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5년 2월호

유학기간이 우리에게 주는 색다른 경험중 하나는 미국인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 또는 다양한 타 민족의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대학들의 대학원생중 미국인은 절반 이하이고, 절반 이상은 비영어권에서 온 다양한 민족의 학생임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유학기간 중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등의 영어권 학생들을 접하는 기회도 많지만, 비영어권의 유럽인 학생, 인도권 학생, 아라비아권 학생, 중국계 학생, 동남아시아계 학생, 중남미계 학생등 우리가 평소 접하기 힘든 민족의 학생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기회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와 목적을 위해 마련해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만약 한국에 있으면서 선교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 이런 나라들중 하나의 나라에 속한 사람들을 접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더더구나 그들의 문화를 접하면서 그들의 생활 습관이나 방식, 언어적 특징이나 사고적 특성, 사상이나 종교적 특징들을 파악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들어야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기회는 일부러 만든다고 해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오랜기간 접하기는 더더욱 힘들 것이다. 최근들어 동남아 지역의 값싼 노동력 활용을 위해 많은 동남아 사람들이 한국에 와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우리가 큰 관심이 없다면 문화적 접촉을 하기에는 기회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꼭 선교사로의 헌신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타 민족에 대한 복음 전파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이고 내 전도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도행전에 보면, 빌립이 전혀 생각지도 않은 기회에 이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었고, 이것은 곧바로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복음 전파의 시초가 되었음을 보게 된다. 지난 가을에 이집트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집트에 기독교 인구가 8% 정도되는데, 대부분이 바로 2천년전 사도시대에 시작된 콥틱교도에서 유래되었음을 보고 매우 놀랐었다. 빌립의 이방 민족에 대한 전도가 이렇게 놀라운 결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바울처럼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택된 자가 아니더라도,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처럼 여러 타 민족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가르칠 기회가 점점 많아질 것이다. 앞으로 세계는 점점 국제화가 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민족들을 만나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럴 때, 이럴 기회를 복음 전파의 기회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현상으로만 남을 것이다.


나는 유학기간이 타 민족과 이방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개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우리는 복음의 내용을 정확히 전해주고 비둘기같이 순결한 삶을 보여주어야 하지만, 우리의 전도 방식은 뱀같이 지혜로 와야 함을 성경은 말해주지 않는가!(마10:16)


이러한 측면에서 나는 유학생들이 유학기간동안 타 문화 이해와 그 나라 민족의 복음화 사역 준비를 위해 다음의 몇가지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첫째, 학교에서 만나는 다양한 민족의 학생들을 적극적인 자세로 사귀고, 같이 교제하는 기회를 마련하거나 international festival을 같이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라고 권하고 싶다.
내 경우에는 당시에 이러한 생각이 부족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訣?못해 아쉽지만, 나름대로 내 주위에 있었던 미국인 동료를 비롯해서 중국인 학생들, 인도인 학생들과 교제하기 위해 도서관 카페에서 함께 어울리고, 또 테니스 클럽에도 일부러 가입해서 같이 시합도 하면서 지내곤 하였다. 또한 international festival에 자주 참석하거나 같이 개최하면서, 그들의 문화적 특징들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었다. 요즘에는 이러한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것을 그냥 스쳐 지나가는 행사로 여기기 보다, 이를 통해 타 민족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구체적인 교제의 기회로 삼으면 매우 좋을 것이다.


둘째, 졸업후에 그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갔을 때에도 서로 연락하면서 지낼 수 있는 정도로 사귀고, 연락관계를 계속 유지하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이것은 추후 여러 사업이나 학회, 또는 여행이나 선교적 목적등으로 그 나라를 방문할 경우, 해당 나라에 대한 훌륭한 접촉점이 될 수 있다. 나는 지난 가을 연구년을 맞아 유럽과 소아시아 지방을 돌아보면서, 이러한 필요성에 대해 절감하였었다. 예로서, 터키를 방문할 기회가 되어 그 나라의 지인을 만나 현재 문화적, 복음적 상황과 그들에 대한 선교적 접근을 파악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알았던 1-2명의 터키인과 접촉이 끊어짐으로 인해 접촉할 사람이 없다는 것에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그동안 알았던 여러 외국 친구들에 대해, 내가 좀더 적극적인 연락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있다. 내 자신이 이 후에라도 국제 학술대회나 여러 회의에서 이러한 지인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로 임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셋째, 외국인들에게 복음적 접근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해보도록 권하고 싶다.
우리가 선교적 마음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경우, 실제로 이들에게 접근하고 이들에게 복음 전파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두려움을 갖기도 한다. 그런데, 유학생으로 온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전하는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는 들어주려는 마음도 있고, 또 복음 전파를 위한 시도를 해 보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회에 각 나라 사람들의 특징을 고려하여 몇가지 접근을 시도해 보고, 영어로 복음적 내용을 전할 수 있는 준비를 갖는 기간이 되었으면 한다. 많은 경우에 보면, 각 나라나 민족별로 사람들의 마음을 닫히게 하는 대화가 있는가 하면, 마음을 여는데 도움이 되는 대화가 있는 것을 본다.


유학기간 동안 타 민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우리가 일생동안 다양한 직업속에서, 또는 지교회에서 주님을 섬길 때 하나님이 사용하실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것은 한국교회들이 엄청난 비용과 별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겨우 얻는 기회들인데, 유학생들에게는 공짜로 자신의 주변에서 곧바로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된다. 이러한 기회는 하나님께서 앞으로 나름대로 사용하시고자 마련한 것이라 여기고, 타 민족 학생들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접근하고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