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A 2015 주제 묵상 : The Sent – 1.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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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여름 방학이다. 가족들과 장거리 로드 트립을 나섰다. 늦깍이 유학생을 시작할 때 이미 먼 길을 떠난 것이지만 매일 저녁 텐트를 치고 이동을 하는 여행자의 삶은 유학생의 그것과는 또 다른 것이다. 다시 길 위에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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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진로를 잡은 우리 가족은 국립공원들을 지나 밴쿠버 인근의 지인을 만나기 위해 국경을 넘게 되었다. 비자 발급을 위해 대사관을 들어가도 느껴지는 압박이 있는데 육로로 국경을 넘는 상황은 긴장하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거주하는 곳, 학교 소재지, 그리고 몰고 온 차의 번호판이 모두 다른 우리는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이것저것 캐묻던 국경경비대원은 마지막으로 여행 중인 우리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지 물었다. 총이 없다는 대답에 경비대원은 “캠핑도 하는 것 같은데 너희가 위험할 때 어떻게 자신을 지키려고 하느냐?”고 한 번 더 물었다.

그렇게 국경을 넘어 지인의 집에서 따뜻한 환대를 경험하고 이틀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미국으로의 재입국은 쉽지 않았다. 미국 쪽 국경경비대원은 일일이 여권과 가족들의 얼굴을 대조하며 묻다가 조수석에 앉아 있는 아내에게 미국에서 어떤 공부를 했는지 물었다. J-2 신분인 아내에게 남편이 공부하는 동안 어떤 공부를 했는지 묻는 것은 일종의 trick question이었다. 그렇게 이것저것 묻던 경비대원은 우리 차를 주차장에 세우게 하고 사무실로 들어가라고 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먼저 도착해 있는 여권과 서류들을 다른 직원이 살피고 있다. DS-2019에 국제학생담당자의 서명도 있고 여권과 비자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국경에서 길어지는 체류시간이 점점 무거워 지고 있었다. 더 이상의 질문도 없었고 우리는 그저 벤치에 앉아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협조해 줘서 고맙다”라는 말과 함께 여권과 서류를 돌려받고 우리는 다시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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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캐나다 국경 통과 경험은 “The Sent: 보냄 받은 자들”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코스타 참석을 위해 시카고로 향하는 남은 여행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남겼다. 국경을 넘을 때 받았던 무기 소지 여부를 묻는 캐나다 쪽에서의 질문과 합법적 체류 여부를 묻는 미국 쪽에서의 질문은 지금 내 삶의 여정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무기 소지 여부에 대한 질문은 단지 미국과 캐나다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질문을 넘어 ‘나는 지금 이곳에서 누구인가?’ ‘나를 보호하는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깊은 질문으로 연결되었다. 합법적인 모든 서류들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경 통과 시 겪어야 했던 잠깐의 긴장과 불안함은 미국 사회에서 “undocumented”들이 겪는 일상적인 불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모든 질문은 익숙한 내 삶의 자리를 떠나 경계를 넘어설 때 만나게 되는 낯선 질문들이었다.

삶의 자리를 바꾸고 경계를 넘어서는 이야기가 성서 곳곳에 등장한다. 그 이야기를 붙잡고 사는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어디로 보냄 받은 것인가? 이 질문이 낯설게 여겨진다면 익숙한 삶의 자리를 떠나 경계를 넘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경계선과 주변부에서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어디로 보냄 받았는지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주제에 대한 코스탄들의 다양한 시각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견해는 미국 코스타의 공식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vc_column_text][/vc_column][/vc_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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