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사역을 하다 보면 학생들을 개인적으로 상담해 주는 일이 가끔 있다. 대체적으로 많은 상담 내용 중에 하나는 학교를 중단 하던지 혹은 학교를 옮기던지 하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사정에 따라 피치 못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뚜렷한 대안도 없이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학교생활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런 때마다 나는 “도둑질하는 것과 같이 나쁜 짓이 아니면 한번 시작했으면 끝을 내라”고 권면을 한다. 아닌 것 같다고 학교를 중단하거나 학교를 바꾸고 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보면 귀중한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일단 뜻이 있어서 시작을 하였으면 모든 난관을 헤치고 마쳐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것을 통하여 어떤 성취를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일단 한 단계를 마치면 자신에 대하여 자신감도 생기고 또 결국은 다른 일을 한다고 하여도 그것이 좋은 자산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단된 것은 쓸모가 없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책을 읽기 시작했으면 그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 물론 책을 읽을 때에 모든 책을 글자 글자 한자씩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읽던지 그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많은 경우에 책을 읽을 때에 도중에 그만 두는 경우가 많이 있다. 책이 흥미로워서 골랐지만 실제로 책이 독자인 우리의 지적 능력을 도전하는 어려운 내용이 나오거나 혹시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나오면 끝까지 읽어보기도 전에 여러 가지 핑계로 그 책을 읽기를 포기한다. 그러면 실제로 그 책을 통하여 자기에게 있을 수 있는 발전과 변화를 포기하는 것이다. 책은 완전히 읽을 때까지 읽은 것이 아니다. 책을 다 읽어야지 그 저자의 생각에 대하여 도전하고 반대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 읽기 전에는 그 저자의 생각에 도전을 할 수가 없다. 시작한 책은 끝을 보아야 한다. 한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은 가치가 없는 책이라고 결론을 내어도 좋다. 그것도 하나의 성취이기 때문이다. 그리면 최소한 다시는 그 책을 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사역을 하면서 매주 설교를 하면 어떤 설교를 해야 할 것인가 갈등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때는 설교준비를 하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두개의 설교를 가지고 어떤 것을 가지고 설교할까 갈등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면 설교를 깊이 있게 준비하지 못한다. 물론 하나의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좋은 다른 설교의 영감이 떠오를 수가 있다. 그런 때는 그것을 메모해두면 된다. 좋은 새로운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이것을 해 볼까 아니면 저번에 준비하던 것을 해볼까 하는 식으로 갈등을 하면 깊이 있는 설교를 할 수가 없다. 하나의 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깊이 있는 말씀을 나눌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하던지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求? 돋보기가 태양빛을 모아 집중을 시킬 때에 불을 일으킬 수가 있는 것이다. 집중하는데 파워가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주위에 보면 재능이 많은 사람인데 인생에 있어서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여러 가지 재능이 없는데 한가지에 집중하여서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을 볼 수 가 있다. 한가지 일, 한가지 기술에 집중하여서 전념하다 보면 과정 속에서 장애를 뚥고 어려움을 넘기면서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설사 재능이 좀 부족하여도 한가지를 붙들고 승부를 거는 사람은 성공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 속에 “ 한 우물을 파라”는 말씀이 있다.


최근에 나온 서적 중에서 공병호 박사의 “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이라는 좋은 책이 나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바로 집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가지 일에 최소한 10년은 투자를 해야 결실을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저 몇 년 하다가 포기하면 우리는 한 분야에서 진정한 의미의 프로가 될 수가 없다. 앤드류 카슨(Andrew Carson)박사는 “어떤 특별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정교한 훈련을 최소한 10년 정도는 해야만 한다.”고 말하였다. 10년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 그리고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말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한 분야에서 상당 수준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의 지속적인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능력보다도 이런 집중하는 자세가 성패에 더 깊은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사실이다.


누가복음 9장 51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십자가를 지러 마음을 굳게 정하고 나아가시는 장면이 있다. 풀러신학교의 클린톤 교수는 이 말씀을 가지고 집중된 삶에 대하여 설명한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에게 여러 가지 일들을 맡기셨고 그 동안 공사역을 통하여 감당하셨지만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명인 모든 인류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시기 위하여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나아가는 싯점인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삶의 목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도 우리 삶 가운데서 하나님이 주신 삶의 목적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젊었을 때에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미션을 바로 이해하고 그것을 향하여 집중해 가는 삶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은사를 개발하는데 있어서도 이것저것 다하려고 하는 욕심보다는 자신에게 주신 가장 중요한 은사를 인식하여 그것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중된 삶을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포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를 다하려고 하면 집중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한 가지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욕심에 불과한 것이다. 가지치기를 잘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관심과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들에 에너지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집중하는데 있어서 제일 방해가 되는 것은 아주 중요하지 않는 별 볼일 없는 이들이 아니라 상당히 중요해 보이지만 가장 중요하지는 않은 일들이다. 가장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하여 이런 일들을 거절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집중된 삶을 산다는 것은 말하기는 쉬워도 어떤 의미로 금욕의 길이요 포기의 길인 것이다.


당신은 인생에서 어떤 것에 승부를 걸고 있는가? 어떤 분야에서 또 어떤 지식 혹은 기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장인이 되기를 추구하고 있는가? 당신이 가장 자랑하고 자신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무엇에 당신의 시간과 정열을 집중하고 있는가? 혹시 현재 어떤 일을 포기하고 싶습니까? 한 단계 깊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시고 인내하며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지금 포기 하려고 하는 그 일에서 당신은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