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획기사를 통해 예수님의 비전은 하나님 나라였다는 것, 그분은 십자가를 지신 자신의 행동으로 하나님 나라의 삶을 보여주셨다는 것을, 그리고 부활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 뿐 아니라 그가 주장하고 보여주었던 하나님 나라가 궁극적으로 승리한다는 것의 확증이 된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임재한 하나님 나라와 승리할 하나님 나라의 사이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실현시키는 사명을 부여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 교회에 대해서 살펴본다.

예수님은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
예수님은 당시의 세상의 질서를 적극적으로 거스름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그것에 걸맞는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기 원했다. 그 새로운 공동체는 다른 종교 운동을 추구하는 공동체와는 여러 면에서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어떤 폐쇄된 집단, 분파가 아니었고 모든 사람들이 초대되는 곳이었다. 심지어 죄인이라도 손가락질 받던 세리들과 창기들도 초대되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들을 신분과 직업, 종교적 성향, 지역에 상관없이 하나님 나라로 초청하셨고 그것에 반응한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베풀어 주셨다. 곧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다양성과 예수님의 관심인 가난한 자와 약자에 대한 관심이 예수님이 원하는 공동체, 교회의 기본 성격이라 하겠다.

하나님 나라와 교회
그가 특별히 구별하여 자신의 사역에 언제나 동참하도록 부른 열두 사도 공동체도 비슷한 성격을 띤다. 그들의 출신은 매우 다양하여 그 안에는 강한 민족주의자(zealot)들 뿐 아니라 세리라는 식민지 정부 관리까지 포함되어 있다. 열둘이라는 숫자에는 이스라엘 전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고 새로운 이스라엘을 대표한다는 의미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말했는데 세상에는 교회가 세워졌다고 말한다. 사실 예수님은 교회에 대하여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의도를 보여주셨다. 그리고 자신이 구체적으로 임재하는 장으로 삼으심으로써 자신과 그 공동체를 동일화하였다. 그것은 자기 자신인 하나님 나라와 그 공동체를 동일화하는 것이었다. (마 18:17, 20)

예수님의 새로운 공동체, 교회에 대한 사도들의 이해도 이와 다르지 않다. 새로운 공동체인 교회는 그 자체가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나님의 충만함이 이루어지는 장이 된다고 사도 바울은 증언한다 (엡 1:22-23 – 또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 골 1:18-20 –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시라 그가 근본이시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이시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요 아버지께서는 모든 충만으로 예수 안에 거하게 하시고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 나라의 실재이며 교회를 통해 모든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된다는 비전은 죄로 인해 분리되고 분열된 세계가 그리스도 안에서 갱신되고 통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 7:10-11).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는 분열과 분리, 소외와 배타,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려는 모든 성도들의 노력 속에서 서서히 형성되어 가게 된다. 그리고 결국 ‘하나님 나라’라는 이상은 그리스도라는 실체로 전이하며 역사 속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 점을 공동체가 공감하고 추구할 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이 통일된다는 비전은 현실의 교회의 모습을 지도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하나님 나라는 교회를 만들어 내고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되며 우리들의 교회는 하나님 나라가 실재하는 몸으로, 그리스도의 실체로 변화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것이 우리의 노력없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죄가 그것을 막는 최대의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성도가 성령의 도우심에 의지하며 나아갈 때 그것은 가능한 미션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도우심을 의지하며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실 것을 우리는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