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OSTA 갤러리


광야에서 새해를 바라봅니다





태평양 큰 바다를 건너 시에라 언덕을 이제 막 넘어온 바람과
더 이상 마를게 없이 메말라 버린 대서양을 건너온 바람이 만나는 곳에서는
수 천년의 숨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전설과 같은 약속이 있습니다.


이 둔덕 저 계곡을 넘어가며 빗살무늬 그려내는 그 허망한 바람소리는
세상의 하늘빛과 땅의 물을 아무리 우려내어도 그 흔한 꽃 한 송이 못 피워내고 있더니만,


어느 날 그 새벽,
하늘을 풀어내는 천둥소리와 땅 속을 뒤흔드는 한 줄기 빛이
손바닥 두께 휘장을 가른 후 그 황무지도 이제껏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예비하신 또 다른 2002년 한해를 우리에게 풀어 내시고
꼭 내게 알맞은 하루 하루를 주실 것입니다.


올 첫날 안자 보레고 광야에는 그 때의 모래 바람과 천둥 소리가 어제처럼 그 꽃들을 피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