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을 정의하고 논하려고 한다면 아마 밤을 새워도 다 정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성도에서 목회자나 신학교 교수에 이르기 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보는 관점은 다양하고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역사와 문화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하나님의 존재를 생각할 때 찬송가 가사처럼 바다를 먹물로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다.

이처럼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언급할 때 우리의 한계를 넘는 깊음과 넓음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 한국기독교를 바라볼 때 한 가지 염려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너무 한 면으로만 치우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용납과 용서, 필요를 채우시고 보호해 주심, 장래를 인도하시고 축복해 주심 등에 대해서는 많이 강조한다.
이로 인한 결과로 사람들은 큰 부담 없이 하나님으로부터 얻는 유익에만 마음을 두고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죄에 대해 진노하시고 우리의 행위에 따라 심판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경고의 말씀도
또 다른 하나님의 사랑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마지막 심판 날에는 다시 회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성경 말씀과 성령을 통해 부지런히 죄 짓지 않는 거룩한 삶과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삶에 대해 강조하고 계신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한국교회 안에서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절제와 희생을 요구하는 설교는 교인들이 듣기 싫어하고 목회자들은 이런
교인들에게 부담 주는 것이 싫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리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 거룩함을 온전히 이루어 온갖 더러운 것에서 자신을 깨끗게
하라(고후7:1), 죄와 싸우기를 피 흘리기까지 대항하라(히12:4),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다(마10:26), 어두운데서 말한 모든 것이 광명한데서 들리고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말한 것이 집 위에서
전파될 것이다(눅 12:3),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 각각 선악 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을
것이다(고후5:9-10), 모든 혀가 하나님께 자백하고 각자 자기 일을 하나님께 직고하리라(롬14:10-12), 마지막 심판
날에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들의 필요를 채워준 사람들은 영생에 들어가지만 그들의 필요를 외면한 사람들은 영벌에 들어갈
것이다(마25:31-46)…

이외에도 얼마나 많은 구절들이 성경 곳곳에서 마지막 심판 날에 대비하여 우리들의 거룩과
사랑의 삶을 위해 경고하고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보아야 한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또 다른 사랑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이런
사랑에 대해서는 슬며시 눈감아 버렸다. 결과적으로 한국교회는 사람들로부터 ‘도덕성 상실과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이기적
집단’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2008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 의하면 가톨릭과 불교에 대한 신뢰도
35.2%, 31.1% 인 것에 반해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는 18%로 나타났다. 더욱이 종교가 없다는 응답자들 중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답변은 7.6%에 그쳤는데 이는 가톨릭 37.9%, 불교 29%에 비하면 너무나 낮은 수치이다. 사람들은 기독교에
등을 돌리고 있다.

여론조사 뿐 아니라 좀 더 정직하고 적나라하게 개개 그리스도인의 삶을 깊이 있게
살펴보자. 우리의 눈은 그저 자신과 가족 그리고 우리 교회에만 머무르고 있고, 기도제목은 돈과 성공과 건강에 갇혀있다. 도덕적인
측면을 보자면 더 놀랍다. 굳이 통계수치를 내밀지 않더라도 혼전 성관계(이것은 간음이다. 간음은 혼인 관계에 있지 않은 모든
성관계를 의미한다.)를 즐기고 있는 교회 다니는 젊은이들, 외도와 폭력으로 멍들고 있는 교인 가정, 절제를 모르고 원하는 대로
충동적으로 돈을 사용하다 채무관계에 놓인 성도들을 우리 주변에서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하나님의 사랑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에 대한
경고’이다. 이제는 이 말씀에 귀 기울이자. 그러면 우리를 향해 안타까워하시는 주님의 ‘사랑의 큰 외침’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이제 가던 길을 빨리 멈추고, 좁지만 진리의 길로 돌이키자.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