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미래를 창조하는 씨앗
살며 생각하며
미래를 창조하는 씨앗
야베스의 기도(Prayer of Jabez) 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지난 해부터 미국의 기독교 서점 베스트셀러로 올라선 뒤, 올해에는 USA Today나 Wall Street Journal과 같은 일반 매체의 베스트셀러가 되더니만,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번역되어 이미 한국 기독 서점의 No.1 베스트셀러(7월 28일 현재 kbook.com No.1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Bruce Willkinson은 그가 신학교 시절, 교목인 Richard Seume 박사의 설교를 통해 역대상에 등장하는 야베스를 알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이 ‘야베스의 기도’를 시작하게 된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야베스의 기도는 계속 되고 있다.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가로되 원컨데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란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대상 4:10)
이 책은 축복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그가 해온 30년 간의 ‘야베스의 기도’를 통해 그가 받은 축복(하나님의 자녀로서, 지경을 넓혀야 할 사역자가 받아 누려야 할 축복)과 깨달음을 간결한 필치로, 하지만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이 나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책의 내용 때문만이 아니라,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 때문이다. Amazon.com에 가보면 이 책에 관한 평을 볼 수 있는데 (7월 28일 현재 268개의 서평이 올라와 있다), 이 책에 대한 평가만큼 호평과 혹평으로 극하게 갈라진 경우를 나는 본적이 없다. 잠시 여기서 이 책에 대한 두 가지 다른 시선을 보도록 하자.
“Dangerous little book” (one star out of five) by Albert Cerussi
….However, the author goes way too far. He seems to indicate that if you pray this prayer then God will bless you. This sort of cosmic santa claus stuff is one step ahead of the infamous “name-it-and-claim-it” gospel. The author places way too much emphasis on this prayer and the words inside of it. The “Prayer of Jabez” is a classic case of over-reading into the Scriptures. Believers in Jesus who read this book should view it with caution…..
“A powerful book” (five stars out of five) by Doug Keating
…..One concern I had about the book was the issue of praying for abundance. Luckily, the author “hit the nail on the head” with this topic by focusing on what God wants to bless us with instead of what we want from God. After all, if we put our faith in God, shouldn’t we trust his judgement when it comes to his blessing our lives. I think that prosperity is one of the most misunderstood topics in the Christian community today, and hopefully this book will help solve that problem……
두 사람은 동일한 책을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를 볼 수 있다. Albert는 ‘위험한 책'(dangerous little book)으로, Doug은 ‘위력적인 책'(powerful book)으로 묘사한다 – 나는 Doug의 의견을 지지한다. 이것은 결국,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이 축복을 받아 들이는 입장은 Doug과 Albert의 경우처럼 천차만별이다.
미국에서 “name it and claim it” gospel이 성행했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한때 기복 신앙의 바람이 불었던 적이 있다. 기복 신앙의 눈에 보이는 해악은 하나님을 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한 ‘사다리’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우리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이 들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해악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 그리스도인 사이에 퍼져 있는 일종의 “하나님의 축복(또는 성공)에 대한 거부감”이다 – 이는 위의 Albert의 글 행간에서도 언뜻 언뜻 비친다. 잘못된 기복 신앙으로 인해 생겨난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거부감이야말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많이 약화시키는 해악이 아닐까 한다.
아니 축복에 왠 거부감? 이렇게 반문할 수 있겠다. 이것을 만일 기도로 표현한다면? “하나님. 나에게 세상적인 축복을 안 주셔도 괜찮습니다. 평생 하나님 붙들고 살겠습니다.” 참 훌륭한 신앙 고백이지만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신앙 고백에 더불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간구해야 한다. “하나님, 지혜가 필요합니다, 물질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보내 주세요, 내 앞길을 열어 주세요.” 우리가 간구해야 할 이유는 우리 각자에게 맏겨진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참 안타까운 것은 이 축복(또는 성공)에 대한 거부감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간구의 내용을 막는다는 사실이다.
축복에 대한 거부감에 관한 한 이것은 남 이야기가 아니다. 나 역시 여기서 한참을 헤매었다. 일단 무슨 설교를 듣던지, 아니면 책을 읽던지, ‘축복’이나 ‘성공’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내 마음에는 Alarm이 울린다. ‘이거 뭐 또 기복신앙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귀를 쫑긋이 세우거나, 눈을 부릅뜨게 되었다. 내가 추구해야 할 것은 전적으로 내면적인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나님께 나의 세상적인 필요를 아뢰는 기도를 드릴때는 좀 창피한 생각도 들기도 하고 묵상 기도나 다른 기도가 수준 높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이런 일종의 피해 의식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생각의 중요성’을 깨닫고 난 뒤다. 강준민목사님은 이렇게 설명한다.
“간구하는 법칙은 우리의 생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구하게 됩니다. 또한 간구하는 법칙은 우리의 언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로 구하기 때문입니다. 말이 우리의 미래를 창조하는 씨앗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간구도 우리가 소원하는 미래를 창조하는 씨앗입니다.” (꿈꾸는 자가 알아야 할 21가지 믿음의 법칙, 78쪽)
우리의 간구가 씨앗이라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수확을 거두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뿌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