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6년 2월호

jjKOSTA 한 게시판에 올라온 이 댓글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2005년 jjKOSTA에 참석하셨던 한 조장님께서는 왜 조장으로 자원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조장으로 자원하면 코스타가 5박 6일에서 6박 7일로 늘어나기 때문에, 하루만큼 은혜를 더 주실 것 같아서 자원하게 되었다는 대답을 하신 기억이 난다. 3주간에 걸친 인터넷 조장 훈련을 받아야 하는 수고, 조원들의 리스트를 받고 기도하고 연락하며 준비해야 하는 부담, 하루 먼저 도착해 땅을 밟고 조원들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5박 6일의 수양회 기간 동안 조장(組長)이라기보다 조종(組從)(?)으로 섬겨야 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각오하고도 그래도 jjKOSTA에 모여드는 조장님들. 한 두 해 조장으로 섬겨보니 정신없고 힘들어서 못하겠더라 하지 않고 갈 수만 있다면 무조건 조장으로 자원하겠다는 그 마음이 하나님께서 바로 jjKOSTA를 통해 심어주기 원하시는 아비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있어 2005년 코스타는 초-초-초보로서 미주코스타를 처음 참석하고, 7지역 코디로 처음 섬기고, 조장으로도 처음 자원하는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쩌다가(어쩌자고) jj 준비팀을 섬기게 퓸駭쩝?사실 그 계기도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그렇게 어설픈 모습으로 하지만 실수가 아님을 믿으며 섬기는 분들과 한 배를 타게 되었다. 열심히 땀 흘리며 노를 저으시는 분들 곁에서 ‘근데 저, 실례지만… 지금 여기가 어디지요?’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배는 이미 코스타라는 강 이 편에서 저 편으로 건너가 버린 듯 2005년 코스타가 막을 내렸다. 역시나 초보는 티가 난다. 다름 아닌 무엇보다 가장 열심히 준비되어야 하는 조장으로 섬기는 부분에서 조원들을 만나는 코스타 당일이 되어서야 ‘ 하나님 도와주세요.’ 라는 절실한 기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단 코스타 뿐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공동체의 모임은 역시 그 해당 짧은 기간보다 모임을 계획하고 준비하며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 가는데 더 큰 은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하나님의 영이 임하지 않고는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고백. 그래서 더 낮게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영혼들을 중보 하는 과정을 통해 그 분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 섬기는 자들에게 덤으로 주시는 은혜인 것 같다. 참석하는 조원들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한 영혼을 위해 중보 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나로서는 이제껏 이메일로만 인사를 나누던 조원들과 실제로 만나는 시간이 다가오자 설렘과 함께 부담과 걱정 또한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장 수련회를 마무리하며 jj로 jojang으로 jeja로 함께 서서 이제 ‘각자 해체 모여’를 준비하는 120여명의 조장님들과, 팀은 다르지만 같은 spirit으로 동역한다는 사실이 영광이 되고 기쁨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후문으로 듣게 된 멋있는 조장님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모든 조장님들을 뿌듯하게 그리고 한편 긴장하게 만든다. 날마다 늦은 시간까지 밤에 혼자 깨어서 조원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 날마다의 메모를 적어서 마지막 날 긴 편지로 모든 조원에게 전해주신 조장님, 대체 얼마나 맛있는 간식을 준비해 오셨기에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조원들로부터 ‘드림 조장님’이라는 자랑을 들으시는 조장님, 코스타가 끝난 후 에도 줄기차게 follow-up의 끈을 놓지 않으시고 교제를 이어가시는 조장님, 먼 거리를 마다않고 찾아가고 찾아오도록 그렇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 놓으신 조장님. 5박 6일로 영혼을 품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분명히 코스타 전부터 한 영혼을 품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고 조장 훈련을 받는 가운데, 그리고 중보의 기도 가운데 성실하게 조원들을 기억했던 마음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사실 조장으로 자원하신 많은 분들이 이미 미국 땅 전역에 흩어진 나그네로서 각자의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영혼을 섬기는 부르심 가운데 계신 분들일 것이다. 광야같이 메마른 땅에서 고독하고 외롭게 한 영혼을 섬기는 분도 계실 것이고, 넘치는 사역(일)과 방황하는 영혼들을 혼자 감당하기 벅차게 섬기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코스타가 시작되기 하루 전, jjKOSTA에 모여든 한 분 한 분의 조장님들이 모두 그렇게 섬김을 습관으로, 섬김을 나의 기질과 태도로, 한 영혼을 값없이 마실 수 있는 생명수로 인도하는 그 섬김을 나의 사명으로 알아서 나를 내려놓기 원한다. 부르시는 곳에서 섬기시라는 영혼들에게 언제나 stand-by의 상태로 나를 내어주고 나를 기꺼이 허비할 수 있는 마음. 코스타에서 만난 조원들에게는 혹 단 일주일짜리 조장일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임명해주신 이상 일주일 24시간, 연중무휴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jj – 조장으로 그리고 제자 – 로 산다.


아비의 마음으로 한 영혼을 섬기는 조장님들을 격려하기 위해 jjKOSTA가 있다. 서로 돌아보아 함께 세워지는 기쁨을 누리는 자리이다. 섬김은 언제나 서툴고 부족하기만 한데도, 나에게도 말씀을 주시고 영혼을 맡겨주신 것은 나의 처음을 아시면서도 나에게 기대와 소망을 품으시고 격려해주신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이다. 갈 수만 있다면 조장으로 자원하겠다는 앞서 말한 한 조장님의 고백은 마치 부르시는 곳마다 스승이 아닌 아비가 되겠다는 고백으로 들린다.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비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복음으로써 내가 너희를 낳았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 (고전 4: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