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랜튼 코스타가 만난 사람(1) 김상수 형제
나는 아버지, 어머니를 부르지 못하고, 부모님 또한 나를 부르지 못하신다. 부모님은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셨고, 아버지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특수 목회를 하신다. 세상의 관점으로는 온전치 못하고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고,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나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그것은 내 마음 속의 쓴 뿌리로 자리 잡았다. 그로 인해 심한 열등감을 자주 느꼈고, 누군가가 나보다 조금이라도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 불안하고 초조했다.
전혀 오고 싶지 않았던 미국에 오고 나서 나의 고통은 더 깊어졌다. 고난은 각자에게 그 크기 이상의 절대 값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왜? 나는 왜 태어났을까? 왜 하필이면 이런 집안의 아이로 태어났을까? 나는 왜 미국에 왔을까?” 그때 당시에는 잘 알지도 못하는 하나님께 항의했고, 분노와 원망을 쏟아냈다. 나중에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서도 하나님에 대한 의심은 멈추지 않았다. 아무리 애타게 불러봐도 하나님께서는 침묵하셨다. 결국에 내가 스스로 내린 결론은 성공하는 것이었다. 더 강해지고 싶었고, 더 좋은 것을 찾아 나섰고, 성공을 향해 방황했다. 보란 듯이 성공해서 세상에 자랑하고 싶었고, 그래야만 하나님이 영광 받으실 거라 착각했다. 하나님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왜 사는지도 모른 체 상처만 더 깊어져 가고 있을 때, 코스타에 참석하게 되었다. 코스타에서만큼은 그토록 내가 원했던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랬고, 참석하기 전부터 기도로 준비했다. 코스타를 통해서 하나님과 화해하고,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특별히 저녁집회에서 기도하는 중에 처음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교만함을 보이셨고,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무릎 꿇고 진정으로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 동시에 하나님께서 나를 안아주시는 것 같은 마음의 평화를 느꼈고, 그 동안 하나님께서 왜 그렇게 오랫동안 침묵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아파할 때 하나님도 나와 함께 아파하셨고, 내가 울고 있을 때 하나님도 나와 함께 울고 계셨기에 그분은 침묵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부르짖음에 대답하지 않으신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나와 항상 함께 계심으로 나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이제 내 삶의 의문은 하나님이 어디 있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나는 어디에 있는가로 바뀌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미국 땅의 한인 이민자로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관점으로 다른 이웃의 심정을 이해하기를 원하셨다. 모두와 함께 나누는 삶을 사는 소망을 가졌고, 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른 이웃은 단지 같은 민족인 한국인으로 국한되어있지 않고 다른 모든 민족을 포함하는 것임을 알았다.
이제 나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존재하고 생존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자녀와 선한 이웃으로서 존재하고, 이 세상과 육체의 욕망으로부터 생존하는 것이다. 세상의 관점으로 보면 실패하셨지만 진정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에게 성공과 실패의 개념은 무의미하다. 성공이 실패가 될 수도 있고, 실패가 성공이 될 수가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쫓기는 인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좇는 인생을 꿈꾼다. 물론 앞으로의 길에도 고난과 아픔이 많겠지만 나의 힘이 되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미래에 있을 하나님의 승리를 기대하고 기뻐하련다.
* 김상수 형제는 7월 말부터 아프리카의 G국으로 missionKOSTA 를 통해 선교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그리고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