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6년 6/7월호


혹시 “배철수의 음악캠프”란 라디오 프로그램을 아십니까?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배철수씨는 1980년대에 활주로란 그룹으로 대학가요제로 등장한 뒤에 그룹 송골매의 리더로 활약했었습니다. 저의 어렴풋한 기억속에 그가 불렀던 ‘새’라는 곡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멜로디는 이제 잊었지만 가사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하늘과 땅을 이어라”


이 곡의 작사자는 ‘새’라는 존재를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로 파악했습니다. 하늘과 땅. 그 닿을 수 없는 두 지점을 잇는 존재라.. 저는 예전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예수님이 이런 일을 하셨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올해의 주제인 Entrusted Reconciler 와 주제 구절 에베소서 2장 14절의 말씀을 보면서 저는 제 기억 속에 가물가물한 이 노래구절을 떠올렸습니다.


“하늘과 땅을 이어라”


올해 코스타 주제 취지문에 나타난 세상의 적나라한 현실을 바라보면 우울해 집니다. 화석화 된 신앙, 몰이해, 편견, 이기적, 배타적 갈등, 분열.. 우리는 이러한 현실의 모습에 분노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때로 우리가 속한 교회 안에서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청년부 지체 가운데서 발견되기도 하고 교회의 어른들의 스치는 모습속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를 정말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이런 암울한 것들이 내 안에서도 발견된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 내 안에 있는 느낌이랄까..


2000년전에 오셔서 온전한 하나님과 타락한 인간을 이으셨던 예수님 처럼 그렇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이 일들을 할 만한 능력과 지혜가 있다면 세상이 지금의 모습이 아닐 겁니다.


우리에게 한가지 나쁜 버릇이 있다고 합시다. 예를들어, 인터넷으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는 것-영화 다운 받기, 한국드라마보기, 한국신문 종류대로 보기-을 바꾸고 싶은 습관이라 합시다. 하지만 이 한가지 버릇을 바꾸는 것조차도 만만한 싸움이 아닙니다. 말로는 간단한 ‘아침에 한시간 일찍 일어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내가 세상을 바꾼다?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이미 하늘과 땅을 이으신 예수님이 나의 삶을 주관 하시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할 때 우리는 이미 예수님을 주인으로 인정했지만 내 안에 들어와 계신 주님을 우리가 얼마나 구박하는 지 모릅니다.


“주님, 나 바쁘거든요. 좀 구석에 가 계시죠.”
“주님, 나 잠깐 놀고 옵니다. 집 잘 보고 계세요”
“주님, 나 건드리지 마요. 건드리면 터집니다”
최악의 경우는 다음의 경우입니다.
“…………..”
주님과 이야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 나 자신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승리자는 주님이셔야 합니다. 내 고집이 승리를 거둔다면 나에게 성장은 없습니다.


월드컵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본프레레 감독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으로 한국 축구의 사령탑이 바뀐 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회택씨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감독 하나 바뀌었는데 팀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가?”
저도 한국 축구를 보면서 정말 팀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바뀌면 팀이 바뀝니다. 내 인생의 감독이었던 ‘나’를 경질시켜야 합니다. 새로운 감독을 영입해야 합니다. 그 감독님의 이름은 예수님입니다. 선수(나)의 플레이가 얼마나 달라 질까요.


그 다음에 해야 할 작업이 있습니다. 주님이 하셨던 일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과 하늘을 동시에 붙잡는 일입니다. 세상과 하나님을 화목케 하는 사명을 감당하는 일 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해 이 일을 이루셨습니다.


십자가라.. 우선 나는 열외해야지..
내 발등에 떨어 진 불 부터 끄고..
이번 시험 붙고 나면..
직장 잡고 나서..
우리 애가 좀 크면..
주변에 Role model이 없는 관계로..


몇 가지 excuse를 적어 봤지만 아마도 우리가 댈 수 있는 excuse는 더 많으리라 생각 합니다. 한마디로 십자가는 세상에서 인기가 없습니다. 하지만 십자가가 가진 신비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실패의 상징이었고 처참한 처형도구 였지만, “하나님의 영적전쟁”이란 반전드라마에 사용될 복선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천국을 ‘밭에 묻힌 보화’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보화를 밭에서 발견한 사람이 전 재산을 이 밭에 투자합니다. 모르는 세상사람이 보기에는 한심한 일입니다. 바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이 사람은 실실 웃으며 아렇게 말할듯 싶습니다. “바보는 내가 아녀, 느그들이 바보여”


보화를 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히브리서식 표현을 빌자면 이 일에 허다한 증인들이 있습니다.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이 신비를 아는 사람들은 십자가만을 따라 다닙니다.


21세기는 세상을 화목하게 할 수 있는 자를 간절히 원합니다. 하지만 그 사명을 감당할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오직 주님을 품은 자만이 감당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시키시기 위해 우리를 훈련 시키십니다. 내가 당하는 이 어려움들을 통해 주님께서 메세지를 주십니다. 내가 황무지에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이 장미꽃밭이었다는 깨달음을 허락하십니다. 그리고 그 깨달은 자에게 헌신을 요구하십니다.


하늘과 땅을 잇는 일, 우리의 사명입니다. 우리의 일생를 통해 정말 몇가닥이라도 이을 수 있다면 주께서 기뻐 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