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6년 2월호

시대정신이 더욱 절망적으로 되어 가는 이 때에,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편견, 편가름, 이기주의, 개인주의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지금의 시대를 살아 갈 수록 참 소망과 화해에 대한 목마름은 더욱 간절해지는데, 우리가 이러한 수렁으로부터 빠져나갈 길을 과연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셨던 일에 주목하게 된다. 주님 스스로가 하나님께 드리는 화목제물이 되어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화목하게 하시고,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막힌 담들을 헐어버리신 주님의 모습에서 가슴벅찬 소망을 발견한다.”

2006코스타 취지문의 일부이다. 이번호에서는 우리 안에 막힌 담을 허시고 전우주적인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그를 중심으로 한 우주적 교회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1. 그리스도의 사역
엡 4:5 주도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입었느니라.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


바울 사도는 모든 그리스도인들 – 특히,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하나의 하나님 안에서 통일될 것을 촉구한다. 그리스도의 사역이 죄로 인해 분열된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신 것임을 강조하며 성도들은 우주적 교회 안에서 하나되어야 할 것을 권고한다. 하나님 안에서 공동체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권고는 당시의 교회의 분열상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한편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의 사역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2. 죄로 인한 분열
분열은 죄인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편하고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닐까? 미국사회에서 가장 인종분리(Segregation)이 심한 곳은 교회라고 한다. 백인 교회, 흑인 교회가 따로 존재하며 이들간의 교류는 매우 적다. 그리고 교회는 문화적으로 아주 친밀한 가족과 같은 곳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성서를 통하여 다른 대답을 들을 수 있으며, 분열과 소외가 죄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먼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아담과 하와의 첫번째 관계는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 깨어졌고 둘 사이의 관계는 명령과 복종의 관계로 변질되었다. 좀더 나아가 바벨탑 사건은 공동체 안에서는 죄의 결과를 보여주는데 그것은 언어의 분열을 통한 의사소통의 깨어짐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한 흩어짐이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상처와 분열, 공동체 간의 충돌, 나아가 민족, 국가 공동체 간의 전쟁 등은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며 인간의 죄와 그 결과로 구성된 구조적인 죄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 예수 그리스도와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
예수님의 대속의 죽음은 하나님과 인간의 화목 뿐 아니라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로서 교회의 기반을 세운 사건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믿음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선언하셨으며 (마 16), 교회의 질서에 대해서 언급하신다. (마18)
한편, 신약교회의 기반이 된 사도행전의 성령강림 사건과 방언 사건은 바벨론의 죄로 발생한 언어적인 장벽이 성령 안에서 통합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신약교회의 다양한 형태의 분열에 대하여 바울 사도는 한 하나님과 한 교회를 강조함으로써 문화와 언어적 차이를 넘어선 보편 교회의 통일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7:9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라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가로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도다 하니


이러한 신약교회의 비젼은 계시록에서 종말론적 환상으로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종말론적인 비젼은 마침내 구원받을 모든 백성들이 연합하여 한 하나님을 향해 찬양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4. 문화적 분열과 교회
구속사적 관점에서 하나님 백성과 교회의 통일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런 관점에서 세속 문화 속에 내포되어 있는 분열의 요소를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그리고 제도 교회 안에서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구별을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먼저 이것이 인간의 본성에 내포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성경적 세계관을 갖고 교정해야할 부분을 발견하고 치유하는 노력을 경주해야하겠다. 세속 문화 속에 존재하고 있는 갈등과 충돌을 하나님 나라의 사랑과 평화로 변화시켜야 하며, 교회 내에 존재하는 분열상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다민족 사회에서 기독교 공동체는 각 민족어를 중심으로 모여있으나 그리스도인들은 의도적으로 타민족과의 교제와 배움의 장을 마련해야하고, 그들간에 존재하는 반목과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하겠다.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과 포용을 교회의 일차적 과제로 받아들이고 그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하겠다.
아래에서는 교회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통일성을 향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