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동안은 일할 것이요 일곱째 날은 쉴 안식일이니 성회라 너희는 무슨 일이든지 하지 말라.
  이는 너희 거하는 각처에서 지킬 여호와의 안식일이니라.” (레위기 23:3 )
 
얼마 전 미 동남부 최고 일간지 AJC가 조지아주의 대표적인 체인레스토랑 칙필레(Chic-Fil-A)의 창업주인 트루엣 캐시 명예회장을 인터뷰했다. 캐시 회장은 창업 이후 지난 16년 동안 해마다 두 자리 수 매출 신장을 이끈 장본인이다. 칙필레는 현재 전국 1400개 매장을 보유한 동종업계 전국 2위의 레스토랑이다.
 
이 인터뷰에서 필자의 가슴을 뛰게 한 것은 칙필레 경영인으로서 가장 뿌듯한 것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캐시 회장이 답변한 내용이다. 그는 서슴없이 “주일에 쉬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흔을 바라보는 캐시는 지난 51년 동안 쉬는 주일마다 주일학교 교사로서 13세 소년들에게 성경을 가르쳐 왔다.

통상 패스트 푸드점 업계에서 일요일 매출은 전체 매출의 최소 2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캐시는 하나님을 위해 그 20%를 포기했다. 캐시 회장은 1주일에 하루는 성경의 원리대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쉬는 날이므로, 칙필레의 전국 모든 매장은 주일마다 직원들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문을 닫는다고 했다.

그것은 탁월한 결정이었다. 경제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외식업계에서는 일명 ‘칙필레 신화’라는 용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경이적인 매출 신장을 해마다 이어 나갔다. 이것이 하나님의 시간법칙이다.

하나님은 시간을 초월하신 분이다. 그분은 양적 시간보다 질적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신다. 하나님의 시간 법칙은 인간의 법칙과 달라서 물리적 1시간이 하나님께는 1초도, 1000시간도 될 수 있다. 주일은 일주일의 7분의 1이 아니다. 그 하루가 한 달 휴가로도 회복되지 않는 몸과 마음의 안식을 준다. 예배 한 시간은 24분의 1이 아니다. 그 한 시간이 이십 년 학교교육으로도 줄 수 없는 신적 가치관과 지혜를 깨우치게 한다.


일주일의 하루를 온전히 쉬는 것은 창조의 질서이다. “엿새 동안은 일할 것이요 일곱째 날은 쉴 안식일이니 성회라 너희는 무슨 일이든지 하지 말라 이는 너희 거하는 각처에서 지킬 여호와의 안식일이니라” (레위기 23:3 )

한국교회는 그 어느 나라보다 주일성수의 전통이 강하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살았다. 그러나 이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 요즘 한국교회 중고등부 담당 교역자들이 울상이다. 청소년들이 공부 때문에 시간이 아까워서 교회에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슬픈 사실은 신앙 있는 부모들이 주일에 자녀들이 교회에 오래 있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른 아침 예배 마치고 학원으로 과외로 도서관으로 직행한다. 공부하는 시간 외에 남는 자투리 시간을 하나님께 드린다. 청소년들을 잡으려고 튀는 프로그램, 청소년의 눈을 사로잡는 예배에 목숨 걸고 투자하지 않으면 중고등부 사역자체가 불가능하다.

한국교회가 왜 이렇게 변질되었는가? 복음을 위해, 선교를 위해, 교회 봉사를 위해, 그 무엇보다 예배를 위해 시간을 내는 일을 아까워하는 것은 하나님을 그만큼 싸구려 취급하는 것 아닌가! 우리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쓰다 남은 싸구려 빗자루 정도로 물려준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한국교회를 향해 비장한 마음으로 제안한다. 우리 부모 세대가 솔선수범해서 다음 세대 자녀들에게 일주일의 하루를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신앙습관을 물려주자. 안식일 엄수주의로 귀화하자는 것도 아니요, 율법주의적 의식으로 돌아가자는 것도 아니다. 주일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창조질서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하나님의 시간을 하나님께 돌려드리자는 운동이다. 이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존폐가 달린 필사적인 과제이다.

이유정(한빛지구촌교회 예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