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KOSTA/USA-2002 조장 경험

이코스타 2002년 10월호

코스타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참석해 본 사람들을 통해서 많이 들어보았고 언제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참가를 결정하려니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먼저는 4박5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내야한다는 것이 내심 부담스러웠고 또 내가 있는 곳에서 맡겨진 사역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멀리서 가서 알지도 못하는 형제자매들을 섬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 코스타의 참석이 어려웠던 이유는 결혼한 사람으로서 혼자 가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제 남편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교포로 한국어가 서툴러서 누군가가 계속 옆에서 통역을 해주지 않으면 한국어 설교나 강의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코스타에 참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혼자 수양회에 가면 혹시 사람들이 결혼한 사람이 왜 혼자 왔을까 하고 궁금해하지는 않을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혼자만 은혜받고 함께 나누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안타까울 것 같았고 그래서 더욱 혼자 가는 것이 싫었던 것같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남편과 함께 할 수 있는 영어권 수양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열심히 코스타를 준비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서, 하나님 일에 땀흘리는 것에 대한 기쁨을 알기 때문에, 그분들의 일하는 모습이 부러워 보였습니다. ‘나도 함께 돕고 같이 가면 좋겠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자매가(그 자매도 결혼한 자매입니다) 남편이 너무 바빠서 혼자 코스타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결혼한 사람이 혼자 간다는 것이 보기에 좋지 못하다”는 것이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낸 변명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코스타의 목적은 내가 예수님 안에서 생명을 얻고 제자되고 그곳에서 허락되는 사람들을 제자 삼는 것이 목적인데, 그 목적은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을 섬긴다는 명목 하에 또 다른 나의 만족을 채우려고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금이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내가 편하고자 하는 쪽으로 이토록 스스로를 잘도 속이면서 합리화하는 것을 보며 내 자신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도 고린도전서 9장 27절에서 남에게 복음을 전하고 스스로가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쳐서 복종시킨다고 말했나 봅니다.


한국말 더 많이 배워서 다음에는 꼭 함께 가자는 남편의 약속과 함께 저는 코스타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너무 늦게 결정한 탓에 인터넷 조장훈련을 잘 참가하지 못했고 마음에 준비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받은 조원들의 이름을 두고 기도하는 데도 참 마음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얼굴도 보지 못한 분들이기에 이름조차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준비없이 참가한 저에게 조장 수양회때의 말씀과 기도들이 너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섬기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준비가 없었던 저에게 조장 수양회의 말씀은 또 다시 나에게로 포커스되려는 나의 마음과 시선들을 하나님께로, 하나님이 부르신 영혼들에게 돌이켜 주었습니다. 죽어 있던 감각들이 말씀을 통해서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조는 세 쌍의 부부가 함께 오고, 나머지 4분은 혼자 오시게 된 분들이었습니다. 한 부부는 어린 아이가 있었고, 다른 두 부부들은 아기가 없이 양쪽이 다 공부하는 유학생 부부였습니다. 혼자 오신 분들 중에는 교회 전도사님도 계시고, 박사과정에 계신 분, 일을 하시는 분들 다양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잠시 조구성에 대해서 제안을 한다면, 부부그룹조를 짜실 때는 가급적이면 함께 오는 부부들과 혼자 오신 분들을 따로 묶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또 아이가 있는 부부들과 없는 부부들을 따로 묶는 것도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좋은 것 같습니다. 저희 그룹에서도 아이가 있는 부부들은 다른 조원들과 식사도 함께 하기가 어렵고, 아이가 함께 놀 친구도 없어서 조별 활동에 잘 참여하지 못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희 조에는 다양한 배경의 분들이 참여하셨습니다. 신앙이 없는 아내에게 신앙을 가질 기회를 주기 위해서 유학을 결심하고 오신 유학생 부부, 오랫동안 교회생활을 하셨시고 봉사도 나름대로 많이 하셨지만, 각자가 선 땅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신는 부부, 풀타임으로 인형을 파시면서 또 파트타임 전도사님으로 교회를 섬기시는 분, 예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구원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신 분, 학교를 졸업하고 진로가 결정되지 않아 힘들어 하시는 분. 대부분 교회생활도 오래 하시고 맡겨진 일에 충실하신 분들이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은 다들 지치고 힘들어 하신 모습이 역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밤에 모여 그날 있었던 느꼈던 점을 돌아가며 이야기하면서, 한분씩 마음에 담긴 어려움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사역의 어려움, 생활고의 어려움, 신앙의 고민들, 같이 지내는 교회식구들과도 함께 나눌 수 없었던 문제들이 많이 있으셨던 것 같았습니다. 그중 한 형제님께서는 구원의 문제에 대하서 갖고 계신 고민을 솔직히 나누어주셨는데, 본인이 다닌던 교회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고, 나눌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날 하루 종일 머리 속에서 조원들의 고민하는 얼굴이 떠나지가 않았습니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설명할 능력도 제게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그냥 대답을 얻지 못하고 돌아가실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대답을 해 주실 만한 강사님을 찾아가서, 저의 모임에 한번 오셔서 그리고 조원들이 갖고 계신 고민을 개인적으로 좀 대답을 해 주 실 수 없는 지 부탁드렸을 때,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구 한 걸음에 달려 오신 강사님과 그 강사님과 면담 후에 밝아진 조원님들의 얼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희 조에서는 제가 나이가 어린 편에 속했습니다. 혼자오신 분들은 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셨고, 부부 중에 저보다 나이가 어린 분들이 두분 계신 것을 빼곤 조원들이 모두 저보다 나이가 많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전체집회 때마다 조원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앉으셨는지 한분 한분씩 둘러 보고 있자면, 그분들이 제 눈에는 왜 그렇게 어린 아이들 같아 보이는 건지…. 저도 설명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귀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조장훈련을 통해서 제자의 삶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훈련자료들을 읽으면서 제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실제로 제자가 되고 제자를 삼는 삶을 사는 것은 결코 녹녹한 일이 아니였습니다. 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다른 영혼을 또 제자를 삼아야 한다는 것이 때론 고통스럽기까지 합니다. 도망가고 싶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코스타에 오기 전에도 그런 유혹이 있었습니다. 코스타 도중에도 그런 유혹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한 사람을 온전히 제자 만드는 것 이외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다른 방법을 주시질 않으신 것을 코스타에서 조장을 섬김을 통해서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