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KOSTA/USA 오전 주제강의를 맡아주셨던 손희영 목사님. ‘영광’이란 단어는 ‘무게’라고 했는데, 이번 코스타의 오전 주제강의는 유난히도 ‘무게’있게 느껴졌다. 그런 강의를 해 주신 손희영 목사를 eKOSTA가 만났다. eKOSTA: 코스탄들에게 자신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손희영: 저는 손희영 목사입니다. 현재 플로리다 게인스빌 한인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1949년 생이고요,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eKOSTA: 코스타는 처음이시지요?
손희영: 아니예요. 1990년에 코스타에 한번 참석했었습니다. 그 때는 동부와 서부에 나누어서 코스타가 열렸었는데요, 저는 서부지역 코스타에서 세미나 강의를 했었습니다. 강의 내용은 기독교 세계관과 하나님 나라를 묶어서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eKOSTA: 코스탄들에게 목사님께서 사시는 게인스빌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손희영: 게인스빌은 올랜도에서 120마일 북부에 위치한 플로리다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이 곳에 University of Florida가 있어서, 한인 학생이 4 500명 정도가 있고요 교민도 제법 있는 편입니다. 살기에 좋고, 학교 학비가 비교적 싼 편이어서 많은 한국 분들이 계십니다.


eKOSTA: 원래 의대 교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목회를 하시게 된 계기나 동기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손희영: 예. 말씀하신대로 저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내과전문의로써 모교에서 교수를 했었습니다. 1983년인가, 처음에는 선교사로 나가려고 했었는데, 어쩐 일인지 그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의과대학 부교수가 되기 위한 필수과정의 하나로 텍사스에 공부를 하러 왔다가 목회의 길을 가기로 결정 했었습니다. 그냥 어려서부터 ‘언젠가는 목사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된 것 같아요.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 결단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삼십대 후반 텍사스에 있으면서 결정을 하게 되었지요.


eKOSTA: 이번 코스타를 통해서 코스탄들에게 전달하시고자 하는 중심 주제는 어떤 것이었나요?
손희영: 한국교회의 성도들은 종교적으로는 참 열심이지만, 세상에 들어가면 그냥 그 세상의 가치를 따라가는 것 같아요. 교회가 세상을 가르쳐야 하는데, 사실은 세상이 교회에 너무 큰 영향을 주는 것 같고요. 그 대표적인 것이 물질주의와 성공주의라고 생각해서, 그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려고 했습니다. 또한 초월성에 대해서는 ‘신비주의’가 아닌 진정한 기독교의 초월성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했고요. 그리고는 그 물질주의나 모든 문제의 근본이 자기 중심적인 개인적인 풍조이므로, 그런 이기적인 풍토가 얼마나 성경적으로 잘못 되었는가 하는 점을 다루려고 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직업이나 가정, 사회생활에서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를 다루려고 했고요.
사실 유학생들이 외국에 나와서 공부하는 진정한 이유가 ‘잘 먹고 잘 살자’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가능성이 있는 유학생들에게 물질주의와 성공주의에 대한 경고를 하고 싶었습니다.


eKOSTA: 목사님께서는 청년의 때에 어떤 말씀의 훈련을 받으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손희영: 제가 의과대학을 다닐 때가 1970년 대였는데요, 그 때sms CCC나 IVF같은 선교단체가 참 활발할 때였지요. 하지만 저는 선교단체나 지역교회에서 훈련을 받지는 못했고요, 군대에서 영적 체험을 하고, 그 후 30대 초반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성서유니온에서 나온 ‘매일성경’이라는 교재를 가지고 윤종하 총무님과 교제했었습니다. 그 시절이 제게는 정말 귀한 시간이었고요. 그리고, 그 때나 지금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독서입니다. 그 당시에도 생명의 말씀사를 들러서 늘 신간을 사서 읽었고, 지금도 꾸준히 책을 읽는 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희 교회에는 성도들의 독서생활을 돕기 위해 큰 도서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eKOSTA: 성서유니온의 윤종하 총무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다고 하셨는데, 에스라 성서연구원을 통해서인가요?
손희영: 그때는 에스라 성서연구원이 생기지 전이었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따라 다니면서 배웠지요. 어떻게 보면 윤종하 총무님이 제 일차적 스승이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eKOSTA: 윤종하 총무와의 관계를 듣고보니, 목사님의 설교의 방향성이 좀 더 쉽게 이해가 되는 것 같네요. 그런데 반면에 질문이 하나 드는데요, 목사님께서 가지고 계신 교회관이 윤종하 총무와는 비슷하신가요? 아니면 다르신가요?
손희영: 윤종하 총무니께 기본적인 성서 신학적인 것은 많이 배웠습니다만, 윤종하 총무님이 가지신 교회관과 제 교회관은 사뭇 다릅니다. 윤 총무님은 제가 목회자가 되기를 원치 않으셨지만, 저는 좋은 설교자가 되기를 늘 원하고 있었고요. 1983년인가, 퇴근 길에 한 영국의 목회자의 설교를 들으면서 ‘저렇게 설교할 수 있다면 일년만 설교하고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요. 그렇게 지내다가 미국 텍사스에 와서 마흔이 다 되어서 신학을 공부했지만, 윤종하 총무님과 공부했던 것 때문에 기초가 많이 놓인 상태에서 쉽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구나 아까도 말씀 드린대로 양서들을 계속 읽은 것도 많이 도움이 되었고요.


eKOSTA: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들께 공통적으로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들 중의 하나가, 책의 저자 중의 몇 명을 영적 멘토로 여기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목사님께서는 특별히 자신의 영적멘토로 따르시는 저자가 계신가요?
손희영: 한두 분이 아니신데… 예를 들어 기도에 관해서는 대천덕 신부님이 제 멘토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대천덕 신부님께서 한국에서 제가 인도하던 기도모임에 가끔 오셔서 기도를 인도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곤 하셨죠. 책의 저자들 중에서 보자면, 존 스토트 목사같은 분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특히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책은 정말 좋아합니다. 예전에 일본에 공부하러 갔을 때,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로마서 강해 5장을 읽는 동안,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너무 감격해서 호텔방에서 무릎을 꿇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이 어떻게 이런 설교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리고는 최근까지 제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분은 유진 피터슨 목사, 카톨릭의 브레넌 매닝이나 헨리 나우엔 신부가 계시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카톨릭의 영성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한국에서 본다면, 정근두, 김남준, 박영선 목사같은 설교가들을 좋아합니다.


eKOSTA: John Piper나 그가 이야기하는 청교도쪽의 영향을 많이 받지는 않으셨나요?
손희영: 물론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도 청교도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고, 저도 조나단 에드워드의 책도 읽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교도에 대한 관심은 조금 지나치면 율법주의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꼭 그럴 필요까지 있나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KOSTA: 저희에게는 손희영 목사님께서 마틴로이드 존스 목사님같은 귀한 설교를 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손희영: 무슨 말씀을요.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께서 정말이지 누가 되는 말씀이네요.


eKOSTA: 목사님께서 눈이 많이 아프시지만, 그래도 책은 꾸준히 보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시는 목사님으로 계시려면, 교인들을 챙기는 목양의 부분을 약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손희영: 교인들을 직접 섬기는 목양이 정말 귀하기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진정으로 성도들을 섬기는 것은 말씀으로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의사여서도 그렇지만, 저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은 제 천성 중의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로 뛰면서 섬기는 것보다는 말씀 연구를 많이 해서 건강한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진정으로 성도를 위한 목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의견으로는, 목회는 사역이라기 보다는 저 자신이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깨닫고 성장하는 과정의 부산물이라고 여기는 면이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목회의 소명적 측면에서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목회를 일로 보기보다는 제 삶의 일부로 여기고 있습니다.


eKOSTA: 책은 꾸준히 읽고 계시다고 하셨는데요, 목사님께서 책을 선택하시는 특별한 기준이 있으신지요?
손희영: 뭐 특별한 객관적인 기준은 없고요, 제가 신간을 보면서 선택하지요. 저희 교회에서는 책 선택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책 목록을 코스탄들에게 공개하면 좋을 것 같네요.


eKOSTA: 그 책 목록을 코스탄들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