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왕 같은 제사장 – 20대가 미쳐있는 것은?

<트와일라잇 – 브레이킹 던>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소설 ‘트와일라잇’은 1억 50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총 3편의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전 세계 흥행수익 18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한국에서도 이 영화에 540만 명이나 몰렸다.
 
특히 20대가 이 영화에 안달이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되었다. 줄거리가 너무 뻔하다. 늑대인간과 불멸의 뱀파이어, 그리고 인간 여성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 해프닝이다. 아주 유치한 판타지이다. 깊은 이성적 성찰도 없고, 반지의 제왕(Lord of Ring)이나 해리포터(Harry potter)처럼 복잡한 복선도, 외워야할 지식도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흐르는 감정이 있다. 바로 ‘친밀감’이다. 여기에 요즘 미국 20대의 코드가 담겨 있다. 그동안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던 뱀파이어를 너무나 따스하고 친절한 남성으로 그리고 있다. 인간 여성인 벨라의 내면적 연기도 짙은 사랑의 감수성으로 영화 후반부까지 진지하게 끌고 간다.
 
늑대인간은 자신의 마음에 누군가가 각인되면 그를 영원히 신실하게 지켜준다. 바로 그가 사랑하는 벨라가 그의 마음에 각인 되어 그녀를 향한 무조건적인 신적 사랑을 보여준다. 복잡한 복선도 없고, 아주 일상적이고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끝까지 손을 움켜쥐게 하는 긴장감과 친밀한 감수성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요즘 한국의 20대는 아주 독특한 세대이다. 한국 역사상 이런 세대가 없었다. 의식도 없고, 예의도 없고, 소명감도 없고, 사회, 정치, 환경에 대한 관심도 없다. 할 줄 아는 건 영어밖에 없고 오로지 성공의 가치에 모든 걸 거는 듯하다.
 
지금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20대’라는 키워드를 검색창에 넣고 클릭해보라. 첫 번째 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책들이 출력될 것이다.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20대가 꼭 알아야 할 경제지식> <20대여, 지금 당장 주식에 투자하라> <대한민국 20대, 인테크에 미쳐라> <여자 20대, 몸값을 올려라> <20대에 시작해 평생 고수익 올리는 금융 재테크> <20대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돈 관리법> <대한민국 20대 여자의 재테크는 남다르다> <20대 직장인 부동산에 빠져라> <대한민국 20대, 내 집 마련에 미쳐라>. 경제 분야에 한정해서 검색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모두들 20대가 경제에 ‘미치길’ 권유하는 듯 보인다. 그런데 사실 20대의 더 큰 필요는 다른 곳에 있다. 그들이 돈에 미쳐있는 이유는 단지 돈을 벌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미와 놀이보다 일과 스펙과 성공에 미쳐있는 20대, 그래서 오히려 이들은 더욱 친밀감을 원한다.
 
예배야 말로 친밀감의 원천을 제공한다. 교회는 예수를 머리로 한 몸 된 하나님의 백성이다.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됨과 같음이니 그가 친히 몸의 구주시니라.” (엡 5:23) 몸과 머리의 관계는 계산적이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중요하게 여기고 아끼고 보호한다. 이 보호는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것이 지상교회의 특징이다. 그래서 성도의 관계는 친밀한 가족관계이다.
 
오늘날 교회에 이 친밀감이 사라지고 있다. 교회가 무슨 비즈니스 회사같이 합리적인 시스템에 목을 맨다.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나와야 하는 효율성을 추구한다. 일하고 봉사하고 사역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 많은 예배 외에도 서너 가지는 기본인 봉사에 각종 위원회 회의, 행사 준비, 리더 훈련까지 받으니 매 주일마다 초죽음 아닌가? 성도는 교회성장의 부속물이 아니다. 담임목사의 꿈과 비전에 쓰임 받는 도구가 아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에 대한 심각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바로 예배이다. 절대자 하나님과의 친밀감을 마음껏 누리는 가족 공동체가 되었을 때 교회는 비로소 20대를 품고 미래를 준비하는 선교적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 이유정 목사(예배사역연구소 대표)
 

[이유정] 평신도 중심의 예배사역

“목사님, 일주일간 평안하셨는지요? 바쁜 일정과 사역에도 시간 구별하여 준비해주시고, 열정으로 섬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쉬움과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평신도들이 처음으로 준비한 컨퍼런스라는데 의미를 두고, 여러 리더들이 너무 좋았다고 평가를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너무 찬양팀에 초점이 맞추어진 건 아니었나 조심스럽기도 했는데, 성가대와 평신도들도 좋았다고 하시니 다음에는 좀 더 짜임새 있게 준비해야겠다고 다짐도 해봅니다. 그동안 목사님의 찬양 곡으로 많은 은혜를 나누고 있었는데, 목사님을 직접 뵙고 함께 찬양하고 간증도 듣고, 예배회복, 사역 원리, 본질적인 면도 배우게 되어 참 감사했어요. 준비하고 계신 예배앨범과 예배사역연구소의 출발에도 큰 감사와 기쁨으로 기도 드릴께요. 목사님, 힘내세요!! 오직 주 만이 우리의 반석이시고, 구원이시기에 다시 한 번 그 은혜와 만남의 축복에 감사를 올립니다. 목사님, 자주 연락드릴께요. 감사합니다.”
얼마 전에 방문했던 LA 아름다운교회 찬양팀으로부터 온 메일이다. 예배와 찬양사역으로 봉사하는 성도들이 주축이 되어 예배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이다. 그 모습 자체가 큰 감동이었다. 필자도 섬기는 교회에서 주최한 예배컨퍼런스를 여러 번 해보았지만 이민교회에서 기획, 홍보, 진행, 재정에 이르기까지 순수하게 평신도 중심으로 이런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름다운교회는 필자가 신념처럼 갖고 있는 평신도가 왕 같은 제사장(벧 2:8)임을 증명해준 모델교회이다. 8년 전까지만 해도 전문 찬양인도자를 초청해서 예배사역을 했는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사이에 리더십이 바뀌는 것에 회의를 느낀 고승희 담임 목사가 직접 총대를 메고 평신도 중심 체제로 사역을 전환시켰다.
고승희 목사에게는 소박한 꿈이 하나 있었다. 이름하여 “최 진사댁 프로젝트”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최 진사가 자신의 이웃이 잘 살아야 자신도 잘 산다는 신념아래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는 삶을 실천했다. 그로 인해 최 진사 집은 물론 그 마을 전체가 잘사는 복을 누렸단다. 최 진사댁 프로젝트는 하나님이 거저 주신 은혜와 예배의 축복을 반경 몇 십 마일 안에 있는 작은 교회들과 나누는 것이다. 그래서 각 예배마다 2개의 찬양팀을 세우고 한 팀씩 타 교회를 섬기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 꿈대로 현재 주일출석 장년 350명 사이즈 교회에서 1,2,3부 각 예배마다 2개의 찬양팀과 2명의 워십리더가 세워져 있다. 수요찬양팀, 새벽찬양팀까지 총 8개의 찬양팀에 10명의 평신도 워십리더가 헌신하고 있다. 향후 총 12개의 찬양팀을 세워서 지역교회는 물론 선교의 현장에서 예배를 회복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직장을 가진 평신도로써 회중예배의 워십리더로 섬기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헌신한 만큼 영적 축복을 체험한지라 즐겁게 헌신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특이한 것은 매일 새벽마다 30여명의 성가대가 새벽예배 찬양으로 섬긴다. 그뿐 아니다. 찬양팀이 찬양인도도 한다. 처음 새벽성가대, 찬양팀 모집 광고가 나갔을 때 교인들이 무모한 시도라며 고개 저었지만 요즘은 상황이 역전되었다. 오히려 헌신한 대원들이 수많은 기도응답을 체험하며 이 자리를 사모함으로 새벽을 깨우고 있고, 이들의 희생적인 섬김이 교회성장의 영적 진원지가 되고 있다. 물론 이런 열매의 배후에는 담임목사의 기도와 영적리더십이 뒷받침하고 있다. 어떤 목회적 아이디어라도 철저하게 하나님께 결재를 받은 후 움직였을 때 6개월에서 1년 뒷면 실재로 그 꿈이 현실화되는 것을 이미 교인들도 다 알고 있다.
지난 9년간 섬기는 교회는 물론 북미, 남미를 다니며 수천 여명의 평신도 예배사역자들을 만나서 훈련하고 세우는 사역을 해오면서 점차 분명해지는 신념이 하나 있다. 21세기 예배갱신의 키워드는 “목회자에서 평신도로”라는 것이다. 이는 제2의 종교개혁에 준할 만큼 중요한 개념이다. 종교개혁자들의 모토가 말씀을 회중에게 돌려주는 것(Returning word to the people)이었다면 21세기 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모토는 예배를 회중에게 돌려주는 것(Returning worship to the people)이다. 평신도 중심의 예배사역으로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는 아름다운교회가 지금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 이유정 목사(예배사역연구소 대표)

[이유정] 예배의 강력한 기대감, 굶주림

지금 세계는 유례없는 경제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실물경제는 바닥을 경험한지 오래다. 노재현은 기성세대의 바닥을 이렇게 평했다.

“한국의 기성세대는 ‘Been there, done that’ 세대다. 현장을 가보았고 온 몸으로 겪어 보았다는 뜻이다. 식민지에, 전쟁에, 산업화 시대 일중독에, 민주화 열망에, 게다가 10년 전 혹독한 외환위기까지 현장마다 가 있었고 빠지지 않고 체험한 세대다. 만만치 않은 내공이 몸에 배어 있다. 문화재급 유물에서 시작해 첨단 제품까지 잘 적응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바닥도 두렵지 않다.”

바닥은 끝이다. 끝의 다른 의미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이고, 또 다른 표현으로 이제 시작할 일만 남았다는 뜻이다. 바닥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래서 슬픈 일이 아니다.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이상 그런 실패는 겪지 않을 확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하나님에 대한 굶주림은 영혼의 바닥에서 시작된다. 그곳에 간절함이 있고, 갈망이 있다. 이 굶주림이 예배의 강력한 기대감이다.

“[다윗의 시, 유다 광야에 있을 때에]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곤핍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 (시 63:1)

굶주림은 배고플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영적 굶주림은 영적 양식에 대한 갈급함이다. 성경은 회중예배가 세상에서 채워질 수 없는 하늘 양식이 채워지는 원색적인 현장임을 뒷받침 해준다. 바울은 헛된 것에서 만족을 찾던 영적 거지인 에베소 교인들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 된 교회를 통해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예수의 충만을 채우신다고 증거한다.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자의 충만이니라.” (엡 1:23) 여기에서 fills everything in every way라는 표현을 주시하라. 예수는 모든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도 채우실 수 있는 분이다. 그런데 자신의 몸인 교회라는 유기적인 몸을 통해 채우신다. 왜냐하면 교회라는 몸은 예수의 충만(which is his body, the fullness of him)이다. 그러므로 회중예배는 완전하신 하나님의 부요함이 깨어진 인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충만으로 채워지고 회복되는 위대한 현장이다.

문제는 예배드리면서 나 자신이 깨어진 존재인지 모를 때가 많다. 그래서 배고프지 않다. 영적인 굶주림이 없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교만이다. 내 안의 죄, 상처, 아픔, 연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하나님께 나아가라. 남들보다 떨어지는 IQ, 배경, 재력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리고, 학벌, 실력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차별 때문에 상처입고, 사춘기 자녀들이 무시해서 온통 썩어버린 가슴, 그 모든 ‘내 정직한 모습’을 쓸어안고 하나님께 그 모습 그대로 나아가라.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하나님께 활짝 열라.

“하나님,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욕심, 욕망, 야망, 비교의식, 경쟁의식을 제 의지로 다스릴 수 없습니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요일 2:16)에 찌들은 저를 주의 형상으로 빚어 주옵소서.” 이것이 굶주림이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강력한 기대감이다. 시편 42편은 이 굶주림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 가운데 하나이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생존하시는 하나님을 갈망하나니 내가 어느 때에 나아가서 하나님 앞에 뵈올꼬?” (시 42:1,2)

하나님을 갈망함으로 일주일을 집중해서 살면 하나님의 응답을 경험하게 된다. 주일 예배를 향하는 발걸음에 간절한 기대감이 살아 있을 때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하게 된다.

– 이유정(예배사역연구소 대표)

[이유정] 브라질 한류의 현장

지난 8월 초에 갓스이미지 디렉터 연례모임차 브라질을 방문했다. 주일에 리오 데자네이로에서 특이한 경험을 했다.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리오에 한인교회는 유일하게 리오동양선교교회 하나 있다. 작고 아담한 교회이다. 이곳에서 1부 브라질 현지어 예배와 2부 한어예배를 찬양과 설교로 섬겼다. 6개월 넘게 담임목회자가 공석인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교회 내부적으로는 일종의 부흥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부흥의 주체는 놀랍게도 브라질 현지인이다.

1부 예배는 고등학생 밴드가 현지어로 예배를 인도한다. 찬양인도자와 싱어, 드럼, 피아노 모두 여학생이다. 이들이 인도하는 찬양을 뜨겁게 따라 하는 현지 청년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배 참석한 30여명의 반이 현지 청년들이다. 찬양과 말씀으로 메시지를 전할 때 한국에서 온지 2년 반밖에 안 된 고등학생이 통역을 하는데도 현지인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이 났다.

“오직 주 만이” 찬양의 작곡 배경에 관한 퀴즈를 냈는데 현지인 자매가 정답을 맞혔다. 예배를 마치자마자 현지 청년 몇 명이 다가와서 자신이 느낀 은혜를 표현했다. 내가 작곡한 찬양에 감동했단다. 브라질의 음악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이다. 그 땅의 젊은이들이 한국인이 만든 찬양과 멜로디에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언어를 초월한 성령의 역사이었음이 틀림없다.

예배 후 마당에서 식사를 함께 하는데 현지 청년의 대부분이 함께 식탁의 교제를 나눈다. 특별히 전도를 하지 않아도 브라질 젊은이들이 교회에 몰려오는 이런 현상에 대해 당황해하고 있는 눈치이다.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한인 자녀들로 운영되고 있는 Gods Image가 브라질 교회에서 집회를 마치고 오디션에 200여명의 브라질 현지인 청소년들이 몰려왔단다. 이것이 최근 6개월 사이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주말에는 박지웅 선교사가 섬기는 선교공동체 쿰에서 브라질 상파울로 현지인을 대상으로 프레쉬 페스티발이라는 음악잔치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한인 청소년들에게는 한국의 다양한 음악 문화를 소개하고 브라질 현지인과 타국 이민자들에게는 한류의 현장을 소개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제법 큰 규모의 행사였다. 브라질 God’s Image, 브라질 전국 댄싱경연대회에 전국에서 몰려든 1만여 팀을 제체고 준결승까지 올라 한류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힙합 댄스팀 리본(Reborn), 한국에서 온 크리스천 가수 별과 토니 안 등이 출연했다. 무대 앞 자리에서 진귀한 모습을 보았다. 상당수의 브라질 젊은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전 HOT 멤버였던 토니 안이 등장했을 때는 뛰면서 열광했다.

브라질에서 한류가 일어나고 있다. 때 맞춰서 한국의 대기업 지사들도 입성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대형 간판들이 곳곳에 붙어있고, 한국 차, 한국 드라마, 케이팝(Korean Pop),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K팝 열풍이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다. 한류의 실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지만 전후 60년 만에 한국은 경제, 스포츠, 문화, 예술 등의 영역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이 작은 나라에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는가?’ 무시했던 선진국들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 60년 만에 이룬 한류를 주시하고 있다.

K-팝 가수들의 곡이 인터넷상에서 1억 회 유료 다운로드 되는 때가 올 것이라는 기사도 있다. 영어도 아닌 한국어 노래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한다는 사실… 과거엔 상상할 수조차 없던 일이다. 인터넷과 SNS로 전 세계가 하나 된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문화적 코드의 주도권을 거머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한류를 등에 업은 디아스포라 사역은 블루 오션이다. 그 선교적 잠재력이 대단하다.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언어적 장벽이라는 핑계는 더 이상 안 통한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을 주목할 날이 코앞에 다가왔다. 디아스포라 교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저들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준비해야 한다.

[이유정] 믿음의 모험을 시작하며

9년간 정든 한빛지구촌교회 예배사역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2002년 7월, 처음 루트 7 캠퍼스에서 사역을 시작한 이래 정확하게 9년 동안 찬양과 예배사역으로 섬겼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사람이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문득 지나간 삶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90년대에 한국컨티넨탈싱어즈와 CCM 남성듀엣 좋은씨앗 사역으로 한반도 구석구석을 방문하면서 하나님께서 예배회복에 대한 강력한 열망을 부어주셨습니다.
교회성장의 소모품으로 여겨지는 찬양, 교회마다 우후죽순 생겼던 찬양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현상, 찬양을 준비 찬양으로 여기고 끝나면 전통예배로 다시 시작하는 기현상, 찬양사역의 본질인 예배에 대한 얕은 이해 등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보였지요. 새로운 찬양운동의 지역교회 정착을 위한 성경적, 신학적 작업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CCM 1세대인 제가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1999년 7월, 구도자의 자세로 도미했습니다. 소위 잘 나가던 찬양사역을 내려놓고 유학생활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리버티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동역할 교회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학위를 마치자마자 바로 귀국해서 부임하려던 한 대형교회 대신 하나님께서는 갑작스럽게 한빛지구촌교회로 방향을 바꾸셨고, 2002년 7월부터 이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찬양팀 10여명, 미디어 멤버, 성가대 16명이 예배사역 인원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9년 간,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평신도 예배사역자 170명, 평신도 예배인도자 10명, 30여개의 팀과 리더 등 평신도 중심의 예배사역의 가능성을 확인케 하는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처음 부임 시 평균출석 400명 규모에서 예배사역에만 전념하도록 해주신 장세규 목사님의 혜안과 결단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전해드립니다.
그동안 함께 했던 찬양팀, 미디어팀, 성가대, 중창단, 이벤트팀, 프로덕션팀 등에 속한 모든 언투유 예배팀 단원들, 회중을 하나님의 임재로 인도하기위해 섬겨온 10명의 평신도 워십리더, 가까이에서 함께 동역했던 8명의 사역팀 디렉터 여러분,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서 섬겨주신 어시스턴트 디렉터 등, 이들의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헌신은 하나님만이 온전히 아실 것이며 그 상이 클 것을 확신합니다.
그동안 평범한 음악 아티스트인 제가 지역교회 부교역자로 섬기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아 힘들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인생의 40대를 한눈팔지 않고 한 교회에 쏟은 것은 제 평생 가장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6월 마지막 주일, 교회에서는 제 사역을 교우들에게 알리고 파송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베풀어주셨습니다. 향후 제가 펼칠 사역과 한빛지구촌교회의 예배사역이 연계될 부분이 있기에 교회를 떠나지 않고 협동목사로 남게 되었지요. 이젠 한국교회를 포함한 전 세계 디아스포라 교회를 향한 사역을 시작할 때라는 확신이 듭니다. 

당분간 3가지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먼저 한국교회 예배사역의 친절한 파트너인 예배사역연구소를 최지호 목사와 공동대표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소에서 예배목사 양성과정의 디렉터로 섬기게 되었구요. 이곳에서 개발된 훌륭한 프로그램을 북미주 한인교회에 보급하기 위해 북버지니아 지역에도 예배사역연구소를 오픈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민교회의 예배부흥을 위한 각종 세미나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나누게 될 것입니다. 예배 컨설팅, 컨퍼런스, 세미나, 워크샵 운영은 물론 찬양학교, 연주자학교 등을 차츰 오픈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의 예배부흥은 물론, 다음 세대 찬양과 예배사역자를 양성하고 일으키는 사역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두번째는 예배 관련 저술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그리스도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8주 예배훈련교제 ‘하나님을 경험하는 7가지 예배습관’ 외에도 3종류의 예배관련 서적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현재 예배훈련교제 ‘하경예습’을 원하는 분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일차로 이 예배훈련교재를 출간하려고 합니다.
세번째는 음반제작입니다. 20대부터 창작한 180여 곡을 중심으로 이유정 작곡 30주년 기념음반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이 음반은 김도현, 김수지, 구현화, 민호기, 송영주, 조재옥, 이강혁, 지명현 등 가깝게 지내는 후배사역자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또한 90년대 한국 CCM계에 서정적인 통기타 포크음악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여 30만장 이상이 판매된 좋은씨앗의 새로운 음반(9집)을 10년 만에 제작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지역교회 찬양팀에게 꼭 필요한 2~30분짜리 워십음반을 제작해서 지역교회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섬기려고 합니다.
솔직히 익숙해진 지역교회 예배목사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힘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익숙함이 성장을 방해할 때도 있습니다. 이번 결단을 통해 미지의 사역을 향한 모험어린 발걸음을 내딛으려 합니다. 이 결단이 이민교회와 한국교회, 그리고 선교지의 교회들을 향한 아름다운 동역의 첫 걸음이 되기를 독자 여러분의 기도 부탁드립니다.
– 이유정 목사 / 예배사역연구소 대표

[이유정] 한류가 주는 메시지

최근 대중음악 프로듀서인 친구가 파리에서 개최되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공연 차 함께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획사 스태프도 아닌 그가 함께 동행한 이유는 K-POP 시장에 자신의 곡을 계약 하려는 유럽 작곡자들과 퍼블리셔들을 위한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괜찮은 작곡자들을 픽업하기 위함이었다. 새로운 세상이다. 자존심 강한 유럽의 팝 시장이 한국의 대중음악계에 손을 벌리는 시대가 도래 했다. 풍부한 역사와 전통에 대한 긍지로 타 문화에 배타적인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K-팝 신드롬이다.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 간 열린 SM타운 콘서트가 14,0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샤이니, f(x) 등 SM 소속 아이돌 그룹의 공항 입국부터 공연장에 이르기까지 현지인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광은 상상을 초월했다. 유럽 각지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 태극마크 머리띠를 두르고, 한글 셔츠를 입고, 한글 랩 가사를 따라 불렀다. 노래, 춤, 외국어로 무장한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열광케 하는 역사적인 현장이었다. 행사가 끝나자 마자 르 피가로와 르 몽드 같은 현지 유력 언론지 들은 이번 공연을 ‘한류, 파리 제니트 공연장 강타’ ‘유럽을 덮친 한류’ 등으로 표현했다. 세계적인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도 K-팝을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하나의 운동”으로 해석했다.


홍보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유럽에 일어나는 한류 돌풍의 원인을 파리의 이상언 특파원이 5가지 이유로 설명했다. 첫째, K팝이 사랑, 우정, 이별 등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을 경쾌한 멜로디로 현대화 한 것이 적중했다. 둘째, 국경을 초월한 인터넷 문화(YouTube, SNS 등)가 주요 동력이다. 셋째, 한국영화가 K팝 확산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넷째, SM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대형 기획사들의 매니지먼트 전략도 한류 붐을 일으키는 힘이다. 다섯째, 다른 유럽 국가보다 프랑스에서 한류 열성팬이 많은 것은 팬들이 조직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 대중문화 동호회 ‘코리안 커넥션’ 정회원은 3300여 명이다. 이들이 한국 가요와 드라마를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K팝 열풍이 유럽을 넘어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미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류의 실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지만 전후 60년 만에 한국은 경제, 스포츠, 문화, 예술 등의 영역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이 작은 나라에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는가?’ 무시했던 선진국들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 60년 만에 이룬 한류를 주시하고 있다.


관련 기사 가운데 K-팝 가수들의 곡이 인터넷상에서 1억 회 유료 다운로드 되는 때가 올 것이라는 문구에 눈이 멎었다. 영어도 아닌 한국어 노래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한다는 사실… 과거엔 상상할 수조차 없던 일이다. 하지만 꿈꾸는 자에게 이 기적이 실현될 것이다. 인터넷과 SNS로 전 세계가 하나 된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문화적 코드의 주도권을 거머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크리스천 음악인들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 날을 대비해야 한다. 언어적 장벽이라는 핑계는 더 이상 안 통한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어 찬양을 주목할 날이 올 것이다. 이제 저들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은 탁월한 노래를 준비해야 한다. 한 곡이 1억 회 조회 수와 수천만 회 다운로드를 기록할 날이 오게 될 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날을 꿈꾸고 지금부터 10년을 준비하자. 그때 대한민국의 CCM(기독교 대중음악)이 제2의 전성시대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90년대 찬양 열풍은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울타리와 mp3 등으로 참담하게 무너졌지만 2020년의 부흥은 차원이 다른 글로벌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즉 세계화된 음악성, 세대를 포용하는 예술성, 유통의 혁명은 물론 탄탄한 신학적 기초, 통합적 영성과 복음적 삶, 교회와의 긴밀한 상생의 토양, 그리고 선교단체와의 유기적인 연합을 바탕으로 강력한 영적 메시지를 세상에 선포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도시선교는 물론 세계 선교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영적 무브먼트를 주도할 그 날을 꿈꿔본다.