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_row][vc_column width=”1/1″][vc_column_text]구속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완성되며 구속사는 신약과 그리스도의 삶 속에서 성취되고 구속사에서 이스라엘의 소망은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부활에 의해서 완성된다. 구약성경 전체의 계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고, 신약의 가르침은 이스라엘의 역사에 감추어져 있는 의미가 드러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스라엘 역사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그리스도가 전한 하나님의 나라의 속성에 따라 이해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한 마디로 말해 약자와 강자의 질서 속에서 일어난 충돌의 역사이다. 이스라엘은 그들 자신에게 명백한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나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노예상태로 지배받고 있었다. 이스라엘을 통해 전수된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의 질서와 충돌하며 탄압받고 멸시받는 약자의 나라이다. 인간이 생각하는 강한 힘과 권력을 얻기 위해 집단의 동원을 추구하는 세상의 질서에서 벗어난 약자를 보호하는 공동체는 그 자체로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은 이렇게 겉으로 보기에 약해보이는 나라지만 그 안에 당신의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일련의 이적들로 노예상태로부터 해방시켜 주려고 하셨다. 하지만 이스라엘마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반대편에 서서 강자처럼 보이는 세상의 질서에 편승하고 노예의 삶에 머물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실패는 은혜로 주어지는 약해보이는 하나님 나라를 거부하고 강자의 질서에 머무려고 하거나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지 않고 강자의 나라를 부러워하고 한편으로 추구했다는 데에 있다. 강자의 질서를 추구함으로써 이스라엘 공동체의 약자들에 의해 구현되는 하나님의 나라를 배척하는 실수를 반복한 것이다. 이스라엘 공동체가 지배를 받거나 지배하거나에 상관없이,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추구하거나 세상 나라의 질서를 추구하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공동체는 지속적으로 강자의 질서를 추구했고 세상 질서의 일부분이 되고자 하는 욕망과 야망을 좇아갔다.
하나님 나라의 정신은 가난한 자를 특별히 취급한다는 것을 이스라엘과 관계의 핵심인 법에서 찾을 수 있다. 성경의 법이 약자를 특별히 대한다는 내용은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정신이 힘을 추구하는 세력과 갈등을 일으키는 사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성경의 법은 부자들에게 호의를 베풀기보다는 종들을 특별하게 생각했고 이민자, 과부, 고아들처럼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약하고 영향력이 없는자를 옹호하였으며 그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공동체의 정신은 사회질서를 확립하고 가장 많은 생산력과 군사력을 창출하는데 있지 않으며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가난한 자들이 보호받는 약한 사회를 추구하는데 있었다.
이스라엘 공동체는 자신들의 노예생활과 약함을 통해서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민족의 고난 속에서 하나님에 대하여 상상하고 다가올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고대하며 견디고 단련될 수 있었다. 동시에 그들은 하나님의 질서와 원칙을 지키기 위해 세상과 투쟁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으로 회복될 나라의 보존과 진전을 위해 하나님의 방법과 원칙을 지키려고 할 때 찾아오는 약함의 자리에 동참함으로써 민족 공동체에 주어진 하나님의 뜻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불완전하나마 하나님의 나라를 체험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스라엘의 남은자들은 약함으로, 아파함으로, 고통당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경험하고 그 나라를 진전시켰다. 하나님의 방법은 공동체를 약함으로부터 건져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약한 역사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 한 민족공동체의 역사는 거듭되는 공동체의 반역에서도 끊임없이 주어지는 하나님 나라로의 사랑의 초대이며 하나님 나라 질서에 순종하는 신실하게 남은 자들의 응답이다. 그들은 아파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약함의 자리, 하나님이 찾아오시는 그 장소에 하나님과 함께 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최종적인 하나님 나라의 승리를 이끌어낸다. 공동체가 결집하여 약함을 벗어나 강해질 때 나타나는 세상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추구하고 누려야 하는 고통과 연약함, 낮아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구속사에 동참함으로써 그분의 뜻을 이룬 공동체 역사를 이룬 것이다.[/vc_column_text][/vc_column][/vc_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