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크게 나누면 두가지 종류의 시간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시간을 사용하지만 그 시간을 통하여 힘과 에너지를 얻고 회복하는 시간이 있고 다른 하나는 시간을 사용함으로서 에너지가 소비되는 시간이 있다. 우리 삶 가운데서 이 두 가지가 다 있어야 한다. 그 어떤 종류의 시간은 좋고 다른 종류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시간 사이에 건강한 균형이 필요하다. 자신을 회복하고 자신에게 에너지가 주어지는 시간이 있고 그 시간을 통하여 축척된 힘과 에너지를 가지고 두번째 종류의 시간들 즉 힘을 들이고 에너지를 써가면서 해야하는 일들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주로 에너지가 축척되는 시간을 갖기 보다는 에너지가 소비되는 종류의 시간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간도 필요하지만 첫번째 종류의 에너지가 축척되는 시간이 없이는 결국 지쳐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쓰는 시간 중에서 에너지가 회복되고 힘을 도리어 얻게 되는 시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람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주로 운동하는 시간, 사람들과 순수하게 교제하면서 즐기는 시간, 홀로 조용히 휴식하는 시간,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드려지는 시간 등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것에 시간을 적절히 쓰고 있는가? 아니면 에너지를 소진만 하고 살아가는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야베스의 기도”의 저자인 부르스 윌킨스가 쓴 책 “포도나무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어 보았다. 예수님께서 유언처럼 남기신 요한복음 15장의 말씀을 가지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을 살기 위해서 첫째, 죄의 가지를 치고 둘째, 욕심을 제어하고 셋째, 예수님 안에 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주제의 책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삶 가운데 예수님께 나아가서 그 안에 거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으로 “친밀감”이라는 주제에 좋은 책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하나님과의 교제를 내 삶의 첫 우선 순위에 두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혹은 지도자로서의 나의 진정한 역할을 이루지 못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는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는 전문가가 되었지만 하나님의 친구가 되는 일에는 어쩐 일인지 풋내기로 남아 있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 많은 기독교 사역자들에게 동감을 불어 일으키는 표현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는 곧잘 그의 표현처럼 “하나님을 위해 일하고 행하는 분주함 속에서 우리는 종종 그분께서 함께 하시는 것을 단순히 즐거워하는 일에는 실패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갖고 계신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우리와의 교제라는 것을 곧 잘 잊어버리는 것 같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는데 제일 힘드는 것이 하나님께 구별된 시간을 드리는 것이다. 그런데 구별된 시간을 드리는데 가장 힘든 이유가 특별한 이슈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하나님께 나아가는데 문제가 특별히 없으면 그냥 그 시간을 넘어 뛰려는 경향이있다. 왜냐하면 바쁘고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이런 식으로는 깊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가 없다. 그리고 문제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별한 문제가 있던 없던 하나님께 시간을 드리고 나아가는 것을 통하여 진정한 의미의 친밀감 나의 문제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 중심의 깊은 관계를 쌓아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탈벗 신학교의 기독교 교육학 교수인 클라우스 이슬러는 “Wasting Time with God”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썼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이 시간의 낭비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낭비하는 느낌이 들어서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하고 하나님께 시간을 드리지 않으면 우리가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속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는 하나님과의 친밀감을 위해서 시간을 드리는데 있어서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좋습니다. 아니 사실상 그편이 더욱 좋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꾸준히 하나님께 시간을 드리고 하나님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깊은 친밀감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친밀감이란 이유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서 생겨난다. 사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것이 느껴진다. 사실상 나는 하루에 종종 이론적으로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데 나는 대화가 늘 이슈 중심이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내에게 전화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 그냥 전화해서 이얘기 저얘기하는 것이 친밀감을 쌓아나가는데 좋을텐데 그게 잘 안된다. 일이 있어야 전화하고 또 일이 있을 때에는 그말만 하면 그냥 수다(???)를 떨지를 못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남자들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부부관계도 문제 중심이 아니라 친밀감을 쌓아나가려면 (설사 내 생각는 이유가 없어도) 대화를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부부 관계에서도 이유없이 전화해도 괜찮다. 아니 차라리 더 좋은 것이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시간 이것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활력을 주고 능력을 주는 은혜의 시간이다. 우리 삶이 무척 바쁘지만 생명의 원천되시는 하나님께 나아가서 깊은 은혜 속에 하나님이 주시는 생기를 회복하고 늘 승리롭고 열매맺는 삶을 누리시기를 바란다. 특별히 이슈가 없어도 그냥 나가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우리에게 놀라운 은혜를 베푸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