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_row][vc_column width=”1/1″][vc_column_text]약함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 나라는 겨자씨나 누룩처럼 아주 미미하게 시작되었다. 누룩은 보이지 않지만 결국 가루를 부풀게 하듯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전복시키며 재창조한다. 하나님 나라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약해보이지만 온 세상을 변화시켜 죽음의 요소들을 극복하고 생명으로 창조한다. 이런 하나님 나라의 창조와 변화의 능력은 이미 왔으나 아직 완성이 아닌 현실이며 약함 속에 감추어져 있는 능력이다.약함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이 나라는 우리가 자신의 죄에 대해 무력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절실히 필요한 존재임을 알게 해준다. 오직 고통과 약함을 경험할 때 약함의 영성, 고통이 준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우리의 죄와 허물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통과 약함을 통해서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가 전적으로 그분의 무한한 은혜와 자비에 기초하고 있음을 일깨워주며 전적으로 그 은혜에 의지할 때만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지 인식조차 못하는 우리에게는 약함의 영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약함 속에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 나라의 능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가장 연약하고 보잘것 없는 지체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약함을 통해서 자신의 죄에 대한 무력함과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절실함을 깨닫게 되고 고백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창조의 능력을 먼저 경험한다. 약함을 통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사랑으로 악을 이기며 폭력이 아니라 온유함으로 반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약함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은혜의 세계와 약함 가운데 있는 은혜를 증거하는 사람들, 그들은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자들이다. 고통받는 불행한 이들은 그리스도의 대속과 고통에 참여하고 하나님 나라의 창조의 능력을 특별히 경험하며, 약함의 영성을 통해 자기의 약함을 수용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향해 의존하며 사는 삶을 살게 된다. 하나님의 능력은 약한 자들을 통해서 가장 잘 역사했으며, 교회의 능력은 약함을 통한 능력(고전 1:18~2:5)이었다.

약함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 나라의 재창조는 약자와 약자들 사이의 참된 관계성의 회복으로 누룩은 보이지 않지만 결국 가루를 부풀게 하듯이 이루어진다. 타자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삶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존재인 인간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있는 길은 약함을 경험하거나 약함을 경험한 지체들로부터 은혜를 전수받는 것이다. 따라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의 가장 중요한 존재이며 공동체에 가장 귀중한 지체들이다.

교회는 약함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 나라라는 복음의 근원적인 원리를 깨닫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며 우리 삶에 스며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도록 돕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타인의 고통 앞에서 위로의 침묵으로 함께 있어주며 가난하고 어려운 곤경 앞에서 신뢰와 도움의 실천으로 서로의 위로와 소망을 누리는 약자들의 연대를 형성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장 바니에는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이 우리 곁에 있어야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를 구원해야할 선한 자들이 바로 우리라고 착각하는 권력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약함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 나라의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한 그리스도인들은 장애인과 고난받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 예수님의 비전인 하나님 나라는 타인의 고통과 함께 아파하는 공동체에서 구현될 수 있으며, 약함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표현일 것이다. 부, 명예, 권력을 향해 강함을 추구하는 방법으로는 어떤 공동체도 상처입은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오직 연약함을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갈 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 나라를 경험할 수 있다. 약함으로 내려가는 일이 평화를 찾고 참된 인간이 되며 성육신하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며 오직 이 길만이 우리에게 구원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숨기고 내보이지 않는 가장 연약하고 보잘 것 없는 지체들이 진정으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라고 믿는가? 교회에 대한 우리의 비전이 실제로 그렇다면 수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장 바니에,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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