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1년 6/7월호

“‘낮아지신 예수, 섬기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번 코스타 주제 너무 좋아요”, “이번 코스타 주제가는 모르는 노래인데…”, “어제 확인해 보니까 드디어 내 이름이 등록자 명단에 올랐어”, “이 번엔 아무개님이 강사님으로 오신대.” 코스타 2001을 보름 남짓 앞 두고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설레임으로 코스타를 기다린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듯 싶다. 이번에 코스타에 처음 참가하는 새내기 코스탄이나, 해 마다 은혜의 잔치를 찾아 나선 선배 코스탄이나, 섬기기로 작정하고 먼 길을 기쁨으로 달려오신 강사님들이나 모두 코스타를 기다리는 마음이야 한 가지이겠지만, 코스타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는 저녁 집회도, 세미나도 아닌 조별 모임이라며 성령님이 함께 하셔서 사랑을 나누는 조별 모임을 섬기는 조장님들이야 말로 코스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중에 하나라고 언젠가 한 강사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그 누구보다 코스타를 손 꼽아 기다리는 사람은 바로 조장님들이 아닌가 싶다. 더더욱이 이번 코스타 주제와 관련하여 ‘섬기는 그리스도인’역에 캐스팅된 코스타의 주연 배우들이 조장님들이라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작년에 코스타에 처음으로 참가해서 받은 은혜를 올해 또 사모하여 참가하는 것에 더하여 조장으로 헌신하신 두 분의 형제님들을 만나 보았다. 코스타 2000이 각각의 형제들에게 다른 모습의 은혜의 자리가 되었지만 일 년을 지내면서 조장으로 헌신하기까지의 간증에는 공통 분모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결론 짓기 전에 두 형제의 이야기를 각각 들어 보기로 하자.


A주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유학생 최 아무개 군은 아버님이 목사님이신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모태 신앙을 가진 형제이다. 그러나 그가 예수님을 영접한 것은 2000년 겨 울방학 때 친구 따라 참석한 교회 수련회를 통해서 이다. ‘엄청난 은혜’를 받았다고 표현하는 최 군은 ‘기도로 준비된 모임에서 얼마나 큰 은혜를 받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에 교회 형, 누나들을 통해 알게 된 코스타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많은 분들이 기도로 준비하시고 섬기시고 헌신하시는데 은혜가 충만한 시간, 성령이 충만한 모임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라고 그 때를 회상했다. 하나님의 은혜의 참 맛을 알았던 최 군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겸손하라’는 말씀이었단다. “… 새벽 기도회를 통해 중풍병자인 친구를 위해 힘을 합친 4명의 친구들… 믿음으로 병 고침을 얻고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돌려지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제가 드러나기를 원하는 제가 얼마나 교만한지를 깨닫고 회개를 했어요.” 그 이후로 ‘겸손한 자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 제목으로 지난 1년 간을 기도해 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기도할 것’이라는 최 군은 자신의 교만함을 깨닫게 해 주시고 겸손해지고 싶다고 기도할 수 있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며, 또한 지난 코스타를 통해 함께 예배드리고 찬양하던 많은 형제 자매들의 모습에서 하나님을 섬긴다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사는 많은 동역자의 모습을 보았고 이를 통해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받아도, 받아도 계속 받고 싶은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사모하는 최 군이 올해 다시 코스타에 참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이번에는 ‘조장으로 코스타를 다시 찾는 발걸음’에 이유를 물었다. “음…. 정말로 많은 사랑을 받으니까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섬김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도 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장으로 섬기는 것은 코스타 기간 일 주일 만이 아니라 벌써 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조원들을 위해 많이 기도하고 싶고 코스타 기간 중에도 하나님의 은혜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도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조원들을 섬길 때 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히 섬기길 원해요.” 실명을 올리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한 최 군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번 코스타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마치 이번 코스타의 주제가 최 군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말을 했다. “섬기고 싶다는 마음은 있는데… 실천하는 것이 힘들어요. 섬김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어요. 깨달음을 주시리라 믿쑵~니다.”


B주 대학교 대학원 2학년에 재학중인 이 아무개 군의 경우는 작년 코스타 이전의 본인 스스로를 ‘나일론 신자’라고 표현하며 모태 신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왜 가는지도 몰랐고 부모님 따라 왔다 갔다 이유 없이 교회를 다녔다’고 회고한다. 당시 교회의 선배 형, 누나들을 통해 코스타를 가 보라는 권유로 미리 신청은 했지만 집회 전에 여러 가지 개인적인 어려운 일들을 겪게 되면서 하나님께 섭섭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면서 코스타를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가기 전 날 하나님께서 깨워 주시면 가겠다고 기도하고 잠 자리에 들었고, 역시나 이 군을 깨워 주신 하나님 때문에 ‘사람들 따라 가기는 가지만 그 동안 일상적으로 따라 갔었던 수련회를 참석하듯 얻을 게 뭐가 있겠나’라는 반항심에 ‘가서 무엇을 구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고, 만약 이번에도 느낌이 없으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겠다’라는 다짐(?)을 하고 참석을 했다고 하니 협박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의 심정이 어떠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다짐’ 덕분(?)인지 첫날 찬양 시간에는 많은 형제 자매들이 손을 들고 주님을 찬양하는 모습에 ‘왜 손을 들고 찬양을 하나…. 그래 어쨌든 난 5일 뒤엔 집에 간다’라는 방관자적 입장으로 일관했고 이어 새벽 기도도 나가지 않을 작정으로 있었던 이 군에게 하나님께서는 이 군이 속한 조의 조장을 룸메이트로 붙여 주셔서 새벽 기도의 자리로, 예배의 자리로, 세미나의 자리로 이 군을 이끄셨고, 둘째 날 세미나 때 ‘복음이란 무엇인가’ 라는 세미나를 통해 마치 이 군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아시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셨으며, 마침내 저녁 집회를 통해 영접의 자리로 부르시는 은혜를 주셨다. “난생 처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 다시 태어났죠” 라고 말하는 이 군에게 집회의 남은 날들은 은혜의 잔치였고 코스타가 끝날 때에는 많은 아쉬움과 내년에도 꼭 와야겠다는 생각을 남겨 주었다고 한다.


코스타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한 후 지난 1년 간 어떻게 그 은혜를 붙잡고 살아 왔는 지가 궁금해졌다. “솔직히 처음 3-4개월 동안은 하나님께 계속 나아가며 잘 살아 왔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닥치는 어려움들 가운데, 그리고 이 전에 내 모습을 아는 친구들이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두려움에, 난 해 낼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적도 많이 있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러나 이전에 비해 가장 궁극적으로 달라진 것은, 내가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사실로, 예전 같으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을 제가 하나님께 ‘그래도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닙니까’라고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너무나 솔직한 나눔을 들으면서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 하던 (계12:10)’ 쫓겨난 사탄과의 영적 싸움 가운데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8:39)’는 말씀처럼 이 군을 붙잡아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코 끝이 찡해왔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이 군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나누고, 조원들의 영적으로 힘든 상황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면서 ‘헤아리는 마음'(Compassion)을 가지고 도와 주면, 작년에 이 군을 도와 주었던 조장이 그랬듯이, 조원들의 영적인 어려움을 같이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어서 조장으로 섬기기를 자원했다고 한다. “또 언젠가는 리더로서 섬기게 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못 할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책임감이 있어서 더 많이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런데 요즘에도 사탄의 시험이 많이 있습니다.” 아, 이래서 우리가 만날 조장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너무도 귀한 두 형제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나름 대로 찾아 본 공통 분모는 ‘사랑과 은혜를 받고서 생겨나는 섬김에 대한 소망’이었다. “저희가 주의 인자하심을 맛 보았으면 그리하라”(벧전 2:3),”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요일3:16). 개인적인 주님과의 만남이 없이, 그분께서 무조건적으로 부어 주시는 은혜를 맛 보지 않고서 어떻게 사랑의 나눔과 섬김이 있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 두 분의 형제님들을 비롯한 모든 조장님들이 이번 코스타에서 조원들을 잘 섬기는데 앞서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폭포수와 같이 넘치게 받으시기를 기도한다. 베드로 전서 4장 11절에 나와 있는 다음과 같은 말씀처럼.


“만일 …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토록 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