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보이스 2009 – 강사 인터뷰] 한철호 선교사
1. 한철호 선교사님, 안녕하세요. 코스타에 참석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저는 집안이 기독교 집안이지만 처음에는 성탄절에만 선물 받으려고 교회 나갔는데, 고등학교 때 선배의 등쌀에 밀려서 교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쁜 여학생들도 많고 해서 계속 나가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회심을 경험했습니다. 아직도 그 회심의 경험이 생생합니다. 어느날 기도회를 하는데 갑자기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엄청난 감격으로 다가왔고 나도 모르게 회개와 내 삶을 그 분에게 드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후에는 교회에 열심히 다녔습니다. 저희 집과 교회가 담 하나 사이로 연결되어있었거든요! 대학에 들어와서는 IVF를 통해서 말씀에 대한 깊이와 헌신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이번에는 후배들의 등쌀에 밀려서 IVF 간사가 되었고, 그 후 18년간 한국IVF 캠퍼스 간사와 졸업생담당대표간사로 섬겼습니다. 캠퍼스 간사로 섬기면서 복음 전파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었고, 졸업생사역을 하면서 세상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삶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 일에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는IVF의 국제본부 사역인 IFES의 아시아권 사역자로 섬기면서 세계선교에 직접 관여하게 되었고, 2000년 부터는 선교한국 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선교한국 상임위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선교한국은 2년 마다 열리는 청년선교대회를 주도하는 운동입니다. 매번 5천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모이고 선교한국을 통해서 많은 선교 헌신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아내와 두 딸이 있습니다.
2. 오늘 설교의 주제와 내용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제가 만나는 사람 마다 피곤하다고 합니다.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래서 쉼이 필요합니다. 이번 수련회도 참가자들에 신체적으로, 영적으로 쉼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을 것입니다. 오늘 제가 전할 말씀은 오병이어의 기적 사건입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분문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피곤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쉼을 허락 하십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쉬고 돌아온 제자들에게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세상의 무리들, 즉 세상의 온갖 필요와 문제를 가지고 있는 무리들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당시 제자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오천명을 먹이시라고 합니다. 제자들은 이런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이 잘 이해되지 않았고, 그래서 대들기 까지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오천명을 다 먹일 수 있는 200 데나리온이나 되는 엄청난 돈을 다갖고 그들에게 가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것, 즉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 밖에 되지 않는 것이지만 그것을 드릴 때, 기적은 하나님께서 일으키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엄청난 과제들이 우리들 앞에 놓여 있습니다. 선교지와 우리의 일터와 학문현장과 가정과 세상에 엄청난 필요들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 모든 필요를 채울 모든 자원을 우리가 다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의 작은 것들을 그리기 시작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서 그 일을 이루시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코스타를 통해서 여러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도전 받았을 것입니다. 동시에 여러분들이 마음 한편에는 그 일을 감당하기에 너무나 힘들고 벅차고 그래서 감히 도전하기 두려워하거나 주저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 많은 도전들 앞에서 화가 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져야 할 믿음은 역사는 하나님께서 일으키십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에게 있는 작은 것들을 가지고,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 믿음의 역사가 여러분들에게 있기를 소망하고 설교를 준비했습니다.
3. 이번 코스타 주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생각하시거나 느끼신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가 감당하기 벅찬 주제 일 수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거슬러가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용기를 가진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닙니다. 세상은 때로는 우리가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선은 그렇게 엄청난 힘으로 다가오는 세상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세상을 만드시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은 이 세상의 풍조와 힘이 제 아무리 강력해 보여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광대하심 앞에서는 세상은 바다의 물 한방울이며, 태산의 먼지에 불과합니다. 결국 믿음의 문제 입니다. 우리 인생에 중요한 것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으로 간다면 때로는 속도가 느리고 불편하게 간다고 할지라도 그 목적지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지는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4. ‘선교한국’의 책임을 맡고 계신데요, 어떤 비젼을 갖고 계신지.
코스탄들이 그 비젼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부터 130년 전 한국에 복음을 전하러 온 아펜셀러와 언더우드 선교사님의 나이가 25세였습니다. 하나님은 세계가 복음화 되어지는 일을 위해 항상 그 나라의 젊은이들을 사용하셨습니다.저는 이와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 지난 20년 동안 한국에서 수 많은 선교사들이 나갔는데, 그들의 대부분은 젊은 청년시절에 선교에 대한 도전을 받고 헌신하고 준비하여 나간 분들입니다. 이러한 일에 젊은이들을 선교에 동원하는 선교한국이 그 역할을 감당했다고 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 선교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잘 준비된 헌신된 젊은 선교 헌신자들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가치보다 하나님의 가치를 더 우선시 하고, 세상에서의 명성보다 하나님의 이름이 열방에 알려지길 소망하는 준비된 젊은이들이 필요합니다. 지난 150여 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서구의 청년 지성인들로 하여금 세계복음화의 비전을 보도록 했습니다. 저는 이제 남반구 선교시대의 선두에 서있는 한국의 젊은 지성인들에게 동일한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믿습니다.
5. 근래 한국 기독교에 대해서 반성하는 견해들이 많습니다. 타문화와 타자를 존중하는, 무례하지 않은 기독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상식은 기독교 진리의 한 부분입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의 하나님 이십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누리길 원하십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강조하는 것은 기독교가 배타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사상을 포괄할 수 있는 참진리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창조적으로 기독교의 유일성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문화 안에 전달할 수 있는가 입니다. 성경에서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는 것이라고 했는데, 자꾸 기독교가 무례하게 전달되는 것은 복음이 선포로만 전달되고 삶으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삶으로 전달하는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내와 배려와 상호 존중의 과정을 통해서 일어납니다. 고전 13장에 나온 사랑의 정의는 상대의 부족한 것을 채워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상대에 대한 태도의 문제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부분에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사가 증명하는 것은 기독교가 그 나라의 문화와 삶 속에 뿌리를 내리고 문화를 변혁해 가지 않으면 그 기독교는 곧 소멸되고 맙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한국 문화 안에 뿌리를 내리고 그 문화를 변혁해 갈 것인가, 아니면 한국 사회와 계속 물과 기름과 같은 상태로 가다가 한국 사회로부터 배척 당할 것인가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비록 한국교회가 대통령을 배출하기도 했지만, 한국 사회는 한국 교회의 지도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본래적으로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김수한 추기경의 선종 후에 나타난 한국인들의 반응에서 보여진 것처럼, 단지 최근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배척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에만 해도 없었던 일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1980년대 보다 덜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무례하다고 지탄을 받는 것은 단순히 복음 전파의 열심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난 얼마간 보여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비상식적인 태도와 발언 때문입니다. 몇몇의 잘못된 지도자들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배척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지도자들이 나와야 합니다. 겸손하고 섬기는 지도자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스타와 같은 사역의 존재는 더욱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