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새해가 벌써 3주째이다. 바뀐 것은 숫자 하나뿐이지만, 사람들은 모든 것에 대해 새로움을 기대한다. 시인 겸향 이병한은 새해의 의미를 말하면서 지난해를 옛 것으로 규정하는 자에게만 새해가 된다고 했다. 옛 것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더 이상 옛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사야서 43장 18,19절에서 하나님은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정녕히 내가 광야에 길과 사막에 강을 내리라” 말씀 하셨다. 숫자 하나에도 과도한 새 일을 기대하는데 하물며 하나님의 강한 의지가 표출된 약속의 말씀 앞에 잠잠할 수 있겠는가!

이사야서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몇 가지 단계를 가르쳐준다. 첫 단계는 과거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라고 했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두운 기억, 슬픔, 실패, 상처, 쓴 뿌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자아, 이것이 죄성을 지닌 인간의 적나라한 실체이다. 이러한 인간의 연약함을 이해하시고, 하나님은 아예 과거를 잊으라고 반복해서 명하신다. 과거에 붙들려 있으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조차 없다. 새 일은 새 터전에서 해야 한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와 부대를 버리게 되리라 오직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느니라 하시니라.”(막 2:22) 낡은 과거에 연연하면 제 아무리 큰 비전과 새 일을 꿈꾸더라도 결국 실패하고 만다.

둘째 단계는 새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길이다. 하나님께서 명하신다. “보라!” 하나님은 명령만 하지 않으셨다. 공수표를 남발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한 번 말씀하시면 절대자의 무한하신 의지를 사용해 반드시 이루는 분이시다.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v19) 이 땅에서 새 일을 이룰 수 있는 존재는 하나님 한 분이시다. 그 외의 모든 것은 진정한 의미의 새것이 아니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는 새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전 1:9-10)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다. 우주 만물을 만드신 창조주이시다. 광야에서 길을 내시고, 사막에서 강을 내시는 분이시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분이시다. 위대한 선교사인 허드슨 테일러가 말했다. “나는 하나님께서 모든 위대한 일을 이루시는데 3가지 단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첫째는 불가능한 단계, 둘째는 어려운 단계, 마지막으로 가능케 하신다.” 당신의 삶에 광야가 있는가? 하나님은 그곳에 길을 내실 수 있는 분이시다. 사막이 존재하는가? 하나님은 그곳에 강이 흘러넘치게 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마지막으로 그것을 누리는 단계이다. 43장 20절은 말한다. “내 백성, 나의 택한 자로 마시게 할 것임이라.” 하나님께서 새 일을 행하시는 이유는 하나님 자신만 누리고 즐기시려는 것이 아니다. 그분은 이미 모든 것에 충만하시다. 물을 내시고 강을 만드시고, 홍해를 가르시고, 바위에서 물이 솟는 기적을 베푸시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그것을 누리게 하시기 위함이다.

하나님은 죄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를 새로운 피조물로 구속하신 구속주이시다. 이것이 기적이다. 세상에 수많은 기적이 있지만 기적 중의 기적은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그 존재, 가치, 신분 모든 것이 옛 사람에서 새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

올 한해도 광야 같은 삶에 길을 내고, 사막 같은 인생에 강을 만드시는 하나님을 기대하자. 쓰라린 과거를 잊고, 새로운 변화를 풍성하게 누리는 독자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이유정(한빛지구촌교회 예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