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동국]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진리

eKOSTA 서평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진리


코스타에서는 전통적으로 신앙 양서를 소개하여 유학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코스타 집회 기간 동안 받았던 은혜들을 일년 내내 감동으로 간직하며 학문적으로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참석했던 1996년의 코스타에서 “언어의 마술사”, “황금의 입술”이라고도 알려진 이동원 목사의 그 감동적인 추천의 말들을 듣고 그분이 소개해 주신 책의 상당수를 구입하기도 했고, 또 기회가 되면 읽으려고 그 추천도서 목록을 기록해 놓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코스타 이후 그 감동을 기억하며 읽어보려고 했으나,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밀려드는 숙제와 시험, 그리고 연구 등으로 인해 샀던 책도 다 읽지 못 할 뿐 아니라 책 제목 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되곤 했다. 이런 현상은 물론 양서 소개에만 제한된 것은 아니었으며, 코스타 이후 나의 신앙 생활 전반에 걸쳐 이와 유사한 현상들이 있어 왔다. 나는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연중 코스타’를 기치로 하고 있는 이코스타(eKOSTA)와 티엠코스타(tmKOSTA)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호부터 이코스타에 양서 추천코너를 두어 좋은 책들을 소개하여 함께 읽어나갈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께 도움을 드렸으면 한다. 이 추천의 글이 여러분들께 충분한 동기 부여와 도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첫번째 책으로 이번 2001년 코스타를 통해 <복음과 상황>지의 서재석 부장이 추천해 주신 존 스토트 목사(이하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선정해 보았다. 저자인 존 스토트는 사실 거의 전 세계의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져 있어서 더 이상의 소개가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한, 20세기를 거쳐 현재에까지 가장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영적 거장이며, 성경 강해자, 저술가, 학자 등으로 알려져 있는 분이다. 1974년 로잔 언약의 입안자 중 한 사람이었고, 그의 로마서 강해는 로잔 언약에서도 참고서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 시대 대표적인 기독 지성인으로, 평생을 독신으로 검소하고 겸손한 삶을 산 것으로서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그의 책 <기독교의 기본 진리>는 1958년 영국의 IVP를 통해 출판되었고, 한국 내에서는 1962년도에 처음으로 발행되어 2000년 1월까지 3판 19쇄 발행에 이르기까지 십여 만부가 발행된 스테디 셀러이자 이제는 기독교 고전으로까지 꼽히는 책이다.


존 스토트는 본서를 통해 ‘정직한 사람이 지적 자살을 행하지 않고도 동의할 수 있는’ 예수님의 역사성과 그 분의 신성에 대한 증거로부터 시작해서, 그 분의 인격과 부활에 초점을 맞추어서 불신자들과 초신자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해 내려고 하고 있다. 기독교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차차 머리가 커져 비판 능력이 생기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면서, 신앙 자체를 버리는 편이 신앙의 증거를 찾기 보다 쉬워지게 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또한 기독교적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 한 사람들 모두를 위해서, 존 스토트는 기독교의 가장 본질인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어 복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이 주도권을 행사하신 세 가지 영역 중, ‘창조’하신 하나님 외에도, ‘말씀’하시고 ‘행동’하신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여 글을 시작하고 있는데, 독자들에게 부지런하고 겸손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순종하는 자세로 하나님을 찾을 것을 촉구하며 구도자의 올바른 접근을 제시한다.


제1부에서는 ‘그리스도는 누구인가’에 대한 증거들을 그리스도 자신의 주장과 그 분의 인격과 부활을 중심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여러 성경 구절들을 살펴보고 인용하면서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와, 죄와 생명과 진리와 세상의 심판에 대한 주장을 통한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 그리고 기적과 표적들을 통한 증거를 통해서, 예수님이 나사렛 목수라는 역사적 인물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자 하나님 자신이셨다는 사실을 아주 논리 정연하게 설명해 나가고 있다. 이어서 그리스도의 인격 편에서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리 예수님은 죄가 없으셨다는 사실을 역시 예수님 자신의 견해와, 제자와 친구들의 견해, 그리고 예수님의 대적들의 생각과 행동과 말을 통해서 증명해 보이며, 더불어 우리 스스로도 이기심과 죄가 없으셨던 예수님, 즉 사랑의 하나님을 알 수 있다고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이 살아 나셨다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증거를 검토함에 있어서, 시체가 사라지고 수의가 헝클어지지 않았던 사실,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이 여러 사람들에게 나타나셨고 제자들이 경험했던 두려움으로 숨어 지내다가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부활을 증거했던 극적인 변화가 예수님의 죽음 이후 아주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졌다는 사실들을 조목 조목 들어가며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일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존 스토트는 신약성경 부분에서 ‘예수님이 누구시냐’에 대한 관심이 있었을 뿐 아니라 ‘그가 어떤 일을 하셨는가’에도 주목하고 있는데, 그가 이루신 일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구인가’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논리를 근간으로 한 제2부에서는, ‘인간의 상태’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해서 소극적 의미의 죄인 ‘결함’과 적극적 의미의 죄인 ‘위반’에 대한 정의를 통해서, 인간의 보편적인 속성을 ‘죄인’으로 단정하며 그 이유들을 십계명의 항목들을 검토하며 구체화시켜 설명하고 있다. 스토트는 이렇게 죄의 보편성과 성격을 살펴본 후에, 이러한 죄의 결과로 하나님으로부터 단절과 분리, 죄의 내적 부패를 통한 노예화, 즉 자기에의 속박과 이에 필연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타인과의 갈등이 야기되었을을 이야기하며, 결론적으로 이러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본성의 근본적 변화 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죄를 폭로한 까닭은 오직 한 가지 목적, 즉 우리 죄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준비시키기 위함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제3부에서는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우리 죄인의 구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그를 통한 우리의 구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십자가의 중심성과 그 의미를 설명하는데 있어, 우리의 본(本)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죄를 속죄하시려 죄를 담당하며 죽으신 그리스도를 마치 빠뜨려진 조각을 찾아 맞추듯 (베드로 전서를 중심으로) 잘 설명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죄 사함의 의미를 훨씬 넘어서는 포괄적인 의미로서의 구원, 즉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속죄를 얻고 하나님과 화목된 우리를 더 나아가 성령을 통해서 자기 중심이라는 굴레로부터 해방시키며, 교회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 사랑의 교제로 연합하게 하는 구원의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또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4부에서는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에 대한 반응으로서 인간이 해야할 일을 다루고 있는데, 기독교 신앙이란 비록 진정으로 할지라도, 단순히 일련의 제안에 대해 수동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며, 우리 자신을 온전히 그리스도께 맡겨 그를 우리 구주와 주님으로 모셔야 되는 실제적 의미와 구체적 설명을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예수님을 따르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야 하는데, 이는 죄와 자신을 버리고 그리스도를 따르며 공적으로 그리스도를 시인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해서 살아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것은 우리 자신과 타인을 위해 살고자 하는 동기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리스도를 위한 동기 이어야 함을 깨우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그리스도와 그 분이 하신 일에 대한 어떤 사실을 믿는 ‘지적인 믿음’이 ‘신뢰의 행동’으로 옮겨지고 ‘지적인 확신’이 ‘인격적인 의탁’으로 바뀌어져야 함을 지적하며, 각자가 예수님을 개인의 주님과 구주로 초청하여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을 행동으로 옮길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존 스토트는 이렇게 분명하고 개인적이며 의지적이고, 긴급하고 불가피한 ‘행동’을 마음으로 결정하고, 진정한 기도로 주의 약속을 신뢰하며 할 것을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삶의 문을 예수님께로 열어 드린 사람들을 위해, 친밀하고 확실하며 안전한 하나님 아버지와 그 분의 자녀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그리스도인만의 특권’이라고 말하며, 이 특권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때의 책임과 의무란 성경 읽기와 기도를 통한 ‘하나님’께 대한 의무와, 주 안에서 한 몸을 이룬 형제 자매로서의 교제를 바탕으로 한 ‘교회’에 대한 의무, 그리고 이웃을 섬기는 ‘세상’에 대한 의무를 말하는데, 스토트는 독자들에게 이를 잊지 말 것을 덧붙이며 이 책을 맺고 있다.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어야 될 사람들은 이번 코스타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들일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과 섭리하심으로 이번 코스타에서 예수님을 개인의 주님과 구주로 영접하신 분들이 이 책을 꼭 읽으셔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의미를 보다 더 깊이 알고 이해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전에 이미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논리적으로 복음을 잘 설명하지 못하시는 분들에게도 본서는 아주 유익할 것이다. 그리고 조장으로 섬기셨던 분이나 섬기시기를 원하시는 분들, 아니면 지역 교회나 대학 캠퍼스에서 성경 공부를 인도하시거나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꼭 필독하시기를 권한다. 나 개인적으로도 오래 전부터 이 책의 명성은 듣고 있었지만 읽을 기회를 찾지 못하다가, 지난 해에야 비로소 이 책을 읽고는 얼마나 후회했었는지 모른다. 미리 읽어 두지 못해, 전도할 때나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 잘 활용하지 못한 것과, 불신자들과 초신자들에게 권하거나 선물하지 못한 것을 말이다.


이 책과 함께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서로 손꼽히고 있는 책을 소개하자면, 20세기를 대표하는 기독 지성인인 C. S 루이스가 쓴 <Mere Christianity>이다. 우리 나라에는 1949년에 처음으로 <내가 믿는 基督敎(기독교)>라는 제목으로 김주병 목사가 번역하여 대한기독교서회(大韓基督敎書會)에서 발간했으며, 그 이후 1991년과 2001에 각각 은성사과 홍성사에서 <순전한 기독교>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그 외 존 스토트의 대표적인 다른 저서들은 <로마서 강해>, <그리스도의 십자가>,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기독교의 기본진리를 바탕으로 존 스토트가 쓴 성경공부 교재가 <Christian Basics Bible studies >라는 제목으로 미국 IVP에서 발간되었는데, 한국 IVP에서 편역해 <베이직 시리즈 1 – 그리스도>로 출판했음을 알려 드린다. 이 책을 읽어가며 구도자들과 함께 성경 공부를 하면 복음 전도나 양육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앙 성장을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