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OSTA 서평


예배당 중심의 기독교를 탈피하라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 책과의 만남을 통해 내 안의 속사람이 바뀌어질 수 있고, 그래서 주님과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바뀐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완악하고 강퍅한 나를 달래고, 어르고, 때로는 윽박질러가며 내 자신을 설득하는 일이 우리 크리스찬의 일상사라면, 좋은 신앙서적과의 만남은 이 험난한 과정을 훨씬 순탄하게 만든다.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팽동국형제의 뒤를 이어 이코스타의 서평을 맡게 되었다. 이 서평(또는 책소개)가 우리의 고정관념들을 파하고,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 통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10월에 고른 책은 “예배당 중심의 기독교를 탈피하라”(송인규저, IVP출판) 이다. 코스탄이라면 아마 꼭 한번쯤은 숙독할 만한 책이다. 책 제목이 암시하 듯 저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기독청년들에게 한국 기독교가 넘어야할 숙제와 아울러 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책의 서술 방식이다.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내용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전개해 나간다. 주인공은 문희만 전도사 (그의 정체가 후반부에 드러난다) 와 그와 함께 소그룹 모임을 하고 있는 대학촌 사람들이다. 문희만 전도사의 목소리를 빌어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선 ‘개념의 확장’이다. 문희만 전도사의 강의를 통해 이 책은 우리에게 세상, 선교, 사명, 교회, 예배, 일, 소명 등의 개념들을 ‘현장 중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교를 살펴보자. 선교의 개념도 확장되어야 한다. 미전도 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님들 만이 선교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아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을 나에게 적용할때 내가 선 곳은 “땅끝”이 되며, 나는 선교사요 보냄 받은 사명자가 된다. 이런 개념 확장과 깨달음을 통해 저자가 의도하는 것은 결국 복음의 내면화이다. 여기서 잠시 문희만 전도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내면화란 외적 원리를 자신의 인격과 삶에 받아드림으로써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처음에는 의식화 작업이 요구되지요.”


이렇게 복음의 내면화 작업을 한 이후에 한국 기독청년에게 주어진 ‘외면화’의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세상 속에서 변질되지 않는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일이다. 어떻게 이 험한 세상에서 빛으로 소금으로 살 것인가? 저자는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모델을 제시한다. ‘침투조’ 모델이다 – “우리는 세상 속으로 침투해 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죠….우리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의 죄악되고 세속적이며 사단적인 요소들을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정화시켜 보겠다는 변혁적이상의 추구자들 입니다.” 이는 문희만 전도사의 말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우리가 사는 사회는 불완전하다. 우리가 속한 믿음의 공동체(교회, 소그룹,찬양모임등) 역시 그러하다. 이런 불완전한 상황에서 ‘완전’이신 주님을 지향하는 몫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내면화된 개념을 외면화하기 위해 몸부림칠 때 우리의 속사람은 나날이 강건해지지 않을까 싶다.


사족 1: 도대체 문희만 전도사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의 정체를 풀어나가는 열쇠들(이메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추적하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이다.


사족2: 이 책과 흐름을 같이 하는 책들을 소개한다면 이승장목사와 이재철 목사의 책들이 되겠다. “다윗: 왕이 된 하나님의 종”, “새로 쓴 성서한국을 꿈꾼다”, “참으로 신실하게”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