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윌로우크릭교회?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윌로우크릭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평가는 지나친 감정적 대응 아니면 무비판적인 수용 등 양극단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옥성호의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라는 책에서 이 교회를 전형적인
마케팅교회로 정면 비판했습니다. 여기서 이 책에 대해 비평의 잣대로 반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한 그가 ‘마케팅에 물든 교회’로
규정하는 기준이 ‘부족한 포스트모더니즘 이해’를 근거로 한다는 아쉬움도 크게 반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의 용감한 지적이 최근 윌로우크릭교회와 네트워크
교회들이 그들의 사역 철학과 프로그램에 대해 수년간 연구한 결과를 세상에 발표한 ‘Reveal: Where Are
You?’(2007)라는 책에서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음을 보고 놀랐습니다. 교회가 수많은 재정과 열정을 들여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봉사활동을 잘 만들어(create) 놓으면 회중은 여기에 참여(participate)함으로 성숙해질 것이라는 이 교회의 사역 철학이
회중의 삶의 현장에서는 생각만큼 열매가 없었다는 것으로 밝혀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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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비평의 시각에 대해 두 가지만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이 책(Reveal..)의 의도는 윌
로우크릭교회의 핵심 타겟 회중인 ‘해리와 매리’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은 아니었다는 것입
니다. 즉 이미 크리스천이 된 교회 성도들의 영적 성숙
프로그램에 대한 전략적인 방향전환일
뿐, 이 교회의 존재기반인 구도자예배 사역 자체를 뿌리 채
부인하는 ‘실패’는 아니었다는 것
입니다.
 
두 번째는 안타깝게도 옥 형제의 비판의 목소리에는 30년
목회 현장에서 잃어버린 영혼에 대
한 뜨거운 열정에 사로잡혀 눈물과 피땀흘려가며 회중과
씨름해온 한 탁월한 리더의 헌신적
인 열정에 대한 존경과 격려는 없고, 실수하고 부족한
리더에 대해 비난하는 태도만 배어있
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실수했다”>
한편, 부끄러운
교회의 치부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일급비밀 내부문서를 백일하에 드러낸 윌
로우크릭교회의 핵심 리더십(그렉 허킨스와 콜리 파킨슨)의
결단도 놀라운데, 이 연구 결과에
대한 빌 하이벨스의 반응은 더더욱 존경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이 보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인정했습니다. 작년 리더십
서밋(Leadership Summit)에서 전 세계 교회지도자
수만 명 앞에서 “우리가 실수했다(mistake)”고
겸허하게 고백했습니다. 중년의 자신은 물론
교회를 향한 자명종(wake-up call)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일부 한국 인터넷 언론은 이를 ‘실패’로 보도했는데 지나친
과장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초대형교회 담임 목사가 이러한 고백을
진실되이 할 수 있다는 것, 실수를
인정하며 과거를 지워버리고 근본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윌로우크릭교회의 열린 태도를 보면서
적어도 그동안 이들이 성장을 위해 일부러 마케팅 수법을
이용함으로 거짓된 가설(assumption)
에 물든 비난받아 마땅한 교회가 아니었음을 증명해준다고
확신합니다.
 
<무너지는 구도자와 신자 사이의
벽>

이들은 이미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회중의 변화를 감지하고 예배의 방향을 조정하기 위한
내적 개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2001년부터 이 교회
뉴커뮤니티 워십리더 섬겨온 커트 코필드
(Curt Coffield)에 의하면, 실재로 현재
윌로우크릭교회에서도 ‘구도자 예배’ 참석자들과 주중 ‘신
자들의 예배’ 참석자들 사이의 벽이 차츰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참석하는 회중의 분포도가 바뀌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즉 교회에 대한 실망과 상처가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 구도자에서 교회에 대해 아무런
저항감이 없는 포스트 베이비부머 세대 구도자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변화에 따라
윌로우크릭의 예배 정책이 향후 수년간 어떤 형식으로 바뀔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

 
이처럼 포스트모던 사회 속에서 예배 회중의 구성원을 말할
때, 우리의 회중 스펙트럼은 과거와는 명백하게 달라져야 합니다. “온전한 예배는 온전한
신자만이 가능하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비신자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구호는 복음전도를 가로막는 말로써 위험수위가 높습니다.

 
성경 어디에서도 이들이 절대로 예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예배당 문 앞에서 저지하라는 구절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모겐달러(Morgenthaler), 던(Dawn), 올슨(M. Olson), 웨버(R. Webber) 암스트롱(R. Armstrong) 등 많은
예배학자들이 ‘진정성 있는 예배에 비교인들이 더욱 관심을 갖는다’는 의견을 지지합니다.

 
이유정 목사(한빛지구촌교회 예배 디렉터,
좋은씨앗(C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