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뉴스앤조이의 코스타관련 기사입니다.
원문은 http://www.newsnjoy.us/news/articleView.html?idxno=850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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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가 일회성 수련회 한계 탈피하려면’
우종학 박사, “현장의 고민 담지 않으면 복음 왜곡될 수도”
2008년 07월 08일 (화) 13:10:54     박지호 ( simpro )      

” 최근 통계를 볼 때 매년 70% 정도가 코스타에 처음 참석하는 사람들이다. 풀어 말하면 70%는 코스타에 다시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코스타는 ‘한 번으로 만족되는 수양회’, ‘혹은 매년 똑같은 수양회’라는 것이다. 나는 코스타가 복음 전도 집회만으로 구성된다 하더라도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코스타가 복음 전도 집회만을 위한 수양회라면 나는 한 번 이상 가지는 않겠다.”

“화끈한 영적 샤워로 끝나버리는, 한 번 참석으로도 다 소화해낼 수 있는 내용의 수양회라면 말이다. 그러나 코스타의 목표가 복음화 된 유학생에게 기독교 세계관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학문 연구와 신앙생활을 격려할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삶의 현장에서 선교적인 활동과 봉사의 삶을 살게 하는 것이라면 일주일의 수양회를 통해서 이 목표의 성취가 어떻게 가능한지 평가해야 한다.…” (우종학 박사가 2001년에 쓴 ‘내가 본 코스타’ 중에서)

          
 
      ▲ 우종학 박사는 “삶의 각 영역에 대한 고민이 담겨지지 않으면 복음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며 “비록 코스타 수양회의 초점이 다른 곳에 있더라도 현장의 문제와 세계관의 훈련을 지속해서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년 코스타에 처음 참석했던 우종학 박사가 코스타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해내며 내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당시 그는 수련회 직후 “다시는 코스타에 오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만일 코스타가 복음 전도 집회만을 하는 수양회라면 나는 한 번 이상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그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간사로 그리고 강사로 코스타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생각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코스타가 변한 것일까.
 
우종학 박사는 예일대학에서 천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의 물리학과에서 거대 블랙홀을 연구하고 있다. 1999년에 미국으로 건너와 코스타와는 2000년 처음 인연을 맺었고, 그해 가을부터 티엠(task-major의 약자 : 신앙과 전공의 통합의 일환으로 만든 사역) 사역을 맡아서 간사로 활동했다.
 
“처음 코스타에 참석했을 때 기대가 컸다. 대학원생 수련회라면 이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나름대로의 기대감이 있었는데 여지없이 깨졌다. 그저 대학생 선교단체 수련회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나는 코스타에 다시 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웃음) 주제가 개인 영성에 한정되어 있었고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든가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기독교적 세계관에 맞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당시 조장이었던 우 박사는 조장 평가회에 참석해 “대학원생들이 모이는 모임인데 왜 교회 부흥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느냐? 삶의 현장에서 활동할 전문인들이 모이는 코스타는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하나님나라 운동을 만들어 갈 유일한 기회일 수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코스타를 떠났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 박사가 내뱉은 쓴소리가 계기가 되어 우 박사는 코스타 사역에 동참하게 되었다. 코스타는 우 박사에게 간사로 사역할 것을 제안했고, 우 박사는 코스타가 하나님나라 운동의 장으로서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그는 스스로 고민했던 부분들을 코스타에 담아내는 시도를 했다. 실제로 우 박사가 사역을 시작한 시점부터 코스타에 몇 가지 작은 변화가 생겼다. 그 중 하나가 전공 분야별로 깊은 차원의 논의와 운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티엠(task-major의 약자)이라는 사역의 등장이다.
 
“코스타 사역의 초창기부터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전공과 직업의 영역에서 어떻게 전문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왔다. 그 전에도 전공별 모임이 있었지만 더 강화된 의미에서 티엠 코스타 사역이 시작되었다. 삶의 각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되심을 인정하면서 세상의 가치와 질서에 부합하지 않고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게 유학생들을 준비시키고 돕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실패한 것 같다.(웃음)”
 
이번 2008년 프로그램에도 티엠 세미나가 한 순서를 차지하고 있긴 했지만 시간 할애나 참석자의 숫자를 감안해볼 때 우 박사가 소망했던 그림보다는 기능이 축소된 셈이다. 우 박사는 이를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를 물었다.  

“코스타 수양회 자체가 전도와 선교 그리고 부흥 집회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 온 코스타 수양회는 한마디로 ‘복음 전도, 선교 동원, 부흥  집회’였다. 어쩌면 그것은 유학생들의 필요에 의해 생긴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실제로 매년 참석자의 약 10% 정도가 복음을 받아들여 예수님을 영접하고, 약 10%정도가 타문화권 선교에 헌신한다. 그리고 더 많은 참석자들이 헌신을 다시 결단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그 다음 단계에 해당하는 ‘그러면 각 전문 영역에서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 살 것인가’의 문제에 무게를 두기가 어렵다. 작년부터 강사로 코스타에 참석하면서 다른 강사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느꼈다. 특히 현장에서 전문인으로 활동하는 강사들은 코스타가 뭔가 다른 것들을 공급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현장의 문제가 더 담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염려를 갖고 있다. 이 한계는 코스타가 어쩔 수 없이 지고가야 하는 짐이 아닌가 싶다.”

우 박사는 코스타의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위한 고민의 장으로서의 역할에는 실패했다고 평가했지만 코스타를 통해서 많은 유학생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영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며 코스타의 순기능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미국에서 유학생들이 처해있는 영적 지형도를 보면 코스타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미국 전역에 흩어진 한인 교회들의 상황은 더없이 열악하다. 오랫동안 영적 갈급함에 굶주리던 학생들이 십여 시간씩 운전을 해서, 혹은 어려운 경제적 형편에도 불구하고 주머니를 털어 회비를 내고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코스타로 모여든다. 고독과 상처의 문제로 패잔병처럼 코스타에 왔다가 복음으로 치유되고 회복되는 것을 보는 일은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코스타 참석자들이 처한 현실을 들여다볼 때 코스타의 이런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역 교회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코스타가 그 일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랄까. 안타깝지만 유학생들의 영적 필요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횡이다.”
 
코스타는 2005년에 20주년을 맞으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더 이상 유학생과 비유학생의 구분이 불분명해졌고,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유학생들도 전부 한국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에 코스타는 섬겨야 할 대상을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새롭게 정의하고, 시대에 맞는 섬김을 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그는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코스타의 핵심가치가 희석될 순 있겠지만, 하나님나라라는 큰 흐름에서는 볼 때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20주년을 맞으면서 코스타가 추구했던 ‘민족’, ‘조국’이라는 개념이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확장되었다. 예전에는 유학 생활을 마치고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조국과 민족을 섬기라는 측면의 강조가 의미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이 미국에 남게 되고 해외로 뻗어나가면서 민족과 조국이라는 영역으로 한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고 이제는 유학생뿐만 아니라 청년들도 사역의 대상에 담게 되었다. 물론 코스타의 사역 대상이 넓어졌다는 점 때문에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가치는 더욱 옅어질 수밖에 없지만 다양한 계층의 한인 디아스포라가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간다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코스타에 대한 우 박사의 감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애증이다. 코스타에 대한 그의 애증은 무관심으로 가지 않고 대안 창출을 위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코스타가 직면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 박사는 코스타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까지 우 박사가 코스타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기의 코스타가 일종의 신병교육대 역할을 했다면, 그것을 토대로 다양한 사역이 생겼으면 좋겠다. 부흥 집회와 복음 전도, 선교 동원 대회로 치르는 동시에 신앙과 삶의 통합을 모색하는 파생 사역이 생겨나야 한다. 한국 교회의 문제점은 그리스도인을 많이 만들어냈지만 그들이 삶의 영역에서 어떻게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살아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치지 않은 데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보다 더 세상적 본성에 충실한 악착같은 사람들로 낙인찍혀 버렸다.”

“그런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늘어난다고 해서 하나님나라가 도래할까? 코스타도 마찬가지다. 삶의 각 영역에 대한 고민이 담겨지지 않으면 복음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 비록 코스타 수양회의 초점이 다른 곳에 있더라도 현장의 문제와 세계관의 훈련을 지속해서 담아내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파생 사역을 통해 개인적인 차원에 적용되는 하나님나라를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시켜나갈 수도 있고, 여러 전문 분야에서 좋은 롤 모델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