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OSTA 추천도서] 십자가와 칼, 십자가와 구원

‘십자가와 칼’
그레고리 보이드, 한언, 2007

“예수님은 저항할 힘이 없어서 십자가에 매달리셨을까?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리기 직전에 제자들에게명하여 칼을 뽑아들고 싸우게 하실 수도 있었다. 한 무리의 천사들을 소환하실 수도 있었다. 예수님이 ‘승리’하실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예수님은 목숨을 지키고 적군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의 마음도 움직이지는 못하셨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사람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거나, 자시 자신과 다른 이들을 사랑하게 돕지는 못하셨을 것이다. 힘센 천사들이 휘두르는 칼의 힘조차도 결코 누군가의 내면을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예수님의 목적은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내 결국에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의 원제는 ‘The Myth of a Christian Nation’이다. 우리는 때로 크리스천이 지도자가 되는 정부가 세워지면 하나님나라가 이루어 지지 않을까하는 환상을 가진다. 혹시 크리스천이 사장이 되거나 교수가 되면, 회사나 학교가 하나님나라가 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곤한다. 정말 그럴까? 미네소타 세인트 폴의 Woodland Hill의 담임목사이자 기독 변증학자인 그레고리 보이드는, 세상 나라와 하나님나라를 혼돈하곤 하는 현대 교회에 대해 진정 성경적 하나님나라는 무엇인지 설명한다.




‘십자가와 구원’
브루스 데머리스트, 부흥과 개혁사, 2006

우리가 자주 빠지는 오류 중의 하나는 ‘내가 아는 건 신앙고백이고, 내가 모르는 것 교리다’는 신화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자신이 모르는 성경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펼치면 ‘저건 교리적인 내용이니 나와는 상관없어’라는 태도를 취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인식하고 있던 그렇지 못하던간에, 우리가 하는 신앙고백의 대부분은 교리의 형태를 띤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예수님께서 오셔서 하신 일은 무엇인지, 성령은 어떤 역할을 하시고 계시는지, 죄인인 우리는 어떻게 구원되는지, 등등은 어쩔 수 없는 교리이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신앙고백이 다른 사람의 신앙고백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어떤 배경에서 그렇게 정립된 것인지를 아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내가 가진 신앙은 옳고
다른 사람의 것은 틀렸다’는 독선에 빠지거나, 혹은 ‘어떤 것도 괜찮아’라고 하면서 거짓 가르침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브루스 데머리스트의 ‘십자가와 구원’은 십자가와 구원에 관계된 몇가지 교리들, 즉 은혜-선택-속죄-소명-회심-중생-연합-칭의 등의 교리의 핵심과 교회사적 발전 배경 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고백하는 신앙고백을 객관적으로 보는 귀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십자가와 구원’은 다소 두껍고 쉽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기독교 지성으로 이 땅에서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살아가려는 한인 청년 디아스포라인 코스탄들이 한번쯤은 꼭 읽어 보았으면 하는 좋은 책이다.

[eKOSTA 추천도서] 냅킨전도, 화평케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냅킨전도’제임스 정, IVP, 2009

엄연히 ‘냅킨전도’라는 번역제목이 있지만, 이 책의 원제목인 ‘True story’로 소개하는 편이 더 적당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책은 분명 안티 기독교 친구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창조하셨고, 인간은 어떻게 그 샬롬을 파괴했으며, 또 하나님은 어떻게 이 어그러진 세상을 회복시키시고 우리를 구원하셨는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현대 포스트모더니즘을 사는 젊은이들은 ‘이야기(story, narrative)’로 소통한다. 더우기 성경은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이다. 하나님은 ‘이야기’를 통해 그의 사랑과 계획을 말씀하신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 다름아닌 ‘true story’를 말한다.

한국인 2세로 MIT 출신의 미국 IVF 간사인 제임스 정은, 자신이 고등학교까지 성장했던 시애틀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인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정리된 여러가지 갈등을 그들의 멘토인 존스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선을 위해 창조되다’ – ‘악으로 손상되다’ – ‘더 나은 모습으로 회복되다’ – ‘치유를 위해 함께 보냄받다’는 메타 내러티브를 간략한 그림으로 정리하여 소개한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지나치게 개인적인 차원에게 머무는 한계를 넘어서게 돕는 좋은 책이다.

‘화평케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장 바니에 & 스탠리 하우어워스, IVP, 2009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려면 먼저 모범이 되는 사례가 나타나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델을 제시하고 기존 전제들에 도전하며 새 패러다임이 실제로 가늠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줄 사람들과 집단이 필요하다. 라르쉬는 정확히 그러한 모범이 된다. 장 바니에는 1964년에 라르쉬 공동체를 설립했는데, 처음에는 중증 지적 장애인 두 사람과 공동 생활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 후로 라르쉬 공동체는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해서’라는 근본적 정신을 견지하며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더불어 사는 국제적 공동체로 확대되었다. 그들은 돌보고 돌봄받는 관계가 아니라 책임과 필요를 공유하는 동료 인간으로서 함께 생활한다. 라르쉬 공동체는 심오한 카톨릭적 영성과 신학에 근거한 특별한 포용의 모델을 제공해 준다.

그들은 사회가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믿는 바를 거부한다. 참으로 이상한 공동체다” (서문 중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대형화하고 상업화하는 현대 교회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을 인격이 아닌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어그러진 상황 가운데, 진정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그 대안으로 라르쉬 공동체를 소개한다. 중증 지적 장애우들과 그저 함께 있어 줌으로써 이 땅에서의 샬롬을 살아가는 라르쉬의 모습을, 창립자인 장 바니에가 이야기하고, 신학자인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라르쉬의 모습을 교회의 모범으로 삼아 이론적인 해석하고 있다.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온유함의 영성 라르쉬를 말하다’ – 교회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하는 소중한 책이다.


[이정희] 그리스도를 경험하는 삶

2007/6

‘구원이란 무엇인가’, ‘복음이란 무엇인가’, 김세윤, 두란노서원

신약성경은 크게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사도들의 예수님의 삶, 죽음, 부활에 대한 해석으로 그 내용을 나눌 수 있다. 사복음서는 나사렛 예수에 대한 전기로서 예수님의 설교의 주된 내용인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는 반면 서신서들은 예수님과 직접 교류했던 사도들이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 죽음과 부활을 경험하고 그것을 해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큰 내용을 설명함으로써 저자는 신약성경의 내용을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복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기독교 신앙으로 독자들을 인도하고 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자매서로서 두 책은 각각 신앙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체계를 잡도록 해주고 (복음이란 무엇인가) 비신앙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으로 초대하고 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기독교 신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며 신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하는 코스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역사적 예수에 대한 더 깊은 연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저자의 ‘바울신학과 새 관점’을 참고할 것을 권한다. T. Wright의 관점과 비교하면서 독해하면 복음주의적 시각의 신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리라 생각한다.

‘영성훈련 (Knowing Christ)’, 알리스터 맥그라스, 두란노서원

저자는 자신의 영혼의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신앙의 여정에서 경직된 지적인 추구가 그리스도를 아는데 장애가 되었음을 고백하고 감정적인 면에서 그리스도를 깊이 경험하는 자신의 영적인 훈련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지적으로 감정적으로 그리고 의지적으로 그리스도께 자신의 삶을 복종시키려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자는 감정적인 면을 계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만큼 그리스도를 지적으로 아는 것을 첫 장과 마지막 장에 할애함으로써 강조하고 있다.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이 책을 통해서 오히려 성경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정확히 앎으로써 신앙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서양의 한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성 훈련을 주제로 소그룹에서 함께 공부해나가기에도 좋은 책이다.

‘Praying with Jesus: A Year of Daily Prayer and Reflections on the Words and Actions of Jesus’, Eugene H. Peterson, HarperSanFrancisco, 1993

그러면 그리스도를 어떻게 알 것인가? 당연히 그분의 말씀을 통해서 일 것이다. 이 책은 예수님의 말씀을 365일 묵상할 수 있도록 정리하였고 영성신학자인 저자가 간단히 묵상을 돕는 질문을 붙여 놓았다. 이 책의 형태대로 말씀을 묵상하면서 자신만의 365일 묵상집을 만든다면 그 과정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깊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2006/11


세상 속에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믿음이 중요하다는 말은 충분치 않다. 그 믿음이 어떤 것인가 하는 설명을 스스로에게 또 주위사람들에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 때 신앙인들은 성경을 기준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줌으로써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경을 읽음으로써 하나님의 섭리를 다시 상기하였듯이. 여기서 신앙의 규준인 성경 외에 개인적인 신앙 탐구의 여정을 기록한 책들이 필요한 이유는 보편적인 말씀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가를 봄으로써 새로운 시각에서 신앙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앙은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변증할 수 있다. 기독교적 신앙이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가장 좋은 틀이라면 그것은 모든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 일관성있는 생각, 세상의 모순적인 파괴성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적절한 해답을 주는 책들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호 ekosta는 믿음을 새롭게 점검할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순전한 기독교”, C. S. Lewis, 홍성사
루이스는 상당한 기간 무신론자 혹은 불가지론자로 살아가다가 기독교적 유신론으로 자신의 생각을 바꾼 사람이다. 그의 출발점 기본적으로 ‘자 우리 앉아서 잘 생각해보자’라는 것이다. 무신론이 세상을 더 잘 설명하는지, 유신론이 세상을 더 잘 설명하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히브리적인 유일신론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기독교적인 유신론이 왜 가장 보편적인 설명인지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성적인 논변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의 전개 방식을 그 내용과 최대한 분리시켜며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런 사변의 과정을 통해서 기독교의 진실성을 이해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의 내적 일관성을 진지하게 추구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종교적인 질문에 대해 기독교적인 시각을 찾아보려는 사람에게 적당한 책이 되겠다.


“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박영덕, IVP
술과 도박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사람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한국의 젊은이로서 기독교에 접근할 때 흔히 접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조언을 한 후, 신앙의 두 축으로 보편적인 예수님의 삶과 죽음, 부활의 역사성과 자신의 삶 속에 경험한 연속된 사건들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흔히 겪는 갑작스런 해방과 그에 따른 정신적 혼란 속에서 발견한 신앙을 재미있는 사건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객관적 사실로서 부활을 제시한 후, 개인적인 경험은 기도의 응답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설명한다.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삶 속에서 어려워 보이는 현실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통해 신앙의 확신이 커져간 경험을 말하고 있다. 신앙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글이고 이야기가 진리를 가장 잘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예수님이 어떤 삶을 사셨고 그분의 메시지가 어떤 것이었나 하는 의문을 충분히 자아낼 수 있는 신앙으로의 초대장이 될 수 있겠다.


“어느 무신론자의 편지”, Edward K. Boyd and Gregory Boyd, 미션월드
기독 변증학 교수인 아들 에드워드가 무신론자인 아버지 그레고리와 3년간 주고 받았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완고하지만 논리적인 아버지에게 예수님의 참된 복음을 전하고 싶었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편지를 통해 평소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기독교에 대한 질문을 주고 받는 기회를 갖자고 제안하고, 아버지가 흔쾌히 받아드림으로써 이야기가 시작된다. ‘너는 신학자고 나는 평범한 노인이니,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 말고 설명하라’는 아버지의 요청에 의해, 쉽고 명료한 문체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왜 하나님은 네 엄마를 살려주지 않느냐?’ ‘세상에는 왜 이리 고난이 많으냐?’ ‘성경을 어떻게 진리라고 믿을 수 있다는 말이냐?’ 등의 무신론자가 기독교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여러가지 질문들에 대해 조목 조목 답변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무신론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은, 많은 경우에, 성경의 올바른 가르침에서 벗어난 선지식과 오해에서 비롯하고 있슴을 지적하고 있고, 그런 오해와 의심이 하나님을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가 아님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스스로 기독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으면서, 의심하고 거부하는 무신론자들의 오해를 바로 잡기에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특종 믿음 사건”, Lee Strobel, 두란노
전 시카고 트리뷴 기자 출신으로써의 특유의 논리와 필체로 ‘예수는 역사다’ ‘창조설계의 비밀’의 책으로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리 스트로벨의 기독 변증에 관한 책이다. ‘The case for the faith’가 원제인 이 책은, 한 때 빌리 그래함의 동역자였다가, 불가지론자로 돌아선 찰스 템플턴과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찰스 템플턴은, 지독한 가뭄 가운데서 죽은 아이를 안고 하늘을 올려다 보며 비를 기다리는 한 아프리카 여인의 사진을 계기로 강한 회의를 지니게 된 사람이다. 그 여인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비 뿐이었는데,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떻게 ‘그런 일’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일까라는 ‘고난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으로 부터 회의를 가지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회의론자, 불가지론자가 가질 수 있는 기독교에 대한 8가지 질문들을 다룬다. ‘사랑의 하나님이 악과 고난을 허용할 수 있는가’, ‘비과학적 기적, 믿을 수 있는가’, ‘ 영원한 지옥이 무슨 필요인가’ 등의 보편적인 의문들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을 진행하면서 해답을 모색한다. 짧은 인터뷰를 통한 접근인 만큼, 깊은 신학적 접근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타당한 논리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Fransic Shaffer, 생명의 말씀사
프란시스 쉐퍼의 접근은 두 책과는 반대이다. 다른 전제로 출발한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제대로 구현했느냐 하는 것이다. 성경적 세계관으로 뒷받침받지 않는 다양한 문화적 형태가 인간의 가치를 격상시켰는가 하는 점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되었다는 성경적 가치관이 함몰되면서 현대 사회의 많은 정신적 혼란이 발생하였고 그것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을 기술하면서 세속화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 현재의 모습이 과연 옳은 것이며 자연스러운 것인가 독자들에게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보고 그것을 교정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 않으나 절대적 표준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고 저자의 다른 책과 강연들을 통해 저자가 생각하는 기독교의 핵심을 이야기 하고 있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으로 문화 전반을 검토하려는 시도로 사회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제시해야하는 기독 지성인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각각의 내용에 동의할 수는 없으나 그 문제 제기의 틀 자체는 합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독교 정치 운동에 깊은 영향을 준 저서로 알려져 있으며 책에 제기된 이슈 설정과 그 이슈의 논의는 깊이 있는 사고를 자극한다.


“목마른 내 영혼”, Alister McGrath, 복있는 사람
사람은 누구나 삶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에 목말라 한다. 우리는 그 자체로 현재 존재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기에, 원래의 본향을 향한 영적 목마름이 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복음주의자인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그런 인간의 본성을 기초로, 우리의 갈망하는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는 동굴과 같은 여러 이미지를 사용하여, 인간의 본성적인 갈망에 대해 아름답게 이야기 하고 있다. 동굴 안에서 바같의 다른 세상에 대해 동경하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바깥 세상이 감추어져 있는 것만은 아님을 이야기 한다. 쉽고 수려한 문체를 통해, 우리의 본성이 가지고 있는 초월자에 대한 갈망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우종학] 짧게 살펴가는 책 산책: 기독교세계관 서적을 중심으로

2004/ 11

창 밖으로 물감들인 나뭇잎들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책이 고프다고 느낄 때 그때 볼만한 책 좀 없을까요? 글쎄요… 그보다는 그리스도인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내용을 다룬 책들을 몇 권 짚어볼까 합니다. 딱딱하게 말해 소위 기독교세계관 관련 서적이랄 수 있겠습니다만 세계관이란 말이 하도 딱딱해서 이런 책들은 잘 팔리지도 않고 읽히지도 않는 듯합니다. 그래도 굳이 세계관 책 들을 소개하겠다는 건 단순한 아집만은 아닙니다. 그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중심에 이 ‘세계관’이란 것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란 얘깁니다.


아 주 쉽게, 개인적인 차원으로 말해서 기독교세계관이라는 것은 예수라는 분의 삶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충격을 받은, 그래서 그분처럼 살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정의라고 할 수도 있겠죠? 이 새로운 삶을 살게 하는 하나의 생각의 틀, 행동의 틀이랄 수 있겠습니다. 갑자기 끼어들어오는 차를 향해 욕을 하려다가 ‘나의 큰 죄도 용서를 받았는데 이 정도는 참아주자. 저 사람도 죄인, 나도 죄인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이 들어서 웃어넘긴다면 그건 바로 기독교세계관이 바탕이 된 반응이랄 수 있습니다. 굳이 세계관을 통해 복잡하게 분석해서 결정한 행동이 아니라도 말입니다. 유학이나 직장을 결정하는 대사에서부터 하루하루의 작은 의사결정의 순간까지 ‘예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나님은 무엇을 원하실까’와 같은 틀을 갖고 임하는 것이 바로 기독 교세계관에 따르는 삶입니다.


이 런 생각의 틀, 행동의 틀이 저절로 갖춰지는 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우선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 가장 좋은 책은 바로 예수평전입니다. 유명한 예수평전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마가나 누가가 쓴 예수평전이 아주 좋습니다. (흔히 마가복음, 누가복음이라고 하죠) 전기를 읽듯, 길지도 않은 마가의 예수평전을 죽 읽어가면서 예수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고 제자들은 예수를 어떻게 이해했으며 저자는 예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를 물어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한두 문단에 대한 집중적인 성경공부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예수평전을 독서하는 것이 바로 세계관 공부의 기본이 됩니다. 한글개역성경의 표현들이 익숙해서 식상하다면 영어판 예수평전을 읽는 것도 적극 추천합니다.


인 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세계관은 개인적인 삶의 영역을 넘어서는 좀 더 복잡한 얼굴을 갖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지, 낙태와 여성의 권리, 혹은 통일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등, 우리의 삶에는 다양하고 간단하지 않은 문제들이 산재합니다. 그리고 분명 이런 이슈들에 대해 우리는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문제는 성경이 이런 문제들 하나하나에 대해 속 시원히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는 데 있는 거지요. 그래서 우리는 성경의 원리들에 기초해서 생각하는 틀, 행동하는 틀을 길러야 합니다. 이렇게 기독교 세계관을 훈련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훈련된 기독교세계관이 없이는 우리의 신앙이 제대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그것은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기 독교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교회 잘 다니던 홍길동이라는 학생이 대학에 갑니다. 그리고 첫 학기부터 쏟아지는 무신론과 상대주의의 공격에 그리고 자기와는 다른 다양한 믿음들을 갖고 살아가는 친구들과 교수들에게 충격을 받으며 점점 신앙을 잃어갑니다. 남 얘기가 아니지요. 저도 대학에서 이런 혼란을 겪었고 지금도 겪는 중입니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며 세상에 눈감아버리는 것도 하나의방법이겠지만 그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따를 규범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원주의적이고 상대주의적인 사회 속에서 여전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홍길동, 대학에 가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제임스 사이어의 책은 여러 명의 대학신입생들이 겪는 혼란을 소설처럼 다루면서 중간 중간 다양한 세계관들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200페이지를 넘지 않는 얇은 책에 스토리를 따라 쉽게 읽히는데다가 캠퍼스를 무대로 유학생들이 겪는 문제랑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흥미가 더합니다. 원서에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대학의 명칭까지도 의미를 담고 쓰여 져 숨은 재미가 있는데 번역서도 나름대로의 노력을 했습니다. 대학시절의 방황과 낭만을 생각하면서 기독교세계관을 점검해 볼 일독을 권합니다. 제임스 사이어의 세계관 책으로는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사상’이 잘 알려져 있는데요, 다양한 세계관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방식의 카탈로그라 하겠습니다. 70년대에 출판되었고 80년대에 개정되어서 조금 해묵은 감이 있지만 사전식 정리를 해보기에는 좋을 겁니다. 그 책의 원서 제목, ‘the Universe Next Door’도 의미심장합니다.


그 런데 기독교세계관이 정말 필요한 걸까요? 그것을 잘 역설한 책으로 송인규의 ‘죄 많은 이 세상으로 충분한 가’라는 소책자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원리에 입각해 이 세계와 인생과 문화 전체를 인식하고, 이해하고, 그에 따라 삶의 자세 (구원과 직접 관련된 것이든 일반적인 영역에 속한 것이든)를 확립 하는 기독교적 안목의 부재”, 그러니까 기독교세계관의 부재를 강조하면서 세계관 정립을 위한 지침들을 제안합니다. 세계관에 관련된 문제의식을 갖는데 좋을 것이고 소그룹모임에서 함께 읽고 나누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물론 책값도 저렴하고요.


자 신과 여러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기독교세계관을 잘 다룬 책으로 폴 마샬의 ‘천국만이 내 집은 아닙니다’라는 책이 있지요. 이 책의 원제목은 사실 ‘천국은 내 집이 아닙니다(Heaven is Not My Home)’인데 한국에 번역되면서 천국을 좋아하는 한국기독교에 맞게(?) 책제목이 약간 부드러워진 것 같습니다. 토론토의 기독교학문연구소에서 가르치고 있는 폴 마샬은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유명한 저술가, 강연가로 정치에 관련된 기독교세계관 책들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야기중심으로 전개되는 책들을 통해 자극이 되었다면 좀 더 체계적인 세계관 책들을 읽어봅시다. 기독교세계관은 예수의 공생애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기독교 안에 다양한 신앙의 칼라가 있듯 신학적 배경에 따라 세계관의 깊이와 내용에도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80년대 중반에 한국에 소개되어 세계관 운동을 불러일으킨 기독교세계관은 칼빈주의 계열 화란학파의 세계관이랄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고전을 꼽자면 라챠드 미들톤과 브라이완 왈쉬의 ‘그리스도인의 비전’을 들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기독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성경의 세계관을 채택하는 신앙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성경의 세계관을 창조-타락-구속의 세 가지 틀로 정리하면서 타락한 세상을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로 회복시켜갈 것인가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비전을 제시합니다. 알버트 월터스의 “창조, 타락, 구속”도 같은 맥락의 기독교 세계관의 틀을 잘 제시한 책으로 많이 읽히는 고전입니다. 이 두 책은 입문서로 소그룹에서 네댓 번에 걸쳐 스터디 하기에 좋은 교재이지요.


이 렇게 큰 틀을 제시하는 총론을 다루는 책들로 우리 삶의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 답을 얻기는 물론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세계관이 구체적으로 세워지는 각론들이 읽히고 쓰여 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영화라든지 컴퓨터게임이라든지 복제연구라든지 공교육이라든지 사회의 구석구석 문제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성경의 원리에 맞게 답을 제시할 것인가 하는 것은 결국 현장에서 씨름할 그리스도인들이 써가야 할 몫입니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 기본적인 세계관의 훈련을 지금부터 쌓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생각의 틀이 명확히 확립되었다고 해서 행동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쉽게 경험하듯이 보통 옳다고 믿는 대로 살아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무엇이 옳은지 모른다면 아예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집은 천국이 아니라 세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하나님나라의 시민으로 세상을 섬겨야할지 공부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에 가을이 오면 성숙한 잎들로 물든 저 나무들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일 수 있을까요?


-  홍길동 대학에 가다, 제임스 사이어, 김성현 옮김, IVP


-  천국만이 내 집은 아닙니다, 폴 마샬, 김재영 옮김, IVP


-  죄많은 이 세상으로 충분한가, 송인규, IVP


-  그리스도인의 비젼, 리차드 미들톤 & 브라이언 왈쉬, 황영철 옮김, IVP


-  창조 타락 구속, 알버트 월터스, 양성만 옮김, IVP


-  기독교세계관과 현대사상, 제임스 사이어, 김헌수 옮김, IV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