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6년 4월

2006 년 코스타에서 자주 들었던 문구 중 하나가 “영적 낭비”이다. 30명이나 되는 많은 강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영적 포텐셜에 비해 일주일 동안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주강의 한번, 또는 강의 몇번에 상담이 전부라는 것이다. 그것도 사례를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비, 가족 등록비까지 책임지고 자비량으로 섬기는 것이다. 언듯 보면 일리가 있는 말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 연변,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달려 오신 강사들의 경우는 거의 10일 가량이 강의 몇 번을 위해 낭비(?)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은 이것을 낭비가 아닌 거룩한 투자로 본다. 사도행전 8:26이하를 보면 주의 천사가 빌립에게 이상한 명령을 내리신다. 명령의 내용은 예루살렘에서 가자로 가는 사막길로 무작정 떠나라는 것이다. 당시 예루살렘 교회는 큰 박해를 받고 있었고, 사도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유대와 사마리아 전 지역으로 흩어졌고, 아직 회심 이전의 사울은 보이는 교회마다 파괴하고 성도들을 붙잡아 감옥에 넘기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제자들의 복음전도 사역은 점점 확장되고 있었으나, 핍박받는 성도들을 위로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은 뜬눈으로 밤을 세워야 하는 예루살렘 교회의 최대의 위기였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사막 길로 무작정 떠나는 것은 시간낭비는 물론, 뻔뻔스러운 도피로 보일 수도 있다. 태풍으로 교회가 침수되어 정신없을 때 교회의 지도자가 갑자기 성령께서 지시하신다고 먼 시골로 떠나는 것과 진배없다. 그러나 빌립은 성령의 음성에 순종했다. 사막 길에서 당시 에디오피아 여왕 밑에서 재정을 담당하는 큰 권세를 지닌 내시를 만나고,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침례까지 주게 된다. 이 내시는 분명 에디오피아에 복음을 전하는 평신도 선교사 역할을 감당했을 것이다. 이를 깃점으로 빌립도 나타나, 카이사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을에서 복음을 전한다. 때때로 우리의 생각은 하나님의 생각에 못미친다. 이사야 55:8,9에서 하나님은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다”고 했다. 코스타에서는 4번의 저녁집회가 있다. 미주에서 경험하기 힘든 천여명의 예배자들이 드리는 감격의 예배의 향연이 매일 저녁 드려진다. 1,000여명이 뛰면서 드리는 열정적인 찬양과 선포되는 복음의 메시지를 상상해보라. 그 안에는 2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직업과 소명, 평신도와 목회자, 교파와 교회, 세대 간의 문화를 초월한 진정한 찬양과 예배의 축제가 드려진다. 다음 세대를 짊어질 진정 천국의 모형 아닌가? 이 예배를 통해 올해도 100여명이 예수님을 영접했고, 200명 넘게 2년 이상 단기선교에 헌신했다. 그뿐이 아니다. 성인 참석자 반이나 되는 500여명의 학생들이 강사들과의 1:1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받는 최고의 상담실이 코스타 내내 운영된다. 우리 인간 편의 ‘낭비’가 하나님 편에서는 엄청난 ‘결실’로 바뀌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유학생들의 영적 부흥을 위해 이처럼 1세대가 자신의 재정과 시간을 낭비하는 나라가 있었는가? 눈물과 땀과 사랑을 투자하는 나라가 있었는가? 자신의 편의와 안락을 포기하고, 아직 복음이 전해지지 않는 미지의 땅을 향해 회중의 5분의 1이 자리를 박차고 무대위로 나아가는 그 장엄한 광경을 상상해보았는가? 2006년 현재 전세계 16개 지역 즉, 남미, 러시아, 남유럽, 북유럽, 토론토, 벤쿠버, 시카고, 인디아나 폴리스, 북경, 상해, 동북차이나, 일본, 대만, 뉴질랜드, 호주, 필리핀에서 이 ‘거룩한 영적 낭비’의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21년 전, 이처럼 말도 안되는 ‘영적 낭비’를 감히 꿈꾸고 이를 실행에 옮겼던 우리의 1세대 영적 선배들이 없었더라면 이런 영적 축제는 지금까지 이땅에 없었을 것이다. 오늘 그분들에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