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6년 11월


고요속의 경외감


Nancy Beach가 쓴 An Hour on Sunday라는 책에서 가슴 깊이 다가온 구절이 있습니다. 현대의 대중은 하루 종일 온갖 소음과 정보로부터 폭격을 받습니다. 핸드폰, PDA, e-mail, voice mail, 멀티미디어 게임, home theater 등 테크놀로지의 폭발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그들의 대다수가 일주일 내내 영혼의 고요를 경험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현대인들이 교회에 왔을 때 그들은 현대의 현란한 문화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찾을 수 없는 고요속의 경외감을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Nancy Beach는 미국 중부지역 시카고에 있는 윌로우크릭교회의 program director 즉, 예배사역의 총 책임자입니다. 윌로우크릭교회는 어떤 교회입니까? 한국의 보수주의 교회에 비쳐진 이 교회의 모습은 세속적인 문화와 감각, 록 음악, 일반 비즈니스 마케팅 기법을 교회 안에 수용하여 성공한 모델케이스입니다. 그러나 실제 이 교회의 예배 담당 디렉터가 추구하는 예배철학은 ‘고요’이었습니다. 비록 현대적인 음악과 드라마 영상 기법을 사용하여 최첨단 멀티미디어가 동원된 예배를 디자인하고 있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예배 원리는 ‘고요속의 경외감’입니다.


한 동안 한국교회는 윌로우크릭교회가 모델이 된 구도자 예배(seeker service)에 대한 열띤 공방전이 있었습니다. 소위 ‘열린 예배’입니다. 과연 이러한 형식의 예배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비난과 수용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형식 안에 있는 원리를 파악하는 데는 그다지 많은 노력을 들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외형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정죄의식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놀라운 영적인 축복을 놓치게 됩니다.


삶에서 출발


주 일 예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고요속의 경외감은 워십리더의 개인적인 삶에서 출발합니다. 워십리더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자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않는 자는 결코 하나님을 예배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하나님의 마음을 모르면서 어떻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예배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고 어떻게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겠습니까?


요한복음에 보면 예수님께서 혼자 산으로 떠나시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저희가 와서 자기를 억지로 잡아 임금 삼으려는 줄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가시니라” (요 6:15)


(Jesus, knowing that they intended to come and make him king by force, withdrew again to a mountain by himself)


예수님은 청중의 인기나 대중의 잘못된 의도를 의식했을 때 곧 바로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셨습니다.


예 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이 세상 왕이 되는 것이 아님을 주님을 너무나 잘 아셨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묵상하셨습니다.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셨습니다.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의 목적을 정리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으시고 앞으로 나아가셨습니다.


능력을 위한 골방


워 십리더는 물론 모든 예배사역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세상의 인기와 명예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하나님만을 향한 추구를 계속하는 삶입니다. 이것은 조용한 묵상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세상의 떠들썩함에는 너무나 많은 때가 묻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교회에서 일주일에 한번 온 성도가 모여 드리는 축제의 예배도 사역이 필요로 한 곳입니다. 그곳은 능력이 필요로 한 곳입니다. 그러나 그곳은 사역을 위한 영적인 재충전의 장소는 아닙니다.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고요함과 창조적인 시간이 부족합니다.


세 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골방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알면서 잘 안 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알아도, 그것이 진리임을 인정해도 안 되는 사람은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에 자신을 쏟지 않기 때문입니다. 워십리더는 그 무엇보다 더 임금 삼으려는 세상의 가치관과 성공의 방식, 자기 나르시스적인 문화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홀로 묵상의 산으로 떠나는 단호함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삶이 있는 워십리더에 의해 디자인되고 인도되는 주일예배는 실재로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살아있는 예배가 될 것이고, 성도들은 고요속의 경외감으로 충만한 예배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