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OSTA 서평


마틴 로이드-존스의 <십자가>


우리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나 추석처럼 이스라엘의 절기도 월력(月歷)을 따르기 때문에 매년 약간의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3월은 우리 기독교 신자들에게 있어서 보통 사순절 기간이고,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던 마지막 주간을 기념하는 고난주간과, 사흘 뒤에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날을 기념하는 부활절이 있는 달이다. 부활절을 기준으로 해서 일요일을 제외한 40일, 즉 4 순(旬)을 역으로 계산하면 수요일인데, 이 수요일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 하며 올해는 양력으로 2월 13일이 바로 재의 수요일이었다. 재의 수요일에서 시작되는 사순절과 사순절의 마지막 주간인 고난주간과 부활절은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과는 달리 오직 주님의 십자가의 구속과 부활하심을 믿는 신자들만이 지키는 절기라는 점에서 어쩌면 우리 기독신자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절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사순절과 고난주간, 부활절이 있는 이 3월의 양서로 마틴 로이드 존스의 <십자가>를 정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설교자로 알려져 있는 이 분이 갈라디아서 6:14절 말씀인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라는 한 구절을 가지고 9번에 걸쳐 강해 설교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으로, 강해 설교의 진미를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십자가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이해를 통해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게 해 준다. 또 다른 십자가에 대해 잘 알려진 책인 존 스타트 목사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체계적이고 학술적이며 그래서 사색하게 되는 반면에, 마틴로이드 존스 목사의 <십자가>는 설교를 옮긴 글이기에 간결하면서도 아주 힘있고 감동적이며 깊이가 있는 책이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책들을 읽다보면 늘 나 자신의 경박함과 천박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동시에, 말씀의 깊이와 능력으로 마음이 뜨거워지고 하나님에 대한 열정들이 되살아나며, 완벽한 복음의 위대함에 감복하게 되는데, 이 <십자가>를 통해서도 역시 내 자신이 얼마나 피상적으로 예수님과 십자가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으며 십자가가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이며 성부 성자 성령의 완벽한 지혜의 작품이었는지를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었다. 십자가를 통해 기독교와 복음의 진수를 아주 깊이 있게 각 장마다 말씀하시는데, 세상과 자기 진단,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평강, 구속과 자유, 새로운 피조물, 그리고 심지어 사탄의 존재와 능력과 십자가와의 관계까지도 다룬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거의 매 장마다 여러 적절한 찬송시를 싣는데 때로는 우리가 늘 부르던 찬송가의 가사를 다시 한번 깊이 묵상하는 계기도 갖게 될 되었다.


아무쪼록 이 번 한 달 사순절을 맞아서 십자가를 더 깊이 묵상하며, 묵상 중에 강권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십자가를 지식적으로 뿐만 아니라 동시에 경험적으로도 깊이 알게 되어, 자랑할 것은 십자가밖에 없다는 귀한 고백들이 나와 이 글을 읽는 우리 이코스타 독자들에게 있기를 기도하며 이 책,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십자가>를 추천한다. 더불어 기회가 되면 존 스타트 목사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도 함께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