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상담실에서는 많은 코스탄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가상의 코스탄과 멘토와의 대화를 통해 풀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곳에 실린 의견은 멘토님 개인의 의견이며 코스타와 소식기관의 의견은 아닙니다.

부부관계

“멘토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부부는 처음에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혼하고 휴일에 뭘 하고 보내는가 하는 작은 일부터, 진로 같은 큰 일까지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스로, 그리고 상대방에게 변화를 기대하지만 이제는 지쳐서 더 이상 노력하고 싶지 않습니다. 주위의 몇 분들처럼 차라리 따로 사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잘 지내라, 희생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 말고, 실제적으로 관계가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남편과 아내처럼 서로를 다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르고 있는 사이도 없을 것입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식을 준비하는 시점부터 서로의 차이를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10년을 연애해도 다 모르던 서로의 모습을 결혼생활 1달만에 많이 알게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결혼은 우리의 연약한 모습이 가려지지 않은채 배우자에게 노출되고, 또 어떤 경우는 나의 연약함을 상대가 보충해주기를 원하기조차 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면서 행복을 꿈꿀 줄 알았던 결혼생활에서 잠 못 이루는 밤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몸과 마음이 지쳐가면 상대에게 기대도 하지 않고 실망도 하지 않는 그러나 행복은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조용한 절망의 상태’가 옵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아내의 절망을 감지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남편의 무심함이지요. 그렇게 아무 변화없이 마흔 오십을 넘기는 것이, 허다한 한국부부들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떤 경우는 그간 소홀히 했던 교회생활(특히 선교나 봉사 등)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갈등의 에너지를 밖으로 돌려 부부의 문제 자체를 비켜가는 경우도 있는데, 겉으로 보아 원만한 부부로 보이지만 사실상 두사람 사이에는 해야할 이야기가 아직 많을 수 있지요. 주님께서는 많은 일보다 나의 가장 가까운 이웃에게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에 더 큰 점수를 주실 지도 모릅니다.
 
위의 질문을 던진 부부는 먼저 이 부분에 대해 동의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정말 관계가 회복되기를 원하세요?” 그 대답에 아내와 남편 모두 예라고 하실 경우, 다음의 처방을 따라보세요. 첫째, 먼저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의 관계 이외에는 어떤 것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 (아이 없이 가는 부부리트릿, 혹은 매 주말 3시간 정도씩 서로 아이를 봐주면서 부부만의 시간을 계획하는 것, 부부가 새벽이나 아이를 재운 시간에 서로 시간을 가지는 것 등) 둘째, 정해진 주제를 놓고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이 때 대화가 공격이나 방어 혹은 말싸움으로 가지 않도록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 상대가 이야기 할 때 끼어들지 않고 마음을 열고 듣기, 상대 이야기에 방어적 자세 취하지 말고, ” 음, 그랬구나” 라고 받아주기, 서로 순서를 정해가며 이야기하고 듣는 것에 균형 맞추기. 셋째,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이야기 나눈다. 주제1, 나는 결혼을 통해 이런 것들(5가지 정도)을 기대했다, 주제2, 당신이 이렇게 할 때 나는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주제3, 당신이 이것만 고쳐주었으면 좋겠다, 주제4, 나는 내 부모님의 이런 모습이 좋고 이런 모습이 싫다, 주제5, 당신이 나의 이런 부분을 위해 도와주고 기도해주기를 원한다, 주제6. 당신 이런 모습이 정말 고압다. 넷째, 처음부터 대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세요. 대화의 물꼬가 터지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대화하려다가 말싸움으로 끝나는 일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나아질 것이니 포기하지 마세요. 다섯째, 성 트러블, 중독증상, 정신질환적인 면, 가정폭력, 배우자 부정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는 대화만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반드시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받도록 하시고요.여섯째, 그리고 누구보다도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런 노력을 기뻐하신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의 연약함을 조용히 아뢰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줌으로 대화의 시간을 마치도록 하세요. 매일 배우자를 위해 기도하는 훈련, 잊지 마시구요.
 
배우자 중 한 쪽이 관계 회복에 무관심하며 대화의 시간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는 정말 믿음의 노력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 때는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힘든 배우자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는 그를 통해 나를 연단하시고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시려는 계획이실 수 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마세요. 처음부터 성격, 집안, 경제사정 모두 척척 맞아서 아무 문제 없는 가정과 비교하지 마세요. 힘든 배우자를 안고 눈물 뿌려 기도하는 그 남편이나 아내를 위해 중보하고 계실 예수님을 기억하세요. 예수님의 마음은 약한 자에게 늘 가있답니다. 상대가 나의 이런 노력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지 마세요. 나는 하나님 앞에서 나의 몫을 다할 뿐입니다. 나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만 생각하면 됩니다. 상대 배우자를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몫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남들처럼 재미나게 살지 못하고 늙을 수도 있습니다. 괜챦습니다. 그래도 나는 하나님께 배운 사랑으로 나의 몫을 감당하며 나의 배우자를 섬기는 것입니다. 혹시 그 배우자에게 조금이라도 들을 귀가 있다면 그 동안 못다한 쓴소리들을 토해내서 다시 관계를 악화시키는 대신에, 앞에서 언급한 여섯가지 주제들을 중심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전달할 방법을 찾아보세요. 이메일이 좋겠지요? 그 말을 듣건 읽지도 않고 지워버리건 그건 상대의 문제입니다. 나는 나를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우자를 사랑할 힘을 달라고 끊임없이 기도합니다. 영적 전쟁입니다. 힘든 결혼 생활에서 상대를 증오하지 않고 측은지심과 사랑으로 승리하는 것은 위대한 영적 성취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혼생활과 자녀양육을 통해 우리를 겸손하게 사람 만드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승리하세요. 조은숙 (가족상담가, S.U.C.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