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보이스 – 2008 서평] 교회, 공동체, 소그룹

개인의 구원의 확신을 강조하는 복음주의권에서는 교회에 대한 의미에 대해 경시하는 문제가 있다. 교회는 개인의 구원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조직일 뿐인가? 아니면 그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하워드 스나이더,
<그리스도의 공동체>, 생명의말씀사

개인의 구원과 공동체적 구원이 특별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견해와 공동체는 개인의 구원을 도와주는 보조적 역할에 그친다고 보는 견해는 그다지 성경적이지 못하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구원은 ‘하나님의 백성’에서 ‘하나님의 자녀’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가 그 일차적인 주어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은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인 관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공동체로 부르심에 응답한 결과로, 공동체의 일원으로 얻는 공동체적 변화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워드 스나이더는 복음주의권의 학자로서 쉽게 경시되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신앙 공동체의 존재 근거가 무엇인지, 기독교인들은 공동체에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설명해준다.

장 바니에,
<공동체와 성장>, 성바오로

헨리 나우엔에게 큰 정신적 영향을 미친 장 바니에의 공동체에 대해 설명한 고전. 공동체와 개인을 대립의 관계로 보지 않고 성장을 위한 자양분으로 보는 관점이 개인의 우위 혹은 전체의 지배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현대인들에게 영적인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장애우들이 주인되는 라르쉬 공동체가 겪어온 어려움 속에서 발견한 저자의 지혜가 현실성 있는 대안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약함 속에 내재하고 있는 하나님 나라를 엿보기 때문이 아닐까.

송인규,
<성경은 공동체에 대하여 무엇이라 말하는가? : 공동체 근거>, IVP

공동체에 대해서 짧지만 핵심을 요약한 책으로 소그룹에서 간단하게 나누기에 좋다. 공동체의 근거, 구약의 공동체인 이스라엘 백성, 신약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교회 공동체의 특성을 설명하고, 지켜야 할 가치를 내용으로 공동체에 관한 복음주의의 관점을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입문서로 사용하기에도 좋겠다.

찰스 콜슨,
<이것이 교회다>, 홍성사

개인주의화된 서구의 교회, 그리고 흡사한 상황의 한국교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읽으면서 마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교회 공동체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이야기 거리와 공감할 수 있는 저자의 경험으로 공동체 안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성경적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조언을 한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속에서 성경적 원칙을 찾아갈 수 있다. 역시 소그룹에서 책나눔을 하기에 좋은 책이다. 생각을 자극하는 이야기와 주장을 소화하면서 공동체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스 큉,
<교회란 무엇인가>, 분도출판사

교회론에 대해서 가장 권위있는 책이다. 특히 교회의 성격에 대한 한스 큉의 정리는 핵심을 찌른다. 이 두꺼운 책의 핵심은 성경에서 도출한 교회에 대한 원리 The Church as the Body of Christ, 1. Members through Baptism, 2. United in the Fellowship of the Lord’s Supper, 3. The Local Community and the Whole Church as the Body of Christ, 그리고 교회의 속성을 의미하는 1. The Church is One, 2. The Church is Catholic, 3. The Church is Holy, 4. The Church is Apostolic. 이 부분은 교과서적이면서 동시에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선언의 모습을 띤다. 한 구절 한 구절 음미하면서 읽을만한 중요한 문장들이 도처에 적혀있어 읽히는 속도가 늦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이 그 모든 어려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교회를 향한 하나님 나라의 계획이 이 정도 큰 것이라는 것, 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하나되는 것, 교회를 통해서 만물이 통일된다는 것, 그 웅대한 비전과 계획에 우리를 부르셨다는 것, 그 사실에, 그 은혜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코스타 보이스 – 2008 기획기사]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모범 – 십자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나라를 자신과 동일시했음을 생각할 때, 예수님의 삶과 죽음이 하나님의 나라의 개념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는 ‘already, but not yet’이라는 개념은 하나님 나라를 묘사하는 하나의 측면이지 그 개념을 적극적으로 정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개념에 집어넣을 어떤 요소들을 찾아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 가르침, 죽음, 부활이 그런 요소 중의 중요한 것일 것이다.

그 중에서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음일 것이다. 십자가가 예수 그리스도의 삶, 가르침, 죽음과 부활, 이 모든 사역 속에 중심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십자가의 죽음을 설명하는 이론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십자가를 선택하신 의도, 반대하는 자들에 대한 거부, 핍박하는 자들에 대한 무저항의 모습,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철저한 순종, 약함과 소외됨과 부스러짐, 그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십자가의 윤리적 의미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삶의 가르침을 도출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것은 자신의 의도를 누구나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드러낸 하나님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사랑하는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우리가 그런 행동을 따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관심일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그 관계에 대해서 의심이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판단일 것이다.

예수님이 대속적인 죽음을 전제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십자가의 삶과 죽음이 윤리적, 도덕적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였다는 신비로운 의미에 대한 감사와, 그 길을 걷던 그분의 판단과 행동이 옳고 그것을 우리의 삶의 모범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은 자연스러운 이어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십자가의 도덕적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종교와 정치와 경제의 힘을 거부하고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는 신념으로 하나님의 질서를 묵묵히 추구하였다는 데에 있다. 정치와 종교와 경제가 합쳐진 지배권력에 대해서 무저항주의적이고 평화주의적인 방식으로, 도덕적인 우위 속에 그들을 끝까지 설득하려고 하였다는 것이다. 그것이 심지어 자신을 파괴하는 경우에도 그것을 하나님 나라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끝까지 그것을 고수하려고 했다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와 십자가
하나님 나라의 질서는 예수님의 말과 비유, 그보다 더 중요한 그분의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말과 비유, 설교와 비난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러나 그분의 십자가의 길은 그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숭고한 가치의 표현이었다. 온 인류의 죄의 대속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결단,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가장 근본을 이룬 것이다. 십자가가 하나님 나라의 근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코스타 보이스 – 2008 사설] 이 시대에 바른 길로

“성공과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이 정당화되고 칭송되었고 현실을 극복해내는 이상과 물질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숭고한 가치, 그리고 그것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은 조롱거리가 되어 버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고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참된 길을 가지 못하는 세대가 지금 이 세대가 아닐까?”

코스타 2008 주제문의 일부이다. 축적된 부와 다양해진 기회 속에서 더 황폐해진 우리를 발견하는 것은 어떤 근본 문제에 대한 의문이 우리에게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코스타는 그 해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코스탄들은 그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번 코스타 주제문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며 준비위원회의 방향제시에 지지를 보낸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서 해답을 찾으려 고민하는 이번 코스타 컨퍼런스가 해답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이번 코스타 컨퍼런스가 제시하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이 세대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의 주제에 천착하고 고민하는 시간 속에서 컨퍼런스에 참석한 코스탄들이 하나님 나라의 영광과 가치를 발견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이 세대를 이길 대안을 발견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코스타를 진행하는 모든 주체들에게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대한 다양한 이해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을 제시해줄 것을 바란다. 하나님 나라는 다양한 문화가 그리스도 안에서 조화롭게 통합되는 것을 그 본질적인 속성으로 삼고 있다. 이번 코스타가 이런 하나님의 나라의 속성이 잘 드러나는 집회가 되기를 바란다. 성경적 세계관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전통들이 균형있게 제시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둘째, ‘하나님 나라’의 가치의 내면화에 더 고민하고 그 결과를 제시하는 코스타가 되기를 기대한다. 내면화되지 못한 이론, 깊이없는 믿음은 그 한계가 금새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화자나 청자 모두에게 의미없는 것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번 코스타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구체적인 지혜를 나누는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더불어 우리는 코스탄들에게 몇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코스타의 주인을 알자. 코스타의 주인은 누구인가? 코스타에 참석하는 많은 강사들이, 코스타를 준비하는 주최팀도, 코스타에 참석하는 많은 코스탄들도 코스타의 주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직 코스타를 통해서 자신의 뜻을 보이시고 그 뜻을 실현시키시는 하나님만이 코스타의 주인인 것이다. 열광적인 찬양과 다양한 강의들, 깊이 있는 조원들과의 영적인 교제 모두 귀중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속에서 하나님을 놓치고 있다면 그것들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코스타 기간 중 고요함 가운데 우리를 찾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놓치지 말자.

둘째, 코스타의 역사와 핵심가치를 알자. 하나님은 역사 속에서 태동한 코스타 운동을 쉬지 않고 이끌어 오셨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코스타의 핵심가치는 미주뿐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 한민족 디아스포라 전체에 영향을 주는 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복음주의 학생 운동으로서의 정체성은 민족과 지역을 넘어선 새로운 복음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말씀지향, 자원봉사, 선교지향, 연합의 정신은 우리에게 전해진 귀한 영적인 유산인 것이다. 이 영적인 유산을 이번 코스타 기간에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기를 바란다.

셋째, 이번 코스타의 주제의식을 숙지하자. 각 해마다 하나님은 시대에 필요한 말씀을 공급해주셨고 올해는 ‘이 시대에 바른 길로 – 주의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주제를 우리에게 주셨다. 주제의식을 깊이 내면화하여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비복음적인 가치관을 과감히 거부하는,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는 코스탄들이 되기를 바란다.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한인 청년들의 삶을 바꾼 코스타, 하나님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말씀으로 하나님의 뜻을 찾는 많은 그리스도인 한인 청년들의 삶을 변화시켰고 교회와 청년 공동체에게 갱신의 힘을 부어주었다. 동일한 하나님이 이번 코스타 2008 컨퍼런스에서도 ‘이 시대, ‘이 곳’의 한인청년들에게 또 다른 말씀을 주시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