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의학 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사회는 점점 복잡해져 가고 있고 사람들의 생활 습관, 살아가는 방법, 그리고 생각하는 방법 또한 현대 문명의 발달에 뒤질세라 급변하고 있다.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더욱 더 복잡해져 가고 수많은 갈등과 대립 속에서 고민과 근심만 하다가 결국은 그것이 일종의 스트레스가 되어 몸과 마음의 병을 일으키게까지 하고 자신이 예측하지 않았던 삶을 창조해 나가면서 평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이들 중에 어떤 사람들은 정신과 의사를 만나서 치료와 상담도 받고 자신의 문제를 치유 받으려고 애 쓰는가 하면 교회에 나와 신앙의 힘을 빌려 볼까 하는 경우들도 더러 있다.


그런데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모인 교회 공동체가 과연 이들의 필요를 잘 공급할 수 있을까? 주일 학교를 비롯해서 교회의 다른 여러 부서별로 각 부서의 사역 목표와 계획에 따라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어떤 특별한 필요를 요구 하는, 즉 치유 사역, Homeless 사역, 입양아 사역, 가정 사역, 그리고 장애인 사역 등등은 아직까지 모두 포용하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특수 사역들은 말 그 자체로 특별한 상황을 지닌 사람들을 섬기는 사역이기 때문에 그 만큼 교회마다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설령 섬기고 싶다 하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는 교회들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지난 6 년 동안 미국 학교에서 장애 아동들을 섬기면서 특수 사역의 중요성 그리고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들을 몸소 느낀 이야기들을 이코스타 독자들과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서 나누고자 한다. 단 저자가 특수 교사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애 사역의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장애인 사역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섬기려 하나 역효과를 보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비 전문화된 사람들이 단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만을 가지고 섬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역을 하던지 하나님에 대한 사랑 없이 하는 사역은 없을 것이고 더군다나 교회에서 주관하는 사역이라면 더 할 말이 없을 만큼 하나님/예수님의 사랑을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화 된 사역이란 “사역의 전문성”(skillfulness in ministry)을 의미 하는데, 장애 사역의 경우에는 장애 (disability)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특성, 섬기는 방법 등에 충분한 지식과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 의학의 발달로 장애의 이름, 종류가 많이 세분화 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섬기는 사람들 역시 다른 장애 영역에 대해 조금씩 알고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의 학부 과정에서 받은 교사 자격증은 특수 교육 ‘정신 지체 (intellectual disability)’였지만 처음 직장을 잡아서 맡은 학급은 Resource classroom으로 통합 교육이 가능한 정서 및 학습 장애 아동들이 함께 공부 하는 학급이었다. 정서 및 학습 장애 라이센스가 없기 때문에 주어진 기간 안에 다시 학교에 가서 그 과목들을 이수하지 않으면 교사로 일할 수가 없고 아무리 특수 교사라 할지라도‘정신 지체’에 대한 자격증을 갖고 있는 교사가 어떻게 정서나 학습 장애 아동들을 효과적으로 지도 할 수 있냐는 학교 측의 지적에 따라 일 시작한지 일 년도 안 되어서 공부를 다시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올해 맡은 학급은 통합 교육이 불가능한 중복 장애 아이들인데 시각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시각 장애 라이센스를 취득 하라고 해서 지금 통신 교육으로 이수 하고 있다. 아무리 정신적으로 지능이 낮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장애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점자와 시역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해야 한다고 특수 교육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만큼 장애가 심해서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한 아이들에게는 특히 전문성이 있는 특수 교사를 임용해서 그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심어 주도록 교육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학교만큼 교회에서는 전문화 된 사역 일군들을 찾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특수 사역 (장애 사역)의 팀 리더는 사역 일군들에게 전문화의 중요성을 강조시킬 필요가 있고 각종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일군들을 계몽해야 할 것이다. 물론 사역 팀장 역시 자신이 전문화 되지 않았다면 리더의 입장에서 당연히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이렇게 전문적인 지식의 필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질 (highly qualified) 이 높은 일군들을 발굴하는 일이다. 비록 사회에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을 섬기는 사역이라고 해서 단지‘하나님의 사랑’만 갖고 섬기는 일군들은 섬김의 한계가 있고 효과적인 사역을 하기 보다는 그냥 동정심에서 사역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 졸업식에 참석했는데 오랜 기간 동안 감리교 고아원 (United Methodist Home)을 운영해 온 R이라는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 하셨다. “If you would like to be a successful individual for your life, know A. B, C. A stands for attitude, B stands for behavior, and C stands for commitment. You can make your dream come true if you do well in all A, B, C. 아마도 질이 높은 즉 Highly qualified 가 된 일군들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 가 싶다. 위의 R 목사님의 말씀처럼 A, B, C를 모두 잘 하는 사람의 생각은 긍정적이고 언제나 열정이 넘친다고 하는데, 특수 사역에 필요한 일군들이 바로 이런 성격들의 소유자이다. 그러다 보면 섬김을 받는 이들 역시 나름대로 도전적인 삶을 살 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기 마련이다.


이렇게 전문적인 훈련을 갖추고 A, B, C를 잘 하는 일군들로 구성된 사역팀장과 팀원들이 모여 있을 때 특수 사역(장애 사역)의 비전과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제, ‘불쌍하고 사정이 딱해서, 혹은 보기가 마음이 아파서’라는 이런 동정심에서 나오는 사역은 사라져야 한다. 하나님의 복음을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어떻게 전파하고 이들이 교회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서는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서 비장애인들과 공존하며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일들을 도와주는 역할이 바로 특수 사역의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겠다.


@다음 달에는 정신 지체인 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생활을 도울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