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혁] 유학생의 경건의 연습과 약속(4)

크리스천 유학생 풍속도


유학생의 경건의 연습과 약속(4)
경건의 연습과 실제적인 대안


지난 칼럼에서는 경건의 연습과 실제적인 대안으로, 주로 교회 안에서의 예배 생활, 말씀 훈련 및 기도를 통한 경건의 훈련에 관하여 나누었다. 이번 호에서는 어떻게 하면 훈련된 크리스천들이 교회 밖으로 나가서 예배와 삶이 일치하는 균형있는 삶을 살며, 평안함을 유지할 것인가에 관하여 나누어 보고자 한다.


균형있는 삶 – 예배와 삶의 일치


오늘날 많은 한국 교회와 한국 크리스천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또 조롱을 당하는 것은 바로 교회 안에서의 뜨거운 예배 신앙을 그들의 세상의 삶 속에서 보여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예배와 삶이 불일치하는 위선적인 크리스천의 모습이 세상의 삶 속에서 참 소금의 기능을 잃어 버렸기에, 세상 사람들에게 밟히는 쓸모 없는 소금이 되어 버렸다. 오늘날 한국 교회와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가장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예배 생활과 삶”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씀을 받고 기도를 통하여 새로운 힘을 얻었으면, 이제 세상으로 나가서 구원 받은 자로서 예배와 삶이 일치하는 능력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참 경건의 훈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교회에서는 열심히 기도하고 예배 드리며, 주여! 주여! 하고 부르짖었지만, 세상에서는 말씀과 전혀 다르게 살았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이원적인 믿음의 모습은, 미국에 이민와서 살고 있는 이민 교회의 한인 크리스천들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전 시카고와 뉴욕에서, 미국에 이민 온 50여 개국의 미국 이민자에 대해 앙케이트를 조사했는데, 미국 사회의 기여도가 가장 낮고, 불친절하고 무례하며, 신뢰하기 힘든, 인기 없는 이민자의 몇번째로 한인 이민자가 뽑혔다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가는 곳마다 한국 이민 교회는 많고, 날마다 예배는 열심히 드리는데, 무엇 때문에 이 미국 사회에서 한국 사람은 정직하지 않은 사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신실함과 정직성이 없는 사람으로 비치게 되었는가? 그것은 바로 한인 이민자 중에 50%가 넘는 한인 크리스천들이 하나님 말씀에 따라 살지 않는 이원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와 크리스천들은 한국 사회에서 지금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가?


예수님께서는 생애 동안 육신을 입으시고 이 세상에 ‘거하셨지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죽어 가는 뭇 영혼을 위하여 하나님 아버지의 보내심을 받은 자이셨다. 마찬가지로 크리스천은 세상에 거하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도리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기 위하여, 세상 속으로 보냄을 받은 자들이다. 그러하기에 늘 예배드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의 삶이야말로 가장 실제적인 경건의 연습이라 할 수 있으며, 실제의 삶 속에서의 경건의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연약한 심성과 우리의 의지를 가지고는 세상 속에서 승리의 삶을 살 수가 없다. 오직 주님을 의지할 때 승리할 수 있다. 오직 주님을 의지하는 삶이란 바로 경건의 능력을 인정하는 삶이다. 몇 십년 믿음 생활을 하고, 또 철저히 예배와 말씀과 기도로 무장이 되었다고 한들, 세상의 삶 가운데서 그리스도인의 빛을 발할 수 없다면 저들의 수고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예배와 삶이 일치하는 삶은 세상에 동화되는 삶이 아니다. 세상을 누리면서도, 소금처럼 썩지 않는 삶을 말한다. 세상 가운데 살면서도 구별되게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거룩함을 유지하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구별되게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룩하게 사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을 부인하고 세상을 피하며 사는 것은 더욱 아니다. 도리어 하나님께서 세상에 주신 것들을 감사함으로 받고 누리되, 주님의 사명을 받고 세상에 파송된 하나님의 대사처럼 산다는 것이다. 신학자인 존 켈빈은 “현재의 삶은 유혹적인 것들이 많이 있어서, 유쾌하고, 우아하고, 감미로운 하나의 거대한 쇼와 같다. 우리는 그것들을 절대로 경멸하지 말아야 되는 하나님의 선하신 선물들 중의 하나로 간주하고 애호해야만 한다”고 말하였다. 이처럼 하나님은 세상에 거하는 우리에게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풍성히 주시기를 원하시며, 또 우리가 주신 것을 감사와 기쁨으로 누리기를 원하신다(딤전 6:17). 우리가 현재의 삶에서 주님이 주신 만물의 풍성함에 불편해 하거나 죄스러워하는 것은 성경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세상에 주신 것들을 즐거움으로 누리면서도, 그 즐거움에 송두리째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말이다. 그렇게 마음을 빼앗겨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나라의 유업을 받지 못 하는 어리석음과 탐욕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의 은혜로 세상으로부터 부름 받아 거룩하게 된 후에, 다시 세상으로 파송된 하나님의 거룩한 대사인 셈이다. 이리하여 우리 크리스천은 세상으로부터 나와서 다시 과감히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 교회에서 은혜 받고 세상으로 나가서는 주님을 증거하며, 능력 있는 삶을 살자. 유학 생활 중에 여러분이 강의실과 연구실에서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참 사랑을 보여주고, 또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상을 섬기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미국으로 유학 온 50만 명의 국제 유학생은 여러분이 섬겨야 할 귀한 대상이 아니겠는가?


자족하는 마음


성경에서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에 큰 유익이 된다고 말씀하셨다(딤전 6:6). 우리가 아무리 이 땅에서 잘 되고, 신앙적으로 성숙한다고 할 지라도,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그만큼의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자족하는 마음은 경건의 연습에 큰 유익이 된다고 하셨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 김집사 그릇은 저렇게 큰데, 내 그릇은 왜 이렇게 작습니까”라고 불평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신 내 그릇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만족하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리 경건의 훈련이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경건을 이익의 재료로 생각하여 결국에는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여러분은 교회에서 허락된 섬김의 자리와 위치, 하나님이 주시는 세상적인 위치에 자족하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자족하는 마음은 곧 감사하는 마음이다.


하나님이 우리의 삶의 주인인 것을 인정하자. 그분이 여러분의 인생을 통하여 계획하신 모든 것이 온전하고, 아름답고, 최고 좋은 것이라는 것을 믿어야 할 것이다(히 11:6).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히 11:1-2)” 라고 하셨으니, 지금 당장 볼 수 있다면 그것을 믿지 못할 자가 어디 있겠는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느끼고, 갖지 못한 것을 가진 것처럼 바라보기 때문에 그것을 ‘믿음’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믿음과 경건의 훈련을 통하여 주님이 주신 것으로 자족하며 사는 크리스천들은 돈을 가지고도 유혹 못하고, 지위를 가지고도 협박 못한다. 이런 크리스찬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실 때도 있다.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귀중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무엇인가? 학위인가, 돈인가, 명예인가, 직장인가, 자존심인가? 주님 앞에 모두 내려 놓자. 순종함으로 가장 귀한 옥합을 깨뜨려 주님께 드렸던 여인처럼, 여러분의 가장 귀한 것을 주님께 드리고, 주님께서 주신 것으로 만족함을 누릴 때에 진정 자유함이 있을 것이다.


믿음은 있으되 자족할 줄 모르는 크리스천은 범사를 걱정하다가 밤을 새운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할 수 있으며, 주님이 주시는 평안을 누가 빼앗을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이 이 땅에 사는 우리에게 주시기 원하시는 진정한 복락은 평안함일 것이다. 주님이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오시사 하신 첫 말씀이 바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요20:19)”이었던 것처럼, 우리가 누려야 할 복락은 세상의 성공이 아니라 평안이다. 남보다 잘 되는 것도 아니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세상 지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어떠한 위치에 있든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으로 자족함을 가지고, 평안함을 누리는 것이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크리스천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니겠는가?


경건의 연습을 통하여 주시는 금생의 약속은 평안함이다. 주님이 주신 것에 만족하며 살 수 있다면, 이 세상 체제에서는 가장 낮고 보잘 것 없는 언덕을 점령하고 살아도, 사도 바울처럼 기쁨으로 높은 곳을 바라 보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안에서 평안함으로 살되 세상에 속하는 삶을 살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대사로 파송 받은 자로 살아 주님의 영광을 증거할 수 있다면, 주님이 얼마나 기뻐하시는 삶이 될 것인가? 오늘도 우리는 경건의 연습과 훈련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유학 생활 동안에 열심히 예배 드리고, 주야로 말씀을 배우고 묵상하며, 부르짖어 기도하고, 세상 가운데에서 예배와 삶이 일치하는 자로 살수 있기를, 또 주님 주신 것으로 만족하는 경건의 훈련을 통하여, 바울같은 능력 있는 크리스천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하며, 유학생 경건의 연습과 약속의 칼럼을 끝맺고자 한다.



* “유학생의 경건의 연습과 약속” 칼럼은 본 회를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다음 달부터는 “한국은 좁고, 미국은 두렵다“라는 칼럼 제목으로 IMF의 여파로 학위취득 후에 진로와 취업에 대하여 고민하는 크리스천 유학생들의 공통된 관심을 몇 회에 걸쳐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