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형]교회 청년부와 캠퍼스 사역의 조화 (2)
이코스타 2004년 2월호
제자양육에 대한 확신이 굳게 서 있다 할지라도 캠퍼스 선교와 교회 청년회 사역의 조화를 이루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개인적 차원에서도 캠퍼스 사역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인들의 시선과 비난을 견디기 힘듭니다. 그러나 모든 교인이 그 중요성을 이해한다 할지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도를 구상하고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혹시 참고가 될까하여 이런 제도를 도입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한 교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교회는 지난번에 잠시 소개 드린 것처럼 교회에서 청년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자양육을 위하여 지역 캠퍼스 선교단체와 함께 손을 잡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의 많은 청년들이 캠퍼스 선교단체에 간사 혹은 다른 직책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또 캠퍼스 선교단체는 캠퍼스에서 새로 믿게되는 많은 청년들을 교회로 인도하여 예배에 참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교회가 얼마 전부터 강조하고 있는 것은 쎌그룹 중심으로 제자 삼는 일 입니다. 물론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많은 쎌목자들이 제자 삼는 것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런 부족한 가운데서도 그 교회 청년부는 작년에 쎌 그룹으로 조직을 개편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새로 개편하는데 직면했던 문제점은 과연 어떻게 캠퍼스 선교와 교회 내에서 쎌 그룹을 통하여 제자 삼는 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 청년들에게 선택권을 주어 교회 내에서 아니면 캠퍼스 선교단체를 통하여 제자양육을 받기 원하는지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어느 곳을 택하던지 선택하지 않은 다른 곳에서 이질감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인도자들에게도 선택권을 주어 한 곳을 선택하여 사역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도자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여러 인도자들이 겸직하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 때 캠퍼스 간사를 선택하는 자들에게 교회에서는 캠퍼스에 파송하는 선교사로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예배시간에 이들을 인정해 주는 순서와 기도해 주는 시간이 있습니다. 반면에 교회 내에서 쎌 목자로서 섬기는 인도자들은 캠퍼스에서와 같은 마음으로 교회 봉사보다는 양육에 초점을 맞추고 사역해야 합니다.
위 원칙에 의하여 교회내의 청년들의 쎌을 다음과 같이 4가지의 성격으로 나누어 모든 청년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사역의 현장
훈련의 필요 | 캠퍼스가 지정된 선교지 | 교회 안에서 활동 |
말씀가운데서 서로 격려
(신앙의 기본 훈련을 받은 자) | 1. 캠퍼스에서 말씀을 선포, 돌봄, 및 양육을 하는 자들의 모임. 그러므로 쎌모임에서는 말씀으로 서로 격려하며 사역지의 문제들 및 자신들의 삶을 함께 나눈다. | 2. 교회 안에서 쎌을 통하여 서로 격려하는 자들의 모임. 여러 사역들을 감당하며 말씀으로 서로 격려하며 서로의 문제들 및 자신들의 삶을 함께 나눈다. |
말씀으로 양육
(초 신자)
| 3. 말씀으로 캠퍼스에서 양육 받으며 선교에 동참하는 자들의 모임. 쎌에서는 서로 말씀으로 격려하고 사역지의 문제들 및 자신들의 삶을 함께 나눈다. | 4. 쎌을 통하여 말씀으로 양육 받기 위한 사람들의 모임. 서로 돌봄으로 신앙의 훈련하며 자신들의 삶을 나눈다. |
모든 청년들의 쎌은 교회의 다른 쎌모임과 같이 교회 내에서 돌아가며 감당해야 하는 기본 사역에 동참합니다 (예: 주차사역, 주방사역등).
이런 조직의 개편이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하여 몇 가지 필요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1. 제자 삼는 사역이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 만약 캠퍼스 선교단체나 교회청년회가 수적 부흥에 관심이 치우쳐 있거나 재미 위주의 모임을 도모하면 세상적 단체의 운영체제의 모습을 띄게 된다. 이럴 때 순수성을 상실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이 떠나게 된다.
2. 담임목사님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담임목사님의 목회철학이 다르면 캠퍼스 선교단체는 지역교회와 동역하기가 불가능하며 계속 마찰만 생긴다. 이럴 때는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이며 청년들은 자신들의 신앙의 확신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3. 캠퍼스 선교단체 리더십과 교회 청년회 리더십이 한 마음을 품어야 한다. 그 마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다. 교회 안이던지 밖이던지 한 영혼이 참 제자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어야 한다. 그 이상의 마음은 이기적인 마음이다.
4. 지역교회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제자양육보다 더 중요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제자양육을 지역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 성령님의 활동 영역을 인간의 잘못된 인식으로 제한하는 죄를 범하면 안 된다.
5. 모든 결정을 할 때 사랑하는 마음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목적이 있다 할지라도 성령님의 음성을 듣기 힘들어 진다.
물론 이런 조건들이 다 만족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인내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확신가운데 기다리면 하나님의 때에 상황을 이끌어 가심을 체험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말씀가운데서 모든 인간의 관례와 습관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순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