가는 것을 최상으로 여긴다. 부를 자신만의 만족과 축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성공의 결과로 여긴다. 그러나, 성경은 부를 이루는 과정이 중요하며, 또한 부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치고 있다. 재물은 자신의 필요와 더불어 이웃의 필요를 함께 채우는데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삶의 원리라고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삶의 모습에 대해, 주님은 유업의 상을 주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우리는 이 땅에서의 보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서의 보상과 영광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자가 되어야 하며, 바울도 이러한 것이 자신의 삶의 목표임을 밝히고 있다.


유학기간은 시간적으로 매우 바쁜 일정이면서도, 자기 인생의 방향과 삶의 원칙/가치관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하고 연구하고 결단할 수 있는 좋은 기간이다. 우리 코스탄들이 이 세상 가치관과 풍조에 휩싸여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인 가치관 정립을 통해 새로운 풍성한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