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스타 2003년 9월호

한참 젊은 시절, 학업에 대한 열정이 강한 사람은 한번쯤 생각 해 볼 수 있는 유학의 길, 나름대로 현재 하고 있는 공부를 바탕으로 좀 더 밝은 자신의 인생과 미래를 설계하기 위하여 꿈꾸게 되는 유학 생활, 그러나 남다르게 부푼 꿈을 가지고 금휘환향을 기대하며 오른 유학의 길은 그렇게 평탄하지만은 아닌 모습들을 실제적으로 많이 볼 수가 있다.



유학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큰 기대와 달리 현지에 오면 제일 큰 언어 문제와 문화의 차이로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고 특히 언어의 장애는 자신이 기대했던 학업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많은 실망감과 괴로움을 가져오고 있다. 또한 언어의 장애가 있다 보니 현지의 문화의 이해가 부족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그리워지며 결국은 기대했던 성공적인 유학 생활과는 달리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가득한, 그리고 좌절감과 절망감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회의감을 느끼게 되고 꿈과 목표가 사라져 계획성 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들을 더러 볼 수가 잇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약 1년 전, 미국 조지아 주에 있는 K대학에 경영학 석사 공부를 하러 온 M군은 보조 장학금 (graduate Student assistant ship) 을 받을 정도로 자신이 학업과 TOFEL 실력이 괜찮았다고 생각하여 남다르게 야무진 꿈을 가지고 유학 길에 올랐다고 한다.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가능하면 박사 학위까지 얻어서 미국 회사에 취직하거나 아니면 한국에 가더라도 정말로 큰 기업에 취직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해야겠다는 비전을 갖고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 미국에 와서 한 두 달 지나다 보니 현실은 그가 생각한 것과는 반대라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유학 생활, 아니 자신의 삶 자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첫째, 한국에서 대학 시절 그렇게 성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고 TOFEL 또한 우수한 성적을 얻어 미국의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데, 교수님의 강의를 모두 알아듣기가 힘들었고 공부하는 방법 역시 다르며 언어의 부족으로 미국 학생들과 친해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둘째, 지나친 성공 의욕과 출세의 욕심 때문에 매일 열심히 학업에 전념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인생의 허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서 안정에 지장이 많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외로움과 고독함 때문에 그는 신앙 생활을 시작해 보았으나 한국의 젊은이들의 문화에 익숙했던 지라 교회 생활 역시 정신적으로 그를 힘들게 만들었고 오히려 자신감을 잃어 지금은 그냥 학위만 받을 수만 있다면 감사할 뿐이라고 말을 한다.



역시 미국에 온지 2년 정도가 지난 P양은 한국에서 학부를 하다가 직장 생활을 몇 년 한 후 미국의 대학으로 편입을 하면서부터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같은 과 학생들 보다 나이가 많은 P양은 H군과는 달리 한국에서부터 신앙 생활을 하다가 미국에 왔기 때문에 교회에는 매 주 출석하며 교회 활동도 돕고 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 보면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느 덧 한계가 있다는 사실과 좀 더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자 1-2년 정도 유학 준비를 하면서 미국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왔다고 이야기한다. 영어도 유창하게 잘 할 수 있고 공부도 많이 해서 한국에 금휘환향 할 것을 꿈꾸며 온 미국,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 유학 생활은 어쩔 수 없이 하는 유학 생활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미국에 와서 어느 정도 살면 언어 문제가 해결된다는 착각, 어려운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 전공도 제대로 정하지 못해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녀는 그만 두기 아까워서 하는, 할 수 없이 하는 유학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다. 결국, 자신이 어느 길로 어떤 목표를 갖고 전진하는지 불확실하고 그저 어떻게 하면 쉽게 끝낼 수 있을 까 하는 생각들만 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렇다면 부푼 꿈을 갖고 시작하는 유학 생활은 현실과는 늘 반대의 결과가 나오게 되는가? 왜 학업에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은 유학을 꿈꾸게 되는 것일까? 미래에 대한 성공 지향적인 생각들과 출세에 대한 욕심? 아니면 옛날과는 달리 유학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쯤은 가야 하니까’ 하는 생각에서인가?



유학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거치는 하나의 절차로 볼 수가 있다. 우리들이 학문을 연구하여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띄고 최고가 되려는 이유는 우리들 자신의 출세와 명예를 위해 서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일군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공부를 하는 동안, qualifying exam, 논문, 지도 교수와의 갈등, 가정 문제, 고국에 대한 그리움 등등을 비롯해서 수없이 많은 어려움 들이 있는데, 이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치시려고 하신다. 그래서 학업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공부를 하는 과정 역시 우리의 인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1997년에 미국에 와서 현재 MIT Nuclear Engineering 에서 박사 과정 6년째를 보내고 있는 정태균 형제님은 유학 온 해에 청년부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 그의 유학 생활에서 남 다른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학 초기에는 별 어려움 없이 지냈으나 시간이 지나 면서 그에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득점 취득에 치우쳐 있는 한국 학생들처럼 그 역시 유학 3번째 학기에 세 과목을 수강한 성적 중에 모두 A 학점을 받지 못해서 절망과 좌절했던 시간, 생각하지 못 했던 누나의 죽음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그리고 지도 교수의 교체로 인한 불안과 초조한 갈등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기독 학생의 삶을 살고 있었던 정 형제는 힘든 순간에는 분주한 교회 일에서 무조건 벗어나려 했고, 혼자서만 하나님 앞에 앉으려 했으며 그러는 동안 하나님의 임재함 가운데로 들어가는 연습을 하게 되어 당신의 무릎 위에 앉아 하나님의 뜻을 기다렸다고 한다.



99년에 처음 미국에 와서 Yale 대학원에서 환경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금 MIT 의 도시계획학과 환경 정책 박사과정 4년 차 인 김동영 형제는 유학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 졌다고 한다. 모든 유학생들이 함께 어려워하는 언어의 장애를 비롯해서 동반자로 F2 신분을 가진 아내의 미국 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결혼을 해서 왔기 때문에 고국에 대한 외로움과 고독함은 없었지만 미국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아내를 보는 모습이 더 자신을 힘들게 했고 그럴 때마다 기도를 통해 영적인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얻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김 군은 “유학생활이야 말로 오히려 하나님과 예수님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만약 제가 한국에서 공부를 하거나 직장 생활을 했으면 이만큼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공적인 유학생활이 무엇인지 그 정의부터 확실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오히려 성공적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유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가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학의 여러 요소들이 하나님을 찾게 하지만, 유학이라는 다른 부분들이 자기 자신을 더욱 부각시키고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도록 만들기도 하지요. 즉 자기 자아가 너무 강해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공부에서 매순간 하나님께 의지하고 그 뜻을 찾아나가는 길이 가장 힘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내 자신이 항상 성령에 충만하다면 그 뜻을 모를 수 가 없겠지요”



정 형제와 김 형제 모두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두 형제 모두 하나님을 신뢰했고 유학 생활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지금쯤이면 대부분의 학교들이 개강을 했고 많은 학생들이 다시 학업에 전념하고 있을 것이다. 늘 힘들고 고독한 유학 생활을 하기보다는 하나님 나라 확장을 준비하는 유학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