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자리에는 항상 어두움의 도전이 있습니다. 지난 2007년 가을 LA지역 침례교회협의회 주최로 진행된 좋은씨앗, 조재옥
찬양 간증집회 때 있었던 그 도전의 현장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 집회는 남침례교단 소속 LA지역 중소형 교회 중심으로 한 달에 1회씩
함께 모여 서로 교제도 하고, 집회도 갖는 작은 교회 연합행사입니다.

당시 저희 교회에서 진행되던 90일 작정 새벽기도회가
체질화되었는지 이날 새벽부터 눈이 떠졌습니다. 한빛지구촌교회를 위해, 그리고 이날 저녁집회를 위해 기도를 하는데 ‘습관적인 근심과 염려에 대한
짐’을 내려놓으라는 메시지가 자꾸 떠올라 이 부분을 놓고 묵상하며, 중보 했습니다.

이날 스케줄은 제 의도와 상관없이
빡빡했습니다. 아침부터 시작하여 오후 4시에나 끝난 방송국 인터뷰, LA중앙일보 인터뷰, 식사 교제 등으로 사알짝 지쳐 있었는데, 집회 장소인
예닯교회까지 이동하는데 우여곡절을 겪으며 차 속에서 3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마음도 육체도 지칠 대로 지쳐있는 상태로
도착하자마자 음향 셋업과 찬양팀 연습을 시작했는데, 잇따른 음향 시스템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며, 식사도 못한 채로 집회 시작 시간에 가까스로
연습을 마쳤습니다.

이날 저녁 집회를 실패케 하려는 영적인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이 상태에서
2시간짜리 집회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보였습니다. 찬양팀과 함께 밖으로 나와서 기도했습니다. 모든 환경과 상황을 초월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기도를 짧지만 뜨겁게 올려 드렸습니다.

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8개의 지역 교회에서 오신 담임 목회자들과 성도들
150여명이 모였습니다. “이날 집회가 시작되기까지 여러분이 어떠한 마음으로 이곳에 도착했는지 모르겠지만 하나님의 특별하신 계획이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밤 모임을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쁘게 시작합시다.” 말을 던진 순간 나도 모르는 힘이 솟구쳤습니다.

뜨거운 찬양과 간증이 이어졌고, 와이프의 간증과 찬양 “아침안개 눈앞 가리듯”에 이어 제가 예수님 만난 간증을 하면서 찬송가
455장을 함께 부르는데, 갑자기 오열이 터졌습니다. 성령님께서 회중의 마음을 만지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아팠습니다. 찬양을 마치면서 예정에 없었던 통성기도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새벽부터 하나님께서 기도시키셨던 바로 그 부분을
회중에게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마음에 있는 모든 짐을 십자가 아래 내려놓으십시오.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
인생에서 관계의 짐, 미움의 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짐, 습관적인 근심, 부정적인 생각들, 비교의식, 남을 비교하고, 비판하는 생각들을
예수의 십자가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성령의 강력한 임재 가운데 회중은 눈물 바다가 되었습니다. 뜨거운 기도의 열기 속에 이곳에
모인 심령들의 아픔, 고통, 죄로 인한 탄식들이 마치 제 고통처럼 느껴졌습니다. 눈물 콧물 쏟으며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께서 치유하시고,
회복하시는 은혜가 가득했습니다.

이후 주님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고, 서로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모인 회중을 확인해보니
Junior high school부터 노년층까지 1세와 1.5세, 2세가 모두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말에 익숙치 않은 2세들도
있었습니다. 세대와 언어를 초원해서 1세가 1.5, 2세가 서로를 향해 축복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시간에 이어 이날 오신 목회자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통해 8개의 교회가 사랑으로 하나 되는 감격스런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지칠 대로 지쳐있던 저와 아내를 통해 하나님께서 은혜를 쏟아
부으셨습니다. 어떻게 집회를 마쳤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100%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입니다.

집회를 마치고 2세 여학생 한 명이
다가왔습니다. 자신은 솔직히 무슨 말인지 100%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성령께서 마음을 touch하셔서 큰 은혜를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언어를
초월해서 역사하신 성령님께 감사했습니다. 이후 이날 일어났던 간증들을 계속 듣게 되었습니다. 큰 기대감 없이 참석했다가 강력한 하나님의 음성과
함께 회개, 치유, 회복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목회자들 간에 껄끄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이날 성령께서 touch하셔서 회복된 일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으시는 부흥의 전조에는 항상 공중 권세 잡은 영(엡 2:2)과의 싸움이 있습니다. 내 삶에 짙은 어두움이
있을수록 하나님은 바로 그곳에 부흥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약한 자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