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복음
우리와 다름에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와 같지 않은 사람들을 향하여 사랑을 보여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종교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고 죄인들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고 우리와 생각이 같지 않은 사람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을 팔 가룟 유다의 마음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다의 발까지 씻기셨습니다. 마지막 만찬에서 한 조각을 찍어다가 주는 조건없는 사랑을 보이셨습니다. 십자가상에서 저들의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말아달라고 절규하셨습니다. 저들이 누굽니까. 예수님을 배반한자들이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죄인들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향하여서도 조건없는 사랑을 베푸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라면 예수님의 그러한 사랑을 조금이라도 실천하여야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은 사랑하기 쉬운데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종교가 다르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타 종교 중에도 가장 기독교를 핍박하는 회교도인을 향하여는 더욱 그렇습니다. 미국의 테러사건 이후에는 더욱 회교도를 향한 우리의 마음이 닫히게 됩니다. 최근에 경험하였던 작은 이야기를 하나 나누고 싶습니다. 언젠가 회교도인 한 여인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자기 남편이 강도상해죄로 교도소에 갇혀있는데 변론을 맡아달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은 모두 외국근로자들입니다.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회교도인들을 위해 크리스챤이 변론을 하여준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제 생각이 단견이라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회교지역에서 핍박받고 있는 우리 선교사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 사람들이라도 잘 대해주면 귀국해서 최소한 기독교인들을 핍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변론을 해주겠노라고 승낙하고 교도소에 찾아가 그 남편을 만났습니다. 그 남편은 부인보다 더 열렬한 회교도인이었습니다. 교도소내에서도 하루 5번씩 기도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친절하게 법적인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그를 신뢰한다는 태도로 접근하였습니다. 그를 위해서 변론을 하여 주겠노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그가 다니는 이슬람사원의 지도자가 저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하였습니다. 당신을 위하는 일이라면 만나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에게 공통의 장 (commom ground)이 있으면 누구와도 만나서 함께 일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공통의 장은 섬김과 정의와 사랑입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그를 위하여 변론하였습니다. 그가 구속되어 있는 중에 그의 아내는 출산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를 돌보아 줄 크리스챤 자매를 붙여주었습니다. 통역도 하여 주고 병원도 데려가 주었습니다. 병원비가 없는 것 같아 회사에서 모금운동을 벌였습니다. 그 사랑의 헌금도 전달하였습니다. 지금은 잘생긴 아들을 순산하였습니다. 마지막 선고하는날 그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판사가 남편을 불쌍히 여겨서 석방을 하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주목사님, 감사합니다”라며 울먹이면서 말합니다. 그의 알라신이 도와 주셨는지 우리 하나님이 도와 주셨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랑과 정의를 위해서는 기독인도 회교도인도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부부는 아들을 안고 자기 나라 특산물인 선물을 손에 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도 기뻣습니다. 그 즈음에 한국에서 상연하고 있던 영화 한편을 감상하였습니다. 천국의 아이들이란 제목의 영화입니다. 역시 회교국가에서 만든 영화입니다. 가난한 어느 회교도인의 가정에 어린 남매가 있었는데 너무 가난해서 아이들의 신발도 사줄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래서, 오빠의 걸레같이 생긴 운동화 하나로 여동생과 함께 나누어 신게 됩니다. 오전에 여동생이 오빠의 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갔다오면 오후에 오빠는 그 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다닙니다. 이어 달리기에서 바톤체인지 하듯이 운동화를 나누어 신다 보니 오빠가 학교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는 여동생도 뛰어서 집에 와야하고 오빠도 뛰어서 학교에 가야합니다. 이 달리기가 반복이 되다보니 오빠는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는 사람이 되었는데, 어느날 운동화가 부상으로 걸린 어린이 마라톤에 출전하여 일등을 한다는 내용의 영화였습니다. 가슴이 찡하게 저려오는 영화였습니다. 우리에게 공통의 장이 있으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공통의 장, 사람과 인간애입니다. 우리는 우리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