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믿음의 모험을 시작하며

9년간 정든 한빛지구촌교회 예배사역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2002년 7월, 처음 루트 7 캠퍼스에서 사역을 시작한 이래 정확하게 9년 동안 찬양과 예배사역으로 섬겼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사람이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문득 지나간 삶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90년대에 한국컨티넨탈싱어즈와 CCM 남성듀엣 좋은씨앗 사역으로 한반도 구석구석을 방문하면서 하나님께서 예배회복에 대한 강력한 열망을 부어주셨습니다.
교회성장의 소모품으로 여겨지는 찬양, 교회마다 우후죽순 생겼던 찬양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현상, 찬양을 준비 찬양으로 여기고 끝나면 전통예배로 다시 시작하는 기현상, 찬양사역의 본질인 예배에 대한 얕은 이해 등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보였지요. 새로운 찬양운동의 지역교회 정착을 위한 성경적, 신학적 작업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CCM 1세대인 제가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1999년 7월, 구도자의 자세로 도미했습니다. 소위 잘 나가던 찬양사역을 내려놓고 유학생활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리버티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동역할 교회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학위를 마치자마자 바로 귀국해서 부임하려던 한 대형교회 대신 하나님께서는 갑작스럽게 한빛지구촌교회로 방향을 바꾸셨고, 2002년 7월부터 이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찬양팀 10여명, 미디어 멤버, 성가대 16명이 예배사역 인원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9년 간,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평신도 예배사역자 170명, 평신도 예배인도자 10명, 30여개의 팀과 리더 등 평신도 중심의 예배사역의 가능성을 확인케 하는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처음 부임 시 평균출석 400명 규모에서 예배사역에만 전념하도록 해주신 장세규 목사님의 혜안과 결단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전해드립니다.
그동안 함께 했던 찬양팀, 미디어팀, 성가대, 중창단, 이벤트팀, 프로덕션팀 등에 속한 모든 언투유 예배팀 단원들, 회중을 하나님의 임재로 인도하기위해 섬겨온 10명의 평신도 워십리더, 가까이에서 함께 동역했던 8명의 사역팀 디렉터 여러분,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서 섬겨주신 어시스턴트 디렉터 등, 이들의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헌신은 하나님만이 온전히 아실 것이며 그 상이 클 것을 확신합니다.
그동안 평범한 음악 아티스트인 제가 지역교회 부교역자로 섬기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아 힘들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인생의 40대를 한눈팔지 않고 한 교회에 쏟은 것은 제 평생 가장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6월 마지막 주일, 교회에서는 제 사역을 교우들에게 알리고 파송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베풀어주셨습니다. 향후 제가 펼칠 사역과 한빛지구촌교회의 예배사역이 연계될 부분이 있기에 교회를 떠나지 않고 협동목사로 남게 되었지요. 이젠 한국교회를 포함한 전 세계 디아스포라 교회를 향한 사역을 시작할 때라는 확신이 듭니다. 

당분간 3가지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먼저 한국교회 예배사역의 친절한 파트너인 예배사역연구소를 최지호 목사와 공동대표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소에서 예배목사 양성과정의 디렉터로 섬기게 되었구요. 이곳에서 개발된 훌륭한 프로그램을 북미주 한인교회에 보급하기 위해 북버지니아 지역에도 예배사역연구소를 오픈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민교회의 예배부흥을 위한 각종 세미나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나누게 될 것입니다. 예배 컨설팅, 컨퍼런스, 세미나, 워크샵 운영은 물론 찬양학교, 연주자학교 등을 차츰 오픈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의 예배부흥은 물론, 다음 세대 찬양과 예배사역자를 양성하고 일으키는 사역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두번째는 예배 관련 저술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그리스도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8주 예배훈련교제 ‘하나님을 경험하는 7가지 예배습관’ 외에도 3종류의 예배관련 서적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현재 예배훈련교제 ‘하경예습’을 원하는 분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일차로 이 예배훈련교재를 출간하려고 합니다.
세번째는 음반제작입니다. 20대부터 창작한 180여 곡을 중심으로 이유정 작곡 30주년 기념음반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이 음반은 김도현, 김수지, 구현화, 민호기, 송영주, 조재옥, 이강혁, 지명현 등 가깝게 지내는 후배사역자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또한 90년대 한국 CCM계에 서정적인 통기타 포크음악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여 30만장 이상이 판매된 좋은씨앗의 새로운 음반(9집)을 10년 만에 제작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지역교회 찬양팀에게 꼭 필요한 2~30분짜리 워십음반을 제작해서 지역교회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섬기려고 합니다.
솔직히 익숙해진 지역교회 예배목사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힘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익숙함이 성장을 방해할 때도 있습니다. 이번 결단을 통해 미지의 사역을 향한 모험어린 발걸음을 내딛으려 합니다. 이 결단이 이민교회와 한국교회, 그리고 선교지의 교회들을 향한 아름다운 동역의 첫 걸음이 되기를 독자 여러분의 기도 부탁드립니다.
– 이유정 목사 / 예배사역연구소 대표

[신자은] Justice: What Can Christianity Do About It?

2011 KOSTA/USA Chicago Conference에서 있었던, 신자은 교수의 “Justice: What Can Christianity Do About It?” 세미나를 두 번에 걸쳐서 연재합니다.

Justice: What Can Christianity Do About It?
과학기술의 발전, 물질문명의 고도화, 범세계적 가치로서의 민주주의로 특징되는 이 시대는 ‘인류 역사의 한계없는 진화’라는 신화로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개인으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과 국면에서 심화되고 있는 ‘injustice’의 문제로 인해, 도덕과 윤리의 창조적인 재정립의 노력과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의 제시가 시급하다.   
본 TM세미나는, 크게는 21세기, 좁게는 일상의 삶이라는 context에서 (1) ‘정의’의 시대적 relevance를 먼저 타진해보고, (2)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의’는 무엇인지를 규명한 뒤,  (3) 어떻게 ‘정의’를 구현해낼 것인지를 함께 고민할 것이다. ‘정의’에 대하여 하나님 나라 복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조명해주는지,  우리의 신앙과 학문/전공영역에서의 활동은 이를 위해 어떻게 헌신되어야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정해보기 원한다.
포스트모던시대의 Justice: 시대적 적실성
 

하버드 대학교의 정치철학 교수인 Michael J. Sandel의 책 ‘Justice’는 미국을 물론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인문사회서적이다. 좀처럼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기 어려운 인문사회서가, 그것도 ‘정의’라는 딱딱하고 고전적인 주제를 다룬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출판계의 화제거리였다. 이 묵직한 주제를, 빌 게이츠와 마이클 타이슨의 부wealth, 장기organs 거래, 대리모, 안락사, 동성결혼의 문제등 일상 생활에서 경험되고 논의되는 친숙한 사례들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신선하게 접근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임마누엘 칸트,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고민하고 논했던 정의, 도덕, 자유의 문제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이 시대의 삶의 모습을 빚어내는 수많은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핵심가치임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정의’와 관련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현안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정의’의 문제의 중요성, 그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에 가까운지를 환기하고 함께 고민하기를 ‘초청’하는 이 책에 대한 열정적인 반응은, 첨단 과학과 경제적 풍요로 특징되는 이 시대에도 ‘what is the right thing to do?’라는 질문이 역사 어느 때보다도 적실하고 긴요함을 반증해준다.  

이성과 과학적 증거, 합리적인 사고와 논증이라는 방법론을 통해서 우리가 가진 본질적인 가치 판단, 즉 what is right, what is the right thing to do의 답을 찾는 일에 우리는 매우 익숙하고 또 그것이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의사결정에 적용하는 ‘정의’의 기준은 종종 주관적이고 직관적이며 다원적이다. [인문학 콘서트]라는 책에서, 서울대 철학과의 황경식교수는 ‘무엇이 옳은 것인가’라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단 하나의 정답만이 있을 수 없으며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다원주의를 살아가는 지혜이자 윤리라고 말한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그의 상황극이다:  

1841년 미국 리버풀에서 필라델피아로 항해하던 윌리엄 브라운 호가 난파의 위기에 처한다. 승객들은 모두 구명보트에 올라 탔다. 그런데 인원이 초과되어 또다시 구명보트가 침몰할 상황이 되었다. 몇 명이 희생하여 나머지 승객들이 살아남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함께 전멸할 것인지. 선장의 도덕적 딜레마다.

생명이 귀하다는 가치를 적용할 때, 전멸보다는 일부라도 생존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누가 희생해야 하는가? 승객 전체의 이익(전멸하지 않고 일부라도 생환하는)을 위해서 개인(희생된)의 이익이 포기되어야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승객 개개인의 ‘생명’의 가치와 ‘생존’의 권리에는 차등이 있을 수 없다는 ‘형평’의 가치를 적용할 때, 답은 안타깝게도 전멸이다. 무엇이 ‘옳은’ 결정인가? ‘생명’이라는 가치와, ‘형평’이라는 가치사이의 최선의 중간지점은 어디인가?  
최근 한국에서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 되고있는 무상복지 문제를 생각해보자.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라는 두 가지 관점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다음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 무상복지라는 문제에 개입되어 있는 도덕적 가치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생각할 때, 우리는 다시금 ‘what is the right thing to do?’라는 질문으로 돌아간다. ‘성장과 분배’, ‘개인과 사회’, ‘시장과 규제’, ‘효율과 형평’, ‘자유와 평등’ ‘개발과 보존’ ‘사유와  공유’ ‘경쟁과 협동’. 모두 같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다원화된 사회,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가 이렇게 우리에게 무엇이 옳은가를 물어온다.   
2011년 코스타의 본 TM세미나에 참석한 코스탄들은 자신의 일상과 친밀한 친구와 이웃간의 관계로부터 국제질서와 같은 거시적 구조의 측면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면에서 제기되는 무엇이 옳은 것인가의 질문, 왜 불의가 이렇듯 prevalent한가, 또 불의라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 어떤 태도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인가, 성경은 무엇이 정의라고 말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누었다. 한진 중공업 사태, 동성애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지지하는 서명을 요청하는 친구를 대할 때, 힘으로 지배되는 국제정치사회에 과연 하나님의 법이 정의로운 규칙으로 작용할 수있을 것인가, 또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큰 수익을 올릴 수있는 업계의 용인된 영업방식에 대한 고민, 저개발국을 지원하는 정의로운 접근 방식은 무엇일지, 불투명한 교회재정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한 이슈들을 나누었다. 이러한 나눔을 통해서, 옳고 그름의 판단 그리고  그 판단에 따라 우리의 삶을 align하는 문제는 그리스도인들이 결코 회피할 수 없는 소명이지만, 또한 우리 힘과 지혜, 능력, 의로움으로 감당할 수있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들의 key는 무엇일까?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