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은 어린아이에서 시작하여 어른에 이르기까지 늘 따라다니는 신앙의 중요한 이슈이다. 낮은 자존감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처는 가족 및 여러 관계에서 일어난 아픔이 원인이 된다. 또한 상처의 치료방법으로 강조되는 내적치유는 주로 상담과 기도에 의존한다. 모두 의미 있는 접근이다. 하지만 낮은 자존감의 원인에는 상처만 있는 것이 아니며, 자존감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도 상담과 기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중요한 요소들도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는 자존감이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상처와 내적치유만 지나치게 강조한 면이 없지 않다. 결과적으로 진정한 자존감의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고 상처와 내적치유를 각각 한손에 부여잡은 채 여전히 자신의 문제 속에서만 맴돌고 있는 것이다. 신앙의 진보, 인격의 성숙, 이웃을 향한 적극적인 섬김을 이룰 내적 에너지와 여유가 없다.

그렇다면 자존감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도덕성,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사랑의 삶이다. 이 세 가지는 자아개념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다. 어떻게 보면 상처는 이미 지나간 과거이지만 위의 세 가지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결정적인 것들이 된다.

첫째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배를 통해 아무리 하나님이 우리를 귀하게 보시고 사랑하시고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분이라고 강조하고 “아멘”이라 화답한다 할지라도,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거나 포르노 컴퓨터에 중독이 되어 있고 혹은 돈에 있어서 투명하지 않다면 그 사람의 자존감은 결코 높아질 수 없다. 아무리 하나님의 사랑과 가치를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려 해도 머리에 겉돌 뿐, 그런 행동을 그치기 전에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자신이 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이 불륜을 가진 우울증 환자들을 위해 순결요법을 사용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우울증환자로 하여금 불륜의 관계를 청산하게 하고 아내에게 고백하여 용서를 구하게 했을 때 비로소 그 환자가 마음에 깊은 평안을 느끼고 우울증으로부터 회복된다는 것이다. 비록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았고 혹은 다른 사람들도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해도 하나님과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자신을 결코 사랑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남의 페이퍼를 베껴 A+를 받았을 때 진정으로 자신이 실력자임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반대로 유혹을 이기거나 남들 다 하는 편법과 불법이라 할지라도 굴하지 않고 합법적인 행동을 했을 때에는, 누가 알던 알지 못하던 상관없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나는 떳떳함과 당당함으로 인해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하게 된다. 더욱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칭찬을 느낄 때에는 말 할 수 없는 기쁨과 자랑스러움이 솟아날 것이다.

둘째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매일 일상생활 가운데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잘 이해하고 잘 해결하는 것은 자존감에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여러 상황과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갈등들을 잘 인식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제대로 해결하지도 못한다면, 자기에 대한 실망과 좌절로 인해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필요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 학생으로서 혹은 직장인으로서 혹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거기에 합당한 성실과 실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실력이 없으면 실수와 실패하기 쉽다.

또한 문제해결능력에는 지혜가 필요한데, 지혜란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을 말한다. 구약과 신약 모두에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중요한 과업으로 규정하고 있다.(롬12:2) 뿐만 아니라 무엇이 옳은 것인지, 무엇이 그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씀 안에 너무나 분명한 교훈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무엇을 옳다고 하시는지 또 무엇을 나쁘다고 말씀 하시는지에 대해 분명히 알고 지키는 삶이 중요하다. “여호와를 경외함이 곧 지혜의 근본이라. 그 계명을 지키는 자는 다 좋은 지각이 있나니”(시111:10)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사랑의 삶이다.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납하며 섬기고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 또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 반대로 사람들을 미워하고 해치며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조종한다면, 우리 마음은 불만과 비난 그리고 분노로 가득할 것이다. 불만과 비난으로 가득한 나 자신을 사랑하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사랑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반대로 미워하는 사람이 많고 못 마땅한 사람이 많을수록 자존감은 낮아진다.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살기를 원하신다. 비록 지난 과거에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었을지라도 그것을 넘어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으셨다. 바로 그분의 섭리대로 사는 것이다. 하나님을 존중하여 그분의 섭리대로 산다면, 결국 우리는 자신을 존중하게 되고 자존감은 높아지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