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각 교회의 목회자와 목회 위원회, 혹은 당회는 내년도 교회 사역을 위한 리더 세우기에 많은 시간과 정열의 에너지를 쏟는다. 그 이유는 세워지는 리더들이 내년도 교회의 사역이 얼마만큼 열매를 맺을 수 있는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그루터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게 일꾼을 찾아다니는 부서 중 하나는 교육부이다. 내년도 교회학교 교사들을 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지만 현실은 의외로 쉽지 않다. 교사로 자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기존의 선생님들이 지속적으로 교회학교를 섬기면 좋을 텐데 1-2년을 섬기다 보면 대다수가 지쳐 쉬고 싶어 한다. 교회학교 교사 지원자도 부족한데 기존 섬기던 선생님들까지 내년도 섬김에 대한 사양이 매년 교육부로 하여금 어려움과 큰 고민가운데에 빠지게 만든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은 소그룹 (속회/구역/ 셀/ 목장 등등) 리더 세우기에도 마찬가지이다. 소그룹 리더를 세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새로운 리더십의 발굴이 잘 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제껏 섬겨오던 리더십들이 교회학교 교사들처럼 역시 지쳐서 소그룹 리더십 사역을 사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교회의 거룩한 사역에 기존의 리더들이 지쳐 더 이상 이 귀한 사역에 동참하기를 주저하는가? 기본적으로 그 이유 3가지를 들어 본다면


첫째, 한 개인이 너무 많은 사역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코스타(KOSTA)에서 기드온 프로젝트(gpKOSTA)라 하여 학생/ 청년을 대상으로 기드온의 300용사와 같은 지도자를 양육하는 지도자 훈련 프로그램이 인디아나(IN)에서 열렸다. 이때 시카고, 미네소타, 인디아나, 미시간 등지에서 학생/청년 리더들이 약 96명 정도 참석하였고,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 설문지의 질문 중 한 가지가 교회에서 섬기는 개인의 사역에 관한 물음이었다. 그 질문의 응답은 놀랍게도 이들이 교회에서 섬기는 사역이 대다수 최소 3가지-4가지였고 많게는 5- 6가지 사역에 적지 않은 숫자가 참여하고 있었다. 혹시 목회자들이 참여한 것 아닌가 하는 물음까지 가질 정도였다. 제한된 시간의 테두리에서 사는 인간이기에 시간의 안배와 체력의 조절이 무너지면 건강의 소진과 함께 스트레스를 가지기 마련이다. 직장/ 학업 과 가정, 교회 생활의 그 어느 하나 균형을 잃게 되면 그 결과는 다른 쪽에도 균형을 잃게 한다. 균형의 상실은 육체적, 심리적, 영적 바이러스를 가져와 건강을 잃게 하고, 결국은 쓰러지게 만들기 마련이다. 너무 많은 교회의 사역이 리더들로 하여금 지치게 하는 주요인 중 하나이다.


둘째, 장기적인 섬김의 비전이 외부에서 공급이 되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이 사역에 헌신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사역에 헌신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새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음식을 먹어도 금방 본능적으로 변화를 좆아 간다. 이것은 물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어느 순간이 되면 이에 대해서도 변화를 가져보려 한다. 그래서 자리를 바꾸어 보기도 하고, 닦아 보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붙여 보기도 한다. 새로운 기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신선함을 분명 우리들에게 가져다주어 새로운 의욕(motivation) 을 공급하게 되고 다시 새로운 발걸음을 걷게 한다.


맞다. 이것이 바로 기존의 모든 것을 장기적으로 유지시키는 (sustaining) 원리의 기초인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사역의 헌신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의 현재적 사역에 대해 새로운 비전들이 외부에서 공급되어지지 않으면 그 일은 익숙하게 된다. 일이 익숙해지면 타성에 젖고,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사역의 새로움을 위한 도구들(training/equipping)이 외부에서 공급되어지지 않으면, 이는 마치 전쟁터에 있는 군인이 더 이상 총을 쏠 수 있는 탄알들이 없어 무력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된다. 결국 무능력에 대한 자책감속에 지쳐 쓰러지게 되는 것이다.


셋째, 리더의 자기 영적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섬김에 있어서 리더 자신의 영적 관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아무리 외부적인 조건이 좋지 않아도 내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불편한 것뿐이지 불행하게 느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외부적인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내적으로 건강하지 않는 사람은 늘 불평이 많고, 얼굴에 근심이 많으며,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과 같다. 앞에서 언급한 리더를 지치게 하는 두 이유 1) 많은 사 역 2) 외부적 공급의 결핍 가운데서도 리더 자신이 영적으로 건강하다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두 가지 문제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다. 목회자와 상의하여 시간을 조절하거나 사역을 조절하거나, 혹은 본인이 외부적 공급을 요청하거나, 자신이 제공하거나, 옆에 있는 다른 사역자들을 붙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 자신의 영적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는 영적 침체를 경험하게 되고, 섬김의 책임성 보다는 회의적인 신앙의 자리에 서게 되며, 사역의 거절 뿐 아니라 그 공동체를 떠나고 싶어 하게 된다. 심한 경우는 삶의 안정을 잃어 늘 불안하고 떠 있는 것과 같은 알맹이 없는 껍질의 모습으로 교회 존재자체의 무가치성까지도 느끼게도 된다.


물론 이러한 기본적 3가지 이유 외에도 리더의 가정, 직장, 혹은 리더의 인간 관계성 문제라든지, 리더십에 대한 그룹 원들의 문제 제기, 혹은 교회의 불안정한 여러 요소들 등등 다양한 요소들이 리더들로 하여금 사역의 지속성을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리더를 지치게 하여 사역을 멈추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리더가 지쳐 쓰러지는 이러한 다양한 이유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위에서 제기한 3가지 기본 요인들과 어느 정도 밀접한 연관이 있고, 더 깊이 관찰해 보면 이 지침(burn-out)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리더의 자기 영적 관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이 글은 리더가 영적으로 지쳐 더 이상의 거룩한 사역의 사양(reject)을 가져오게 된 세 번째 이유, 리더의 자기 영적 관리 실패에 그 초점을 두고 어떻게 이를 방지할 수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서 리더가 지친 상태에서 어떻게 회복(build-up)할 수 있는지 그 도구들(tools)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별히 내용을 소그룹 리더로 제한시키려 한다. 물론 내용 자체는 다른 리더십에서도 적용할 수 있겠지만 세밀하게 어느 한 초점이 있어야 다른 경우도 적용할 수 있기에 그 내용의 범위는 소그룹 리더의 경우로 초점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