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_row][vc_column width=”1/1″][vc_column_text]예수님의 생애는 약함으로 점철된다. 그가 태어난 곳은 작은 고을 베들레헴의 마구간이었으며 누운 곳은 구유였다. 오랫동안 예수님이 가난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사람들 앞에 나서기 전 광야에서 사십 일을 지내시며 받은 시험은 경제적 힘, 존귀와 영광, 권력의 힘으로부터 오는 유혹이었고 이를 강하게 거부하신 일도 그의 삶의 방향을 보여준다. 예수께서 중병환자들을 치유해 주시고, 죄의 사슬에서 환자들을 해방할 때 몰려든 사람들의 강함에 대한 요구에 조용히 피하신 일도 있었다.

예수님의 정신과 삶의 정수인 십자가의 죽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는 운명의 순간까지 강함에 대한 유혹을 이기시고 가장 약한 모습인 십자가의 죽음으로써 참된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다. 십자가의 약함을 수단으로 인간이 구원을 얻게 하시고 인류 역사에 뻗어내려 있는 악의 뿌리를 이기셨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의 계획을 알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저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장 약한 상태의 죽음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렇게 약해보이는 예수님의 철저한 수모와 패배의 약함으로써 비로서 강함을 이기는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세상의 질서는 강한 힘으로 이 땅을 지배하고 사단은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했지만 그는 십자가의 죽으심을 통해 승리하셨고, 환희의 부활을 성취하신 것이다. 우리의 죄를 지고 형벌을 받으셨을 뿐 아니라, 약함의 길을 걸음으로써 “정사와 권세를 폐하여 십자가로 승리하셨다”(골 2:15). 이로써 예수님은 사탄의 질서를 파괴하시고 죽음을 이기셨으며 죄의 권세를 정복하셨다.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타락했을 때 사단이 다스리고 있는 죽음의 영역으로 들어간 인간을 그리스도가 결정적으로 구원하신 것이다.

인류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과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의 승리는 고난과 죽음을 즐겁게 선택함으로써 얻어지는 약함의 참 승리였다. 예수님은 순간마다 강함에 대한 유혹을 받으시면서도 고난과 죽음을 통해 약함의 길의 참의미를 보여주셨다.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길로 초대한다. 하나님의 섭리를 따른 그리스도와 그를 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약함을 통해 죽음을 이기는 하나님의 방법을 알기 때문에 이길 수 없어 보이는 싸움에서도 그 길을 걷는다. 약함 가운데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따라갈 때 그리스도와 함께 나누어 갖게 되는 부활의 기쁨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약함을 가지고 선한 싸움에 이기는 것이다. 부활로써 그리스도의 상처가 치유와 구원의 샘이 된 것처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까지 감수하며 자기를 내어줌으로써 하나님의 계획에 충실할 때 승리를 얻고, 약함을 기쁨과 부활의 원천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믿음의 고백을 통하여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고통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 속에서 세상과 인류의 구원이라는 그리스도의 사역에 동참하게 된다. (골 1:24) 이런 관점에서 약함이라는 것을 그 자체로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각자마다 자기 자신의 약함을 겪으면서 그리스도의 구속적 고통에 참여한다. 약함으로 아파할 때, 고통당할 때 그 자리에 예수님이 계시며, 아파하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약함의 자리에 하나님이 찾아오신다. 그래서 십자가의 고통에 동참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이기고 죽음의 질서를 물리친 부활의 기쁨에 참여하며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님의 사역에 협력하도록 허락받는다.

만약 우리 삶의 목적이 예수님을 닮고 삶 속에서 그분과 일치를 이루어 가는 것이라면 “약함”과 “십자가”를 즐거워할 수 있다. 주님께서 친히 세상의 모든 약함을 지시고, 십자기에 오르셨기 때문이다 (마 8:17). 예수님의 약함의 길을 좇은 그리스도인들은 고통받는 종 예수님을 본받아 자신의 약함을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위한 구원의 원천으로 삼고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협력하여 선을 이루었다. 그 길은 힘든 길이다. 그러나 약함의 길 위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주님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도 약함의 정신을 붙잡고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걸어가며 부활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가난하고도 약한 그리스도인들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약해도 약해지지 않고 강해도 강해지지 않는다.[/vc_column_text][/vc_column][/vc_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