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4년 8월호
코스타가 뭔지 잘 몰랐습니다. 아니 듣기는 들어 봤죠. 위로 둘 있는 언니들이 가는 열띤 집회라는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카고에서 열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구요. 그러나 그것 말고는 아는게 없었으므로 거의 모르는것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모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라고 과거형으로 말할 수 있는게 참 많이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코스타에 대해 알게되면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제 모습 또한 변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말씀을 들으면서, 그리고 일을 하면서 저의 믿음을 여러각도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경험하는 하나님께서는 좀 특이하게 일을 하시는 것 같다고 느낄때가 많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끔 만드시는 일이 요즘들어 더 잦은것 같기도 하구요. 제가 기대치도 않았던 곳에서 하나님 자신에 대해 가르쳐 주실 때가 있는가 하면, 생각지도 못한 순간 역사하심을 나중에야 알게되기도 합니다.
이번 코스타때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가령 돈 계산을 할 때 라든가, 복사를 할 때라든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그 때. 그 바쁜 와중에도 하던 일을 멈추고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혹시 코스타랑 돈이랑 복사랑 자판이랑 무슨 관계가 있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저의 신분을 밝힙니다. 저는 코스타 사무일을 보는 사람입니다. 사무일과 코스타 상관이 아주 많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코스타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을까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가 무얼 볼 수 있었고 무얼 느끼게 되었는지 글을 쓰면 혹시나 발견하게 되는 무언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생각에 이것 저것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적어도 마우스를 누르는 손가락에 쥐가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휘튼 칼리지 도착하던 순간부터 제가 무엇을 볼 수 있었는지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휘튼이 너무 커 보였습니다. 이래가지고는 강의실 묻는 학생들에게 뭐라고 설명을 해준단 말인가! 나도 처음인데! 하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피셔로 향했죠. 피셔에서 등록을 한다더라…라고 듣는 순간 짐들은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어떻게 싼 짐인데 그 아까운걸 다 푼단 말인가” 하는 황당한 멘트를 제 자신에게 던지고 맙니다. 코스타중 필요한 사무용품 등등을 싸는게 저의 임무였기 때문에 왠지 싼짐을 지켜야 되는게 아닌가 하는 의무감에 불타올라 그만 다음 임무는 잊어버렸습니다. 사실 짐은 풀려고 싸는것 아니겠습니까? 이사를 많이 다녀 보신 유학생님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싸는것도 막막하고 또 푸는것도 막막하고 머 그러면서 이사는 하게되지요. 아무튼 봇물 터지듯 일들은 여기저기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때 경험많으신 간사님들께서 이삿짐 센터맨들보다도 더 실속있게 정리하시는걸 보게되었습니다.
피셔에서 이루어진 등록 및 방배정을 물론 제가 하지 않았죠… 일년동안 그걸 위해 준비해오신 간사님들께서 다 하고 계실때 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기는 오래 못가더군요. 코스타엔 “대기”가 분명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리하여 바로 등록자봉으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쓴 단 한개의 일기가 있는데 거기에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07/05/04 KOSTA
새벽 4시. 장난이 아니다. 아… 여기계신 분들은 신기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밤을 샌다. 놀라워라…
나는 덩달아 새고 있다. 나도 신기하다. 졸린듯 안 졸린듯.
내 정신상태는 희미-몽롱-바보-몽롱-희미의 순으로 회전을 한다.
지금 내가 보고있는 일들이 마치 꿈인듯 한 생각이 방금 들었다.
어쩌면 꿈인지도…
내일은 월요일…드디어 큰 코스타가 시작이 된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는 하나님께 맡기고 싶다. 맡길 수 밖에 없다.
생각을 여기서 멈추고 싶다.
그런데 나의 뇌는 통제를 할 수 없는가 보다.
머리는 자는데 손이 계속 놀려진다.
이걸 끝으로 일기는 더 없습니다. 더 쓰질 않았더군요…
계속해서 피셔에 조장님들 도착하시고 그리고 조원님들 도착하시고.. 하면서 삼박사일이 흘렀습니다. 저는 7월5일날 짐 쌀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한 일주일쯤 지낸것 같다는 착각에 갈 때가 됐겠거니 생각했나 봅니다.
근데 왠걸…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그렇게 코스타가 시작이되고 또 진행이 되었습니다. 집회, 식사, 세미나, 엑스포 …가 진행이 되고 있을때 코스타 초보 사무인 저는 이유 없이 정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하고 있지도 않지만 뭔가 대기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 Waterboy정신이었을까? 머 그런 느낌도 있었구요. 마치 그런 기분 아십니까? 떠나버린 버스를 잡으려고 질주를 해보건만 신고있는 구두와 교복이 협조를 안해줘버리는 그런 느낌. 그런 와중에도 방향이 희미하다거나 길을 잃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왜일까… 그때 제가 볼 수 있었던게 또 한가지 있었는데요. 무슨일이든 성실히 감당하시는 간사님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뭘 할지 몰라 당황할때,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홍반장 혹시 아시나요?, 그게 좀 과장일진 몰라도 하여간 계셨습니다.
이렇게 2004년 열 아홉번째 코스타에서 하나님께서는 제가 돈을 세고 있을때는 헌금에 대해 생각나게 해주시고, 또 강의내용을 복사할 때에는 말씀에 도전받게 해주시고, 또 컴퓨터 앞에 앉아 등록자봉을 할때에는 형제, 자매를 만나게 해 주시더니, 당황할땐 도움의 손길도 아주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그외에 보고 배운것들에 대한 발견은 지금도 하고있습니다. 아마 줄창 하게 될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무는 계속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배움도 계속 되겠죠. 제가 머 수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재도 아니고 그럼 천재는 더더욱 아닐테므로 배울게 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년 코스타도 기대되구요.
다들 배운것들을 실천하고 계시겠지요. 저는 실천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