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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한국기독학생회(IVF) 대표로 일하고 있고, 대학생, 중학생, 초등학생 딸 셋을 둔 아빠이고 남편입니다. 별로 소개드릴 게 없는데요, 대학생 때 약 1년에 걸쳐 세계를 한 바퀴 돈 적이 있고,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커피를 볶고 내릴 줄 알고,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40대 가장입니다.

 

2. 이번 컨퍼런스에서 어떤 사역으로 섬겨주시게 되나요?

성경강해자인 마르바 던(Marva Dawn)의 설교를 통역하는 것과 “선교: 세상의 필요와 나의 은사가 만나는 곳”이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진행하게 됩니다. 코스타는 처음 참석하기 때문에 다른 코스탄들의 통찰과 경험을 통해 배우고, 또 제가 보는 관점을 나누며 더 발전적인 방향들을 세워가는 일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3. 올해 주제와 관련하여 간사님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던 부분을 나눠주시고, 가장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년의 때에 약함을 인정하고 주님의 능력을 경험하라는 역설이 왜 중요한지 나눠주신다면?

저는 기대에 비해 기회가 많았던 세대를 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청년들은 기대에 비해 기회가 적은 세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대부분 집단적인 불안과 집착에 빠지게 됩니다. 한번이라도 경쟁에서 뒤쳐지면 다시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쫓기며 삽니다. 패자와 약자가 더이상 꿈꿀 수 없는 시대를 만들어 놓은 것은 큰 비극입니다. 그런데 혹시라도 그런 “밑바닥”을 경험하실 일이 있다면,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삶의 의미와 소명을 주신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기의 약함이 소명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생후 9개월에 소아마비를 앓았습니다. 자의식이 생겨나면서 장애를 해석하고 극복하는 것이 큰 숙제가 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자신감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고, 사춘기를 거치면서 자기를 은폐하거나 포장하려는 성향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장애로 인해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나 신앙의 회의도 오래 경험했습니다. 안 고쳐주시는 하나님, 응답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의지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결국 서른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고쳐달라는 제 기도에 응답하시는 시기와 방법은 제 기대와 달랐지만, 하나님이 제 삶 속에 이루신 일들을 보기 시작했고 제 인생의 행복이 제 기도대로 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도 행복한 사람이 되는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제 장애와 화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 장애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들에게도 삶에 의미와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용기를 주고 싶은 생각이 더 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자기의 약함이 결국 남을 돕고 의미 있는 삶을 살게 하는 소명이 된다는 것이죠. 코스타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나름 대한민국에서는 소수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유학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상대적으로 본다면 약함보다는 강함, 실패보다는 성공을 더 경험한 사람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겠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외적 조건으로 어떤 위치에 오른 사람이 내면에서는 자신의 약함과 열등감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약함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들고 나아가 하나님께 질문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통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해석해 낼 때, 그 약함을 통해 진정한 소명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인생의 큰 신비라고 믿습니다.

 

4. 한국의 대표적인 학생선교단체의 대표로서 오늘날 캠퍼스 사역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라고 판단하시는지,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어떤 부분인지 나눠 주십시요.

기독교가 급속도로 외면 받고, 학생들이 취업의 공포에 떨고, 학생선교단체를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감하는 등의 외적인 위기도 물론 사역에 큰 어려움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근본적이고 큰 어려움은 우리 내부의 어려움입니다.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 우리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사역해야 하는 건지 막막해 합니다.
IVF 간사회도 이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많은 고민과 진통을 겪으며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 어떻게 사역해야 하는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길을 찾고 있습니다. 그중에 조금씩 선명해지는 것이 우리가 대학이라는 사회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대학사회 전체에 관여(engage)하는 사역을 해야 한다는 자각입니다. 신자유주의라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변질되어버린 대학을 “마치 가라 앉는 여객선”처럼 여기고 “학생선교단체라는 구명정”으로 사람들을 구해내는 모델로 오래 사역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사역은 나름대로 의미와 보람이 있었지만, 세상은 점점 더 무너지며 우리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속한 사회에 engage하는 것을 망각한 기독교는 결국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외면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소수로 전락한 기독교가 되어버렸지만, 저는 이 소수가 더욱 강인한 정신과 살아있는 신앙을 갖고 주류 사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고민하게 하고 성찰을 촉구하는 창의적인 소수로 살아갈 시대로 변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력화된 힘을 갖춘 기독교는 오히려 이익집단으로 전락했지만, 세상의 힘을 상실한 기독교는 세상을 이롭게 할 샘물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5. 캠퍼스 사역과 더불어 선교의 현장에도 많이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교에 대해 청년들의 관심과 헌신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위해 선교단체나 캠퍼스 사역의 현장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선교에는 두 얼굴이 있습니다. 하나는 복음을 전하고 선교지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는 얼굴입니다. 그런데 필리핀의 한 교회 지도자가 “한국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있는 한, 필리핀 교회의 미래는 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추한 얼굴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비판과 성찰이 선교의 열기를 식게 하고 “무조건 가면 된다”는 식의 단순한 메시지가 사라지게 했습니다. 동원이 급속도로 약화되었죠. 게다가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과감하고 단순한 헌신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감량”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정말 문제는 “선교는 안 좋은 일”이라는 오명이 보편화되면서 건강한 선교의 신학과 모델을 만드는 노력마저 사라지는 점이고, 결과적으로 자기를 선교적 삶을 위해 드리려는 자원자가 잘 나오지 않는 현실입니다. IVF는 선교가 “선교지에서 펼쳐지는 전도사역”이라는 전통적이고 좁은 의미의 이해를 극복하고, “지금 여기에서부터” 문화를 넘어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자 합니다. 한국은 급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고, 유학생들이 캠퍼스에 크게 늘었습니다.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우리의 관계망에 들어온 사람들과 일상적으로 맺어야 할 관계가 선교적이어야 합니다. 친구를 맺고 이야기를 나누고 삶을 공유하고 우리의 가치관을 나누는 일, 즉 우리 관계 전체가 선교하는 일인 것입니다. 학생단체와 파송단체 모두는 이런 인식전환을 토대로,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기본적으로 자기 삶을 이웃과 나누고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강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교는 선교지에 가야 비로소 하게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의 자리에서 선교적 삶을 살던 사람들이 선교지에 가서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6. 긍정적인 측면으로 젊은 세대의 잠재력이 어디 있다고 보시고그런 잠재력을 어떻게 하면 열매 맺게 도와줄  있을까요?

저는 최근 젊은이들에게 이전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선교의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사방에 디아스포라가 넘쳐납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가 더욱 좁아졌습니다. Global Youth Culture라 불리는 문화로 젊은이들이 유사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 의외로 이타적이고 명분에 헌신하는 사람들도 종종 만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전히 젊은이들은 선교를 향한 중요한 자원이고 모판이라 믿습니다.

 

7. 고국을 떠나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며,  이러한 코스탄들에게 “선교적 삶”에 대한 자세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코스탄들 대부분은 자발적 디아스포라입니다. Robert M. Brown이란 분이 일찌기 이런 디아스포라를 Creative Dislocation이라 정의했습니다. 사는 곳(location)이 바뀌면서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창조적(creative)인 일을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통찰입니다. 맞습니다. 유학, 이민, 주재원 생활 등이 우리에게는 이전에 경험 못했던 하나님을 발견하게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전환점이 됩니다. 사는 곳의 변화는 우리를 모두 타문화권 유경험자로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타문화 속에서 정체감 고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returnee들 중 유학생사역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사례들도 봅니다.
또한 “비자발적” 디아스포라에도 눈길을 돌리는 코스탄들이 되길 바랍니다. 난민, 인신매매, 가난, 핍박 등의 다양한 사유로 여전히 디아스포라가 발생합니다. 하나님은 그 고통을 통해서도 합력해 선을 이루시기도 합니다만, 그런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해 소명감을 느끼며 변화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 비전을 품고, 자기의 배움을 세상을 위해 활용하려는 용기있는 젊은이들이 코스탄들 중에 더욱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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