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상담실에서는 많은 코스탄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가상의 코스탄과 멘토와의 대화를 통해 풀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곳에 실린 의견은 멘토님 개인의 의견이며 코스타와 소식기관의 의견은 아닙니다.

진로 및 직장생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너무 제 적성과 맞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그렇다고 갑작스레 그만둘 수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 처하기 전에 제대로된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같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신앙적 조언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진로에 대해서 상담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 그런 선택이 가능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같습니다. 일을 시작한 이후 너무 적성에 안 맞아서 괴롭지만 그렇다고 다른 일을 찾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인으로 지혜롭게 행동하는게 뭘 의미할까요. 직장을 적성에 맞추어 찾는다는 말은 그 자체로는 심각한 문제이겠지만,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을 여유가 없는 냉혹한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낭만적인 관념으로 들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일(노동)은 하나님이 창조세계가운데 저희에게 주신 축복이지만, 죄로 인해 왜곡된 세상속에서는 저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실제적으로 고민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것이 됩니다. 더구나 노동이 생존에 위협을 주는 현장이 되어버릴 때 저희는 당황하고 불안하게 되며 또 세상에 편승하는 연약한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노동 그 자체가 신성하고 또 소명이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노동의 현장에는 정작 저희 영혼을 병들게 하고 가치관을 비트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거대한 힘이 또아리를 틀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적성에 맞는다 안 맞는다하는 조금은 개인적인 고민과 갈등을 조금 더 거시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우리의 직장은 왜곡된 이 세상에서 여전히 신음하는 인생들을 향한 예수님의 탄식이 있는 곳입니다. 우리의 직장은 또한  예수님을 닮아 새로 태어난 저희 그리스도인이 예수님과 함께 탄식 (기도)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그루터기 씨가 그런 탄식 가운데서 자라나는 곳이 되기를 도모하는 신실함으로 살아가야 할 하나님의 거룩한 땅입니다. 여기에는 직장에서의 어려움을 이겨나갈 용기가 필요한데요, 이 용기, 세상을 살아가는 용기는 세상권세를 세상권세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거스리고 이기신 예수님의 방법과 능력, 즉 샬롬에서 온다고 봅니다. 이 예수님의 방법과 능력, 샬롬이 저희에게 이 세상을 이기는 용기를 줄 것을 기도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평화, 세상을 이기신 용기의 가시적인 결과는 십자가 처형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평화, 세상을 이기는 힘, 여기에 신앙인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개인적인 적성때문에 하는 고민이 심각하실 때, 또는 직장에서 여러가지 옳지 않아 보이는 일들을 인해 어려우실때, 그 고민을 통해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한 일군으로 소망가운데 살아가도록  성령님의 도우심이 있으시기를 빕니다.


직업/진로의 선택에 적성을 고려하는 것은 상식적이긴 하지만 (그래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난 왜 적성이 맞지 않는 직장을 택해서 이고생일까 라는 고민은 어떻게 보면 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성과 무관한 직장에서 견뎌내며 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인간적인 능력부족의 문제는 정말 고민이 됩니다. 우리는 전 인생을 걸쳐 능력을 극대화 하고 탁월해야만 성공이라는 인생관을 주입받아 왔거든요. 성경에 ‘크게 되어라’ ‘큰 꿈을 꾸어라’라는 명령이 없는데도 청년들을 위한 많은 조언들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청년들을 선동하기도 합니다. 성경에 쓰여진 ‘크게 될 것이다’라는 것은 약속이지 명령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무슨 약속인가 하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사는 삶에 대한 약속입니다.  직업/진로/배우자 선택이 저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긴 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A냐 B 냐 하는 것보다는 A 나 B 를 선택하는 나 자신의 가치관을 보시는 하나님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직업/진로 선택 (심지어 배우자 선택까지도 포함해서)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성경적 가치관이거든요. 마치 아이가 성숙한 성인이 되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게 되면 그 선택을 하도록 허락해 주시며 기뻐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하나님이십니다. 제가 읽은 책에 공감이 되는 이런 말이 있더군요 “믿음이 모든 문제를 분명하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믿음은 확실성이 아닌 신뢰의 문제이다.” 세상적인 능력의 탁월함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부산물로 보아야 능력과 그 결과만 원하는 무리함으로 인한 인생의 어려움과 갈등되는 마음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동록 박사, 2지역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