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4년 8월


예배안에서 우리는 많은 현상과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 날 많은 교회들이 예배안에 찬양과 경배로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은 그리 낮설지 않은 모습이다. 2주 전에 새들백에서 열리는 워십컨퍼런스를 다녀 왔다. 6월말에는 칼리지 코스타를 섬기고 많은 은혜를 경험하고 그 후에 열린 이 워십컨퍼런스는 나로 하여금 예배와 찬양에 대한 새로운 마음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첫 날 들어가는 순서부터 마지막 모든 순서까지, 한 순간 한 순간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매일 저녁마다 준비되어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찬양팀들이 와서 예배와 콘서트(Festival)로 드려졌다. 전 세계에서 모인 3500여명의 사람들은 이들을 통하여 예배안에 깊숙히 들어갈 수 있는 것을 보았다. 헌데 둘째 날, 기대치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 미국에서 젊은 대학층과 Youth들에게 인기있는 한 밴드의 시간이었다. 미국내에서 앨범을 5백만장이나 판매한 이 밴드를 편의상 J 밴드라고 하자. 개인적으로 나 역시 많이 좋아하고, 기대했던 시간이었다. 둘 째 날 저녁시간, 그리고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잡혀있는 이 J 밴드의 첫 멘트는 이것이었다. “내가 듣기에 너희들이 노래를 좀 한다는 데, 얼마나 하는 지 한번 들어보자”. 순간 고조되었던 분위기는 갑자기 썰렁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왜냐하면 바로 앞 순서에 있던 다른 S 밴드의 멘트가 아직 사람들의 귀에 생생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자리에 선 것이 얼마나 영광인지 모릅니다. 저희는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없습니다. 허나, 오늘 하나님께서 여러분들과 같이 예배드리기 위해서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러한 S밴드의 멘트와 전혀 다른 J 밴드의 첫 멘트는 곧장 회중의 반응으로 이어졌다. 워십컨퍼런스에 참석한 반 이상의 사람들이 순서가 끝나기 전에 나가 버렸던 것이다. 나 역시, 거기 계속 있을 수가 없었다.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곡들, 자기들만 아는 곡들을 연달아서 해 대는 이들에게 이미 겸손한 마음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에게 남아있는 것은 세상에서 보여주는 한 공연뿐이었다. 우연하게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미국인과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날 J 밴드만 유일하게 자기들만의 곡을 불렀던 밴드였다는 것이다. 다른 밴드는 회중들과 함께 하고, 예배를 드리려고 노력했는데, 이 날 이 밴드의 태도는 교만함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사 역을 한다는 것은 때로는 일로서 부담감으로 찾아 올때가 많이 있다. 늘 하는 것이기에 준비하는 것이 뭐가 어렵냐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는 아직도 찬양인도를 하기 전에는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 해야 할 정도로 긴장을 한다. 내 나름대로 예배와 찬양인도를 그만 두어야 할 때라고 할 그 시기는 두 가지 현상을 늘 생각하는데, 하나는 스테이지, 즉 예배를 드리는 무대에 익숙해져서 연예인처럼 행동할 때 나는 예배와 찬양인도를 그만 두어야 하고, 끝나고 나서 짐 정리를 할 때 하기 싫어서 도망다니기 시작할 때 나는 찬양인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내게 처음 예배와 찬양인도를 가르쳐 주신 좋은 선배들은 항상 그 일들을 마다 하지 않으셨다. 예수전도단에 처음 들어갔을 때,찬양인도를 가르쳐 주셨던 고형원선교사님은 늘 허리에 통증이 있음에도 항상 무거운 것을 나르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예배가 끝난 후에도 그 분은 예배를 계속해서 드리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 배안에서 찬양의 역활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많이 있다. 일단 나 자신부터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예배안에서 찬양이란 한 가지의 필요요소이지 절대요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10년이 걸렸었다. 그 전까지 찬양인도자였던 나는 찬양을 인도하면서 가졌었던 모든 자존심이 한 번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어떤 분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순서를 위해서 예배가 존재한다고 믿는 분들이 계신다. 허나, 이러한 착각이 있는 이상 하나님은 온전한 예배를 받으실 수 없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의 예배를 받지 못하신다. 하나님은 겸손한자의 예배를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